저성장과 양극화, 최근 우리 사회가 이 두 단어에 떠들썩하다. 수많은 뉴스에서 이 단어가 등장하고 있다. OECD는 매년 더 나은 삶 지수를 발표한다. 지난해 6월에 발표한 내용에서 우리나라는 시민참여(4위), 교육(4위), 안전(6위) 영역은 상위권에 있지만 공동체(36위), 일과 삶의 균형(33위), 건강(31위), 환경(30위) 등 영역에서는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우리나라는 전체 36개국 중에서 27위를 차지했다.

특히 공동체 영역은 ‘어려움을 당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친척, 친구나 이웃이 있다’는 사람의 비율을 조사했다. 이 영역이 최하위라는 것은 우리 사회가 현재 직면한 심각한 공동체 붕괴의 단면을 보여준다.

국가 순위가 우리 지역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는다. 과학기술과 시민의식은 날로 발전, 성숙하고 있다. 광주가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를 지향하지만 우리 지역이 사랑과 정이 넘치는 동네와 마을로 이루어졌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를 새롭게 탈바꿈시킬 변혁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9월 UN 총회에서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달성해야할 목표를 지속가능발전으로 정하고 17개 목표, 169개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과거 UN의 새천년개발목표는 개발도상국의 원조를 중심으로 구성돼 지방도시 광주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었다. 하지만, 새 목표에서는 도시의제를 포함해 국제사회의 약속을 지방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이행하는지가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다.

올해는 국가의 제3차 국가지속가능발전 기본계획이 수립됐고 광주도 지난해 전국 광역시로서는 처음으로 지방이행계획을 수립하면서 같은 해 10월에 ‘지속가능발전 광주비전선언’을 했다.

공동체와 지속가능발전은 중요한 관계에 있다. 지속가능발전은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생명력 있는 생태계를 바탕으로 자원이 순환되는 생태순환을 생각하는 생태적 지속성,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친환경산업과 신 재생에너지, 사회적 경제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풍요로운 녹색경제를 구현하려는 경제적 가치를 중요시한다.

동시에 사회적 지속가능성도 중요하다. 공존과 연대의 공동체를 회복하고 참여와 자치를 꽃피우며, 복지와 건강, 안전한 삶을 누리는 사람 중심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환경, 경제,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바로 지속가능발전이다. 그리고 우리 광주 공동체는 이를 마을에서부터 실현해야한다.

1992년 세계 정상들이 브라질에 모여 지구환경보존을 위한 ‘리우선언’을 하고 국가는 ‘의제21’을, 지방정부는 ‘지방의제21’을 수립하도록 권고했다. 광주는 국제사회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전국에서 선두그룹으로 ‘푸른광주21’을 세웠다. 광주를 모델로 현재는 전국 220여 곳에 ‘지방의제21’ 기구가 설립되어 운용 중이다.

그리고 이제 지속가능발전의 확산과 이행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약속을 지역에서 실천하고, 지역민이 지속가능발전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협의회는 지난 20년간 사용했던 ‘푸른광주21’이라는 명칭을 대신해 ‘지속가능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매번 광주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의제를 작성하고 정책을 제안하면서, 이를 실천하는 거버넌스 실천사업, 생태문화마을만들기를 통한 ‘지방의제21’ 운동을 하고 있는 협의회는 앞으로도 광주가 지속가능한 도시이자 더불어 함께 나누고 사랑하는 지역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