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는 산업화를 거쳐 급성장하면서 ‘스피드 문화’에 젖어 있다. 모든 사고를 생산적 가치에만 두고 자본축적으로 외형적인 몸집을 키우는데 몰두하다 보니, 우리의 삶속에 더불어 살아가는 소통과 배려문화에는 인색했다.

오늘날 우리사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심지어 인간이기를 포기할 만큼 끔직한 사건들이 적나라하게 비추어지는 것을 볼 때 우리사회의 어두운 점을 새삼 느끼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제 우리도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에 가입한 선진국으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나눔과 배려을 통한 소통의 문화가 더욱 형성 되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말하곤 한다.

특히, 우리 광주는 역사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일선의 선봉에 서왔고,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 긴 세월을 수많은 탄압과 고통을 감수해 왔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과 함께하는 나눔으로 하나가 되어 지금은 민주·평화·인권의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 자긍심을 가져다 줬고, 세계평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자랑스런 유산과 정신을 가진 우리 광주도 일부 배타적 현상들이 싹트면서 지역의 이미지를 퇴색 시키고 있다. 그 원인을 보면 집단이기주의, 개인주의, 기초질서 위반 등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그 결과, 우리지역이 전국에서 교통사고발생건수와 5대 범죄 발생 비율이 최고수준이라는 불명예를 앉고 있다.

배려의 사전적인 의미는 남을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기위해 마음을 쓰고 실천하는 행위다. 그래서 배려을 행하는 속에는 봉사와 소통 그리고 나눔의 정신이 들어있어 아주 적은 배려라 할지라도 상대방과의 관계설정에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배려는 거창한 게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것들로, 이웃 간 먼저인사하기, 주차장에 주차할 경우 옆 라인 주차를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뒷사람 출입문 잡아주기, 공공장소나 다중이 운집된 장소에서 큰소리로 방해를 주지 않는 일, 장애자나 노약자를 위해 잠시 기다려 주거나 도와주는 일 등이다.

여기에 우리 지역을 찾는 손님이나 여행자들을 상대로 친절하게 안내하는 배려, 지역에 투자하는 경제인들에게 보이는 관심과 감사의 마음. 그리고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사회질서를 위해 솔선수범하는 자세 등 이 모두가 배려의 가치일 것이다.

올해 광주도시공사는 배려의 실천문화 확산을 위하여 먼저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도시공사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7639세대에 대해 유관기관 파트너십 사회공헌 활동전개, 이웃초청 식사하기, 독거노인 말벗 서비스, 나눔 냉장고 및 뒤주 설치 행사 등을 적극 전개해 주민들과 소통할 방침이다.

이제 민족의 대명절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날에는 온 가족들이 한데모여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들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과 화합의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일부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새터민 등 고향에 갈 수 없거나 혼자 지내야 하는 사람들은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외로움을 덜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좀 더 관심을 가져주고 배려할 때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일생동안 봉사와 배려를 실천했던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의 신발 한 짝의 일화처럼 올 한해는 서로에게 상처주지 않고 배려하고 소통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