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제비와 바다쇠오리 등 바다새 번식지이자 동아시아 철새 이동로인 신안군 비금면 칠발도(천연기념물 제332호·사진) 일원의 철새 서식지 복원 사업이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해상서부사무소는 신안군 비금면 칠발도에서 쇠무릎을 비롯한 바다새 위해식물 제거작업으로 대표되는 서식지 복원사업을 통해 바다제비 폐사율이 전년 대비 20% 낮아졌다고 22일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부터 칠발도에 서식 중인 쇠무릎과 억새 등 위해 식물을 제거하고 이 섬의 고유종인 밀사초 8만4000여 개체를 옮겨와 심는 등 복원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외래식물에 의해 폐사한 바다제비 개체수는 지난해 558마리에서 448마리로 20%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공단 측이 쇠무릎을 제거하고 밀사초를 옮겨와 심는데 심혈을 기울인 이유는 쇠무릎이 칠발도의 생태계를 교란하면서 바다새들의 서식을 위협하는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칠발도에서 관찰된 바다제비 둥지의 70%가 밀사초 군락에서 발견됐는데 이는 밀사초 뿌리 아래 토양은 부식질 이어서 쉽게 둥지를 만들 수 있고 긴 밀사초 잎이 늘어지면서 비를 막아주고 둥지 입구를 가려주기 때문이다. 번식력이 강한 쇠무릎은 그러나 고유식물인 밀사초에 서식지를 파고들어 결국에는 밀사초 뿌리에 굴을 파고 번식하는 습성이 있는 바다제비의 산란에도 악영향을 줬다. 쇠무릎의 위협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일반 풀인 줄 알고 쇠무릎 근처에 둥지를 틀거나 날아든 바다제비 수백마리가 갈고리 모양의 쇠무릎 종자에 날개가 달라붙어 죽는 상황이 매년 벌어진 것이다.

칠발도의 고유식물도 아닌 쇠무릎은 과거 이곳 등대가 유인 등대로 이용됐을 당시 사람들의 왕래하면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공단은 쇠무릎 등 위해 식물 제거와 함께 칠발도와 섬 반경 500m의 해상을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바다새의 번식지 보호를 위해 출입금지를 알리는 해상 경계부표도 설치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준 위협종인 바다제비는 20㎝ 크기의 여름 철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만과 일본, 중국에서 6∼10월에 번식하고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며, 신안군 칠발도와 구굴도가 대표적인 번식지로 전세계 개체군의 80% 이상이 이곳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 져 있다.

다도해해상서부사무소 관계자는 “문화재청, 신안군과 함께 지난 2011년 ‘칠발도 복원협의체’를 결성한 이후 지속적으로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칠발도가 명성 그대로 철새들의 천국이 될 수 있도록 서식지 복원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칠발도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64㎞ 떨어진 무인도로 면적 3만6993㎡, 최고봉 해발 105m, 평균 경사 50°의 가파른 암벽으로 이뤄졌다. 바다제비, 슴새, 칼새 번식지로 신안다도해생물권보전지역(2009년 등재), 다도해해상국립공원(2011년 편입),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2014년 지정)으로 지정됐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