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의 ‘성자’…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2025년 04월 21일(월) 20:15 가가
<1936 ~ 2025>
2013년 즉위 이후 포용·개혁 펼쳐…2014년 한국 방문 각별한 인연
2013년 즉위 이후 포용·개혁 펼쳐…2014년 한국 방문 각별한 인연
‘가난한 이들의 성자’ 교황 프란치스코가 21일(현지 시간) 선종(善終)했다. 향년 89세.
교황청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련기사 2면>
교황은 올해 2월 폐렴으로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 입원했지만 병세가 호전돼 교황청으로 돌아와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전날(20일) 부활절 대축일에는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최초의 남미 출신으로 예수회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즉위 이후 포용과 개혁의 목소리를 내왔다.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고 교계의 권위적 관행을 벗어나기 위한 개혁적 주장을 펼쳐온 것이다.
그의 메시지는 엄격한 교리로 인해 좁아진 교회 문호를 많은 신자들에게 열어줬다는 평을 받았지만, 한편으론 가톨릭 내부의 보수파·개혁파 간 균열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상존한다.
교황은 지난 2023년 8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전환자도 다 같은 하느님의 자녀”라고 말하는 등 동성애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소신을 견지했다. 또한 그는 난민 대량 유입 사태로 유럽 내 반난민 움직임이 일자 관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각국이 이민자를 방치해서는 안 되며 EU(유럽연합)가 책임성을 갖고 난민들을 수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했다.
교황은 지난 2014년 8월 우리나라를 방문해, 광화문광장에서 34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세월호 참사 유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 씨를 만나 위로하기도 했다. 4박 5일의 바쁜 일정 속에서도 유족을 네 차례 만나는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또한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명동성당 미사를 집전할 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 7명을 초대한 바 있다.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나비 배지’를 건네자 제의에 직접 달기도 했다.
즉위 이래 교황은 정치, 종교 분쟁으로 대립이 격화된 지구촌 곳곳을 다니며 평화와 공존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반세기 넘게 적대관계를 유지했던 미국과 쿠바 간 국교 정상화에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는 공식 석상에서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할 만큼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교황청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아침 7시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공식 발표했다. <관련기사 2면>
교황은 올해 2월 폐렴으로 이탈리아 로마의 한 병원에 입원했지만 병세가 호전돼 교황청으로 돌아와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전날(20일) 부활절 대축일에는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의 메시지는 엄격한 교리로 인해 좁아진 교회 문호를 많은 신자들에게 열어줬다는 평을 받았지만, 한편으론 가톨릭 내부의 보수파·개혁파 간 균열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상존한다.
즉위 이래 교황은 정치, 종교 분쟁으로 대립이 격화된 지구촌 곳곳을 다니며 평화와 공존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반세기 넘게 적대관계를 유지했던 미국과 쿠바 간 국교 정상화에 물꼬를 트는 데 기여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는 공식 석상에서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할 만큼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