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의회 의원의 권위적인 언행(言行)이 공직 및 지역사회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30일 완도군 노화읍 주민들에 따르면 제7대 완도군의회는 최근 노화읍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군의회는 연례행사로 12개 읍·면을 순회하면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번 군의회의 주민간담회에는 김동삼 의장을 비롯해 박관철 부의장, 노정철 읍장, 각급 유관기관 단체장, 각 마을이장, 대표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 절차에 따라 노 읍장이 관내 기관단체장들을 소개하면서 마이크 소리가 크게 나오지 않아 잘 들리지 않자 초선인 박관철 부의장(약산면)이 ‘읍장은 어디가 아프냐’고 목소리를 높여 수차례 지적, 노 읍장과 주민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간담회가 끝난 이후 완도군 의원들은 읍장이 준비한 오찬장에서 읍장의 항의에 불만을 갖고 모두 나가 다른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떠났다.

더욱이 완도군의회 의원 9명은 이튿날 회의를 갖고 신우철 군수에게 31일까지 노 읍장을 직위해제하고, 군수도 의회에서 사과할 것을 공문으로 통보했다. 이에 완도군은 감사팀을 노화읍사무소에 보내는 저자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공직 및 지역사회는 군의원들이 ‘도가 지나치다’며 분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민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군의원이 자신의 위상만 생각하고 읍정 최고책임자의 인격은 의식조차 하지 않고 모독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권위를 과시하듯 군의원들이 행정공무원들의 인격을 무시한 처사와 발언을 하며 군 행정과 의회의 갈등이 깊어졌다”며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군 행정과 의회가 더불어 화합을 해야 하는데 군의원들의 읍·면 순시가 오히려 행정발전을 크게 저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공무원들은 “군의원들이 대우를 받으려면 상대방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군민들의 표를 받고 당선된 의원들이 공무원들의 인격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취임 4개월도 되지 않은 읍장이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직위해제를 하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박 의원은 “읍장이 간담회 보고 때 용어를 틀리게 말하는 등 똑바로 못해 질책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완도=정은조기자 · 서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