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지역 논값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대규모 산단 개발과 장흥댐 건설로 농토가 큰 폭으로 감소한데다 귀농·귀촌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탓이다.

1일 장흥군 등에 따르면 이 지역의 논값이 3∼4년전 평균 평당(3.3㎡) 3만원선을 유지하던 논값이 지금은 5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이 같은 가격은 강진 등 인근 지역에 비해 평당 5000∼1만원가량 비싸다.

또 불과 2∼3년전 장흥읍 지역 순수한 농업진흥구역 전업농지가 5만원대였으나 현재는 2배 이상 오른 평당 최고 10만 원대까지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농촌 논 투기 붐’이 일어 소규모 소유 농업경작자들이 잠식당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흥군이 내놓은 전답(田畓) 토지거래 자료를 보면 지난 2012년에 4543필지에서 지난해는 407필지가 늘어난 4950필지에 달한다. 논과 밭을 사고파는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는 뜻이다.

논을 사고파는 사람이 늘다 보니 자연히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대규모 산단 개발도 논값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11년 조성된 장흥 해당산업단지만 70만평에 달하고, 2004년 준공된 장흥댐으로 유치면·부산면 일대 농지가 수몰돼 농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또 한국농어촌공사가 30년 분할상환(1% 융자) 조건과 직불금 지원까지 시행하고 있는 ‘전업농가 매매사업’으로 대규모 경작농가가 늘어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여기에 2∼3%대의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현금 보유자들이 부동산에 묻어두는 게 현실적이라며 논밭 매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논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장거평 한국농어촌공사 장흥지사장은 “장흥지역 전답 가격이 다른 농촌지역에 비해 오름세가 심한 데는 지난 2011년 ‘해당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대체농지 수요자들과 로하스 타운, 우드랜드, 토요시장 등 장흥지역 개발 붐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농사를 짓는 연령대가 60∼70대로 고령화라는 점에 비추어 멀지 않아 대규모 기계화 영농시대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농지 가격 상승 이면에는 귀농·귀촌 인구 증가라는 순기능도 있지만 비싼 논밭을 사려 해도 매물이 나오지 않아 다시 도시로 되돌아가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