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에 누에에게 뽕잎을 먹여 고치를 생산하고 실크(명주실)를 뽑는 양잠(養蠶)산업은 요즘 반도체 산업과 비교될 정도로 최첨단 하이테크 산업이었다. 당시 중국은 뽕나무와 누에씨, 명주를 나라 밖으로 반출하는 것을 금지할 정도였다.

우리나라 양잠산업은 1960∼1970년대 농산물 수출효자 품목으로 손꼽힐 정도로 번영기를 누렸다. 하지만 나일론 등 화학섬유가 등장하며 실크 수요량이 감소한데다 값싼 중국산 실크가 수입되며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 쇠락의 길을 걸었다.

최근 양잠산업 추세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단순 섬유를 뽑는 데에서 벗어나 기능성 건강식품 소재산업인 바이오 양잠산업으로 완전 탈바꿈했다. 누에를 이용한 다양한 건강상품이 개발돼 판매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공고막이나 인공 뼈 등 의료용으로 까지 이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장흥군이 농촌진흥청과 연계해 새롭게 양잠산업에 도전한다.

장흥군은 농촌진흥청과 손을 잡고 새로운 양잠 사육기술을 농가에 보급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그동안 관행 양잠법은 봄과 여름에 2번만 사육했으나, 농촌진흥청이 연구·개발한 사육기술은 연간 4∼6회까지 키울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양산업이었던 양잠산업을 새로운 소득원으로 확대 보급하고, 기존의 양잠농가 소득을 4배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흥의 경우 누에는 과거에 농가의 주요 소득원이 됐으나 지금은 농가 일손부족 등으로 인해 1970년대 45ha였던 재배면적이 현재는 12ha로 줄어들었다.

장흥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촌진흥청의 새로운 사육기술을 활용하면 1년 2회 사육에서 4∼6회까지 누에사육이 가능하게 된다”면서 “잠업농가의 소득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꾸지뽕나무 잎을 먹은 누에를 이용한 동충하초 개발 등 다양한 기능성 양잠산물 생산과 오디 수확용으로만 이용했던 오디 잎을 이용한 누에 사육기술 개발에도 주력해 양잠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장흥=김용기기자 · 중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