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지역 양식장 내 미역포자가 알 수 없는 질병으로 모두 녹아 내리면서 어민들이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올해만 154억원의 소득을 기대했던 어민들은 원인과 대책 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남해양수산과학원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14일 완도군과 지역어민들에 따르면 올해 지역 내 3476호의 어가가 완도 해역에 9만9148줄을 설치했으나 이 가운데 상당수에서 포자가 녹아내리면서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12만8900t의 생산이 예상됐으나 실제 생산량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민들은 줄발에 붙어 있던 어린 미역포자들이 지난해보다 높은 기온 탓에 녹아내린 것으로 보고 있으나 원인은 불분명한 상태다.

이 같은 피해로 인해 어민들은 이달부터 유통에 들어가야 할 물미역을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민 김모(65)씨는 “오랜 기간 수온이나 질병에 강한 미역 신품종을 기다려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다”며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이 사전에 이 같은 일을 예찰할 수 있는 대책과 함께 서둘러 새로운 품종을 내놓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전남해양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지난해에야 신지면에 설립돼 운영되고 있으며, 양식 품목별로 문제점과 대안들을 연구중에 있다”며 “어민 1000여명에게 문자로 예찰한 내용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 고령자인 어민들은 문자 통보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실체적인 양식기술 지원도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완도군은 어민들의 민원이 쇄도하자 자체적으로 피해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완도=정은조기자 · 서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