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를 다룬 책은 수없이 많다. 이 때문에 새로울 것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 기후 변화의 위기를 담은 이미지와 사진, 각국 정부의 수동적 자세 등을 통계와 사례로 곁들여 전달하는 책들은 독자의 경각심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북극 얼음 빨리 녹는다=영국 BBC 자연다큐멘터리팀‘프로즌 플래닛’팀이 4년여에 걸쳐 극한의 얼음세상 북극과 남극의 환경을 담아낸 프로즌 플래닛은 지구 온난화가 극지방에 미친 영향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캐나다 허드슨만의 사례를 들어 얼음을 발판 삼아 사냥하는 북극곰의 경우 지난 20년간 얼음이 일찍 녹는 바람에 사냥할 수 있는 기간이 3주나 줄었고 몸무게도 15% 빠졌다고 지적한다.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땅이 푸석푸석해지고 허물어지는 사례를 담은 사진도 적나라하다. 얼어있던 비탈에 산사태가 일어나고 암석이 쉽게 붕괘하는 한편, 얼음으로 고정돼 있던 나무들이 불안정해지면서 위험한 각도로 기울어 소위 말하는 술 취한 숲(drunken forest)를 만들어내는 사례도 덧붙였다.

미국 콜로라도 국립설빙자료센터가 내놓은 1980년 9월 780만㎢에 달했던 해빙이 지난 2007년 9월에는 430만㎢로 줄어든 것이나 미국항공우주국이 2007년 만든 북극의 얼음 지도를 통해 7년 이상 된 얼음 비율이 20년 만에 21%에서 5%로 줄었음을 소개한 내용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후 난민, 해수 범람 피해, 지구 고통=프랑스 환경운동가이면서 환경부장관을 지낸 이브 코셰의 ‘불온한 생태학’도 지구온난화에 따른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한다.

투발루 섬 2개가 해수면 상승으로 바다 아래로 잠기고 무분별한 인의 채굴로 남태평양 외딴 섬 나우루가 거대한 광물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리는 구체적 사례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메탄 농도가 자연적 변동 수준을 현저히 넘어섰고 현재 정책과 개발 방식으로는 온실가스 배출 증가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제시한 객관적 통계 자료 등은 사안의 심각성을 환기시킨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