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전체가 환경운동가 되어야 지구 회복”
2012년 05월 24일(목) 00:00 가가
<4>세계 석학들 해양기후변화를 말하다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열린 ‘기후변화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기후변화가 전 지구 해양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37개국에서 학자 및 전문가 400여명이 참석,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해법 모색에 머리를 맞댔다. /여수=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앞으로 40년 뒤, 기후 변화가 몰고오는 참상으로 지구촌이 북극 얼음이 녹으면서 지표면이 낮은 섬들은 가라앉는가 하면, 쓰나미와 홍수로 도시가 물에 잠기는 사태가 빚어질까.
여수세계박람회장 기후환경관에서 접하는 메시지는 섬뜩하다. 비단, 이 전시관만의 특징도 아니다. ‘21세기 말까지 스위스 빙하의 50∼90%는 사라질 겁니다’는 박람회장 내 스위스관에 접한 문구를 보면 40년 뒤 가상 시나리오가 자칫 현실화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한다.
여기에 지구촌에는 매년 어김없는 기상이변이 몰아치고 있다. 이상 기후가 몰고오는 참상과 변화를 경험하는 일은 연중 행사나 다름없게 됐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지난 100년간(1900∼2000년) 평균 대기온도가 1.5도 상승했다. 세계 평균 기온 상승률(0.7도)를 넘어선 것으로, 연안 표층 수온도 남해의 경우 최근 30년간 1.04도, 서해는 0.97도 올랐다.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명태·대구 등 한류성 어종은 갈수록 감소하는데,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고등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마냥 좋아할 일일까.
이 모든 원인과 현상의 중심에는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가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전문가들은 대응 방향을 놓고 연구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한 여수박람회에서도 바다에서 기후변화 해법을 찾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최근에는 ‘기후변화가 전 지구 해양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고 다음달에는 ‘2012 세계해양포럼’ 등 지속 가능한 해양 발전을 연구하는 자리도 잇따라 마련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는 전 세계 각국의 석학은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아낌없는 조언을 쏟아내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안과 해양을 보존하고 활용할 필요성을 논의하고 열대지역에서 고유의 맹그로브 숲을 보존, 확대하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수행하는가 하면, 해초 군락지를 보존하거나 이식해 자연적 완충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온대 지역의 사례 등도 보고됐다.
특히 기후변화를 이제 더 이상 과학자와 일부 환경운동가만의 고민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Kurt Wuethrich) 연세대 객원교수는 박람회 기간 스위스 국가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스위스 고산지대 만년설의 경우 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우려를 드러내는 한편,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모두 인지하고 일상 생활 속에서 변화하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프스 고산지대의 경우 평균 3000m가 넘는 고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만년설을 최근에는 4500m 이상 산봉우리에서만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또 “얼마나 많은 친환경적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생산하느냐가 아닌, 에너지를 아끼고 절약하면서 지구 환경을 보존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마리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켄 드링크워터(Ken Drinkwater) 교수는 “생태계의 반응을 기후변화, 해양산성화, 어획(남획), 오염 등의 영향으로 구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IPCC(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의 권고안을 검토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해 나타나고 있는지, 자연의 순환에 의한 것인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는 과학적 한계를 감안한 발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더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안 생태계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중해응용과학연구소(IMEDEA)의 누리아 마르바(Nuria Marba)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해양산성화, 수온 상승, 해수면 상승에 의한 연안 지역 침수, 저산소 현상, 홍수에 의한 영양염 유입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대응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그녀는 열대 지역의 경우 고유의 맹그로브 숲을 보존하고, 확대하는 작업을 정책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또 온대 지역의 경우에는 해초 군락지를 보존해 자연적인 완충 작용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을 소개했다. 마르바 박사는 기후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국가별, 지역별 상황을 감안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하는 중요성도 언급했다.
국립부경대 김수암 자원생물학과 교수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온도 상승이나 방대한 규모로 이뤄지는 수자원 남획과 해양생태계 오염 등은 미래에 나타날 역효과의 일부분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심각하게 경고했다. 김 교수는 최근 여수에서 일주일(13∼20일)간 열린 ‘기후변화 국제심포지엄’ 의 공동의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이어 “해양은 지구 탄생 이래 탄소순환과 수산자원 제공 등 인류 번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왔다”면서 “이제 온실가스 배출 증가 등이 해양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계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 심포지엄을 통해 논의된 기후변화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들을 전세계 각국 국민, 정책결정권자에 전달하고, 대응할 수 있게 유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김지을·오광록 기자 dok2000@kwangju.co.kr
/사진=/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여수세계박람회장 기후환경관에서 접하는 메시지는 섬뜩하다. 비단, 이 전시관만의 특징도 아니다. ‘21세기 말까지 스위스 빙하의 50∼90%는 사라질 겁니다’는 박람회장 내 스위스관에 접한 문구를 보면 40년 뒤 가상 시나리오가 자칫 현실화될 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한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지난 100년간(1900∼2000년) 평균 대기온도가 1.5도 상승했다. 세계 평균 기온 상승률(0.7도)를 넘어선 것으로, 연안 표층 수온도 남해의 경우 최근 30년간 1.04도, 서해는 0.97도 올랐다.
바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명태·대구 등 한류성 어종은 갈수록 감소하는데,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고등어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증가한다고 마냥 좋아할 일일까.
이 모든 원인과 현상의 중심에는 지구 온난화 등 기후 변화가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전문가들은 대응 방향을 놓고 연구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를 이제 더 이상 과학자와 일부 환경운동가만의 고민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Kurt Wuethrich) 연세대 객원교수는 박람회 기간 스위스 국가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스위스 고산지대 만년설의 경우 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우려를 드러내는 한편,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모두 인지하고 일상 생활 속에서 변화하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프스 고산지대의 경우 평균 3000m가 넘는 고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만년설을 최근에는 4500m 이상 산봉우리에서만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또 “얼마나 많은 친환경적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생산하느냐가 아닌, 에너지를 아끼고 절약하면서 지구 환경을 보존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마리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켄 드링크워터(Ken Drinkwater) 교수는 “생태계의 반응을 기후변화, 해양산성화, 어획(남획), 오염 등의 영향으로 구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IPCC(정부간 기후변화 협의체)의 권고안을 검토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에 의해 나타나고 있는지, 자연의 순환에 의한 것인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는 과학적 한계를 감안한 발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더 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연안 생태계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지중해응용과학연구소(IMEDEA)의 누리아 마르바(Nuria Marba)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해 전 지구적으로 해양산성화, 수온 상승, 해수면 상승에 의한 연안 지역 침수, 저산소 현상, 홍수에 의한 영양염 유입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대응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그녀는 열대 지역의 경우 고유의 맹그로브 숲을 보존하고, 확대하는 작업을 정책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또 온대 지역의 경우에는 해초 군락지를 보존해 자연적인 완충 작용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을 소개했다. 마르바 박사는 기후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국가별, 지역별 상황을 감안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하는 중요성도 언급했다.
국립부경대 김수암 자원생물학과 교수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온도 상승이나 방대한 규모로 이뤄지는 수자원 남획과 해양생태계 오염 등은 미래에 나타날 역효과의 일부분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심각하게 경고했다. 김 교수는 최근 여수에서 일주일(13∼20일)간 열린 ‘기후변화 국제심포지엄’ 의 공동의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이어 “해양은 지구 탄생 이래 탄소순환과 수산자원 제공 등 인류 번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왔다”면서 “이제 온실가스 배출 증가 등이 해양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계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 심포지엄을 통해 논의된 기후변화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들을 전세계 각국 국민, 정책결정권자에 전달하고, 대응할 수 있게 유도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김지을·오광록 기자 dok2000@kwangju.co.kr
/사진=/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