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생활 30년 만에 민어가 이처럼 많이 잡힌 것은 처음입니다.”

안강망 진양호(27t급) 이길배 선장(54)은 지난 4일 신안해역에 조업을 나갔다가 ‘물 반 고기 반’인 때아닌 민어 떼를 만났다. 주로 3∼7kg나가는 민어들로 만선을 했지만 10∼20kg 나가는 대형급 민어도 많이 잡혔다.

50여척에 이르는 목포 안강만 어민들은 조기에 이어 민어 풍어로 대박이 터지며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다.

민어 조업시기는 7월에서 11월까지가 성수기이지만 이처럼 4월 들어 민어가 많이 잡힌 것은 이례적이다.

수산연구 관계자들은 지난해와 수온이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어장 환경조사를 해봐야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평소 4월초 안강망 어선들은 도미와 농어를 대상 어종으로 조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이 시기는 농어가 어민들의 주소득원이 됐다.

민어는 소화와 흡수가 빨라 성장기 어린이나 몸이 쇠약한 노인·환자들의 기력회복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현재 농어보다 높은 kg당 2만원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어민들은 “최근 들어 민어가 풍어를 이룬데다 가격도 높아 어민들이 어느 때보다 만족해 하고 있다”며 “지난해 이 시기 농어가 풍어를 이룬 것을 비춰 볼 때 조만간 조기, 민어에 이어 농어가 또다시 만선의 기쁨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부취재본부=이상선기자 s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