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느림 … 발길 멈추는 곳이 목적지
2011년 07월 11일(월) 00:00 가가
〈25 〉 무안 함해만 갯길 삼봉마을∼생태갯벌센터
쭉 뻗은 해안 시원한 바람 벗삼아 유유자적 4시간
낙조 황홀 도리포·체험 가득 갯벌 … 가는 곳마다 축복
쭉 뻗은 해안 시원한 바람 벗삼아 유유자적 4시간
낙조 황홀 도리포·체험 가득 갯벌 … 가는 곳마다 축복
무안 ‘함해만 갯길’ 출발지인 도리포 해수욕장. 11㎞ 길이의 ‘함해만 갯길’은 갯벌을 생활터전으로 하는 주민들의 삶은 물론 다양한 갯벌생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이다. 무안갯벌은 지난 2001년 12월 전국 최초로 갯벌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2008년 1월과 6월에는 ‘람사르 습지’(1742호)와 전국 최초 ‘갯벌 도립공원’으로 각각 지정됐다.
지난 8일 오전, 하늘은 온통 먹구름이었다. 일기예보를 일부러 듣지 않더라도 금세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기세였다. 장맛비를 맞으며 걸을 각오를 하고 무안으로 향했다.
무안 ‘함해만 갯길’은 무안군 해제면 송석리 삼봉마을에서 시계방향으로 해안을 따라 무안 생태갯벌센터까지 걷는 11㎞ 길이(소요시간 4시간)의 도보길이다.
출발점인 삼봉마을 해변에 도착하면 시원스럽게 반원형으로 휘어진 백사장과 울창한 소나무 방풍림이 도보 여행객을 반긴다. 길이만도 1.7㎞에 달하는 ‘도리포 해수욕장’이다. 30여분 걷는 내내 ‘사각사각’ 굵은 모래와 조개껍질이 만들어내는 자연음이 이채롭다.
◇일출과 일몰을 같은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도리포= 해변 중간에는 송계 어촌체험 관광안내소(songgye.seantour.org)가 자리하고 있다. 송계마을 어촌계에서 지난 2005년부터 운영하는 이곳은 낙지·조개잡기와 선상 대나무낚시 등 다채로운 어촌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도리포 물양장에서 소형 어선을 타고 나가 5∼10분 거리인 마을앞 닥섬 갯벌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광주에서 온 초등학생 황정선(12) 어린이는 “갯벌에서 낙지를 힘들게 잡고, 게에게 손가락을 물리기도 했다”며 “갯벌에는 소중한 생물들이 많기 때문에 잘 지켜야겠고, 어른이 되면 갯벌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도리포는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명소이다. 때문에 연말과 연초에는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려는 인파들로 붐빈다. 이때에 맞춰 주민들은 ‘숭어축제’를 연다. 또 도리포에서 빼먹지 말고 찾아봐야 할 것이 ‘환선암’(還仙巖) 또는 ‘항상 바위’라 불리는 선착장옆 자그마한 바위 정수리에 절묘하게 자리 잡고 자라는 일명 ‘행운을 비는 나무’이다. 가슴높이도 채 되지 않는 크기의 팽나무 2그루가 바위를 억세게 틀어쥐고 거센 해풍을 견디며 푸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도리포 횟집을 운영하는 주민 조평수(52)씨는 “항상바위는 도리포를 수호하는 좌청룡격 거암(巨岩)이고, 팽나무는 180∼200여년생으로 추정된다”며 “이곳에서 예로부터 부인들이 남편의 풍어(豊漁)와 안전조업을 기원했다”고 설명했다.
◇‘람사르’ 습지와 갯벌 도립공원 지정= 도리포에서 종착점인 무안 생태갯벌센터까지는 7.5㎞ 거리.
도리포와 수암 교차로를 연결하는 ‘만송로’를 따라 걷노라면 산과 구릉, ‘함해만’ 갯벌이 한눈에 시원스럽게 들어온다. 붉은빛을 띤 칠면초 군락과 어우러져 몇몇 주민들이 갯벌에서 농게 등을 잡고 있다.
무안갯벌 면적은 ▲함해만 65.6㎢ ▲탄도만 59㎢ ▲청계(무안)만 23.2㎢ 등 총 147.8㎢로 전국 갯벌의 8.5%를 차지한다.
무안갯벌은 갯벌의 원시성(자연상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저서 무척추동물 153종 ▲초대형 무척추동물 95종 ▲유용 수산생물 36종 ▲조류 38종 등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반구 호주 등지에서 겨울을 나고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돌아가는 철새 ‘알락꼬리마도요’의 경우는 휴식과 영양을 보충하는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무안갯벌 42㎢가 지난 2001년 12월 전국 최초로 갯벌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데 이어 2008년 1월과 6월에 ‘람사르 습지’(1742호)와 전국 최초 ‘갯벌 도립공원’으로 각각 지정됐다. 하지만 영산강 4단계 개발사업이 백지화되지 않았으면 무안갯벌도 모두 매립될 뻔했다.
◇무안갯벌 연구·체험학습장 활용= ‘함해만 갯길’ 종착지인 해제면 유월리 무안 생태갯벌센터 인근 갯벌에는 농게가 지천이다. 농게 수컷은 한쪽 집게발이 커서 만화 ‘주먹대장’ 주인공 소년을 연상시킨다.
농게는 영어로 ‘바이올린을 켜는 게’(fiddler crab)로 불리는데 집게발을 들고 내리는 모습이 바이올린을 켜는 동작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곳 모래갯벌에서는 ‘흰발농게’도 찾아 볼 수 있다.
무안 생태갯벌센터는 본관(전체면적 3277㎡)에 갯벌탐사관·갯벌생태관·기획전시관을 갖춰 무안갯벌의 종합적인 안내와 교육을 담당하며, 본관앞 갯벌생태공원(5만857㎡)에서는 갯벌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생태가이드’들이 직접 탐방로에서 갯벌생물들에 대해 설명해준다.
갯벌에서 일하던 주민 3명이 농게가 가득 담긴 자루를 머리에 이고 나오자 갯벌탐사를 하던 유치원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주민 박순임(78)씨는 “갯벌에서 농게, 바지락, 낙지를 많이 잡는다. 비가 온다 해서 깨밭 풀 매러 가지않고 점심먹고 바닷일을 나왔다. 낙지를 잡을 때는 물때에 맞춰 2번도 나간다”며 활짝 웃었다.
무안군 생태가이드 최이순씨는 “서해안은 갯벌 때문에 적조현상 등이 발생하지 않고, 바닷물이 건강하다. 무안갯벌은 황토 갯벌로 게르마늄 등 미네랄 성분이 많아 낙지 역시 맛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서부취재본부=김민준기자 jun@kwangju.co.kr
무안 ‘함해만 갯길’은 무안군 해제면 송석리 삼봉마을에서 시계방향으로 해안을 따라 무안 생태갯벌센터까지 걷는 11㎞ 길이(소요시간 4시간)의 도보길이다.
◇일출과 일몰을 같은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도리포= 해변 중간에는 송계 어촌체험 관광안내소(songgye.seantour.org)가 자리하고 있다. 송계마을 어촌계에서 지난 2005년부터 운영하는 이곳은 낙지·조개잡기와 선상 대나무낚시 등 다채로운 어촌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도리포 물양장에서 소형 어선을 타고 나가 5∼10분 거리인 마을앞 닥섬 갯벌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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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벌에서 농게잡이를 마치고 귀가하는 주민들. |
도리포는 일출과 일몰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명소이다. 때문에 연말과 연초에는 해넘이와 해돋이를 보려는 인파들로 붐빈다. 이때에 맞춰 주민들은 ‘숭어축제’를 연다. 또 도리포에서 빼먹지 말고 찾아봐야 할 것이 ‘환선암’(還仙巖) 또는 ‘항상 바위’라 불리는 선착장옆 자그마한 바위 정수리에 절묘하게 자리 잡고 자라는 일명 ‘행운을 비는 나무’이다. 가슴높이도 채 되지 않는 크기의 팽나무 2그루가 바위를 억세게 틀어쥐고 거센 해풍을 견디며 푸른 빛을 잃지 않고 있다.
◇‘람사르’ 습지와 갯벌 도립공원 지정= 도리포에서 종착점인 무안 생태갯벌센터까지는 7.5㎞ 거리.
도리포와 수암 교차로를 연결하는 ‘만송로’를 따라 걷노라면 산과 구릉, ‘함해만’ 갯벌이 한눈에 시원스럽게 들어온다. 붉은빛을 띤 칠면초 군락과 어우러져 몇몇 주민들이 갯벌에서 농게 등을 잡고 있다.
무안갯벌 면적은 ▲함해만 65.6㎢ ▲탄도만 59㎢ ▲청계(무안)만 23.2㎢ 등 총 147.8㎢로 전국 갯벌의 8.5%를 차지한다.
무안갯벌은 갯벌의 원시성(자연상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저서 무척추동물 153종 ▲초대형 무척추동물 95종 ▲유용 수산생물 36종 ▲조류 38종 등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반구 호주 등지에서 겨울을 나고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돌아가는 철새 ‘알락꼬리마도요’의 경우는 휴식과 영양을 보충하는 중간 기착지이기도 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무안갯벌 42㎢가 지난 2001년 12월 전국 최초로 갯벌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데 이어 2008년 1월과 6월에 ‘람사르 습지’(1742호)와 전국 최초 ‘갯벌 도립공원’으로 각각 지정됐다. 하지만 영산강 4단계 개발사업이 백지화되지 않았으면 무안갯벌도 모두 매립될 뻔했다.
◇무안갯벌 연구·체험학습장 활용= ‘함해만 갯길’ 종착지인 해제면 유월리 무안 생태갯벌센터 인근 갯벌에는 농게가 지천이다. 농게 수컷은 한쪽 집게발이 커서 만화 ‘주먹대장’ 주인공 소년을 연상시킨다.
농게는 영어로 ‘바이올린을 켜는 게’(fiddler crab)로 불리는데 집게발을 들고 내리는 모습이 바이올린을 켜는 동작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곳 모래갯벌에서는 ‘흰발농게’도 찾아 볼 수 있다.
무안 생태갯벌센터는 본관(전체면적 3277㎡)에 갯벌탐사관·갯벌생태관·기획전시관을 갖춰 무안갯벌의 종합적인 안내와 교육을 담당하며, 본관앞 갯벌생태공원(5만857㎡)에서는 갯벌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생태가이드’들이 직접 탐방로에서 갯벌생물들에 대해 설명해준다.
갯벌에서 일하던 주민 3명이 농게가 가득 담긴 자루를 머리에 이고 나오자 갯벌탐사를 하던 유치원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주민 박순임(78)씨는 “갯벌에서 농게, 바지락, 낙지를 많이 잡는다. 비가 온다 해서 깨밭 풀 매러 가지않고 점심먹고 바닷일을 나왔다. 낙지를 잡을 때는 물때에 맞춰 2번도 나간다”며 활짝 웃었다.
무안군 생태가이드 최이순씨는 “서해안은 갯벌 때문에 적조현상 등이 발생하지 않고, 바닷물이 건강하다. 무안갯벌은 황토 갯벌로 게르마늄 등 미네랄 성분이 많아 낙지 역시 맛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
/서부취재본부=김민준기자 jun@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