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내 정겹고 낙조 황홀한 ‘서해안 속살길’
2011년 06월 06일(월) 00:00 가가
〈20 〉 영광 칠산 갯길(1)
영광군 경계 ∼ 동백마을
굴비길·노을길
영광군 경계 ∼ 동백마을
굴비길·노을길
낙조가 아름다운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는 영광 백수 해안도로. 이 곳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 아름다운 길로 꼽히고 있다. 해안도로 아래로는 바닷가를 끼고 걸을 수 있는 데크가 설치돼 최근 도보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여름이 가까워서인지 해풍을 온 몸으로 맞으며 바닷길을 걷는다는 것만으로 발걸음이 가볍다.
아름다운 노을과 생명의 보고(寶庫)인 청정 갯벌을 끼고 걷는 영광 ‘칠산 갯길’은 때묻지 않은 서해안의 속살을 하나 하나 들춰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굴비길’ ‘노을 길’ ‘백합 길’ ‘천일염 길’로, 영광을 대표하는 네가지 테마 길로 조성된 ‘칠산 갯길’은 총 120km에 이른다. 이 중 ‘굴비길’은 칠산 갯길의 시작점이자, 영광에서 광양까지 이어지는 ‘남도 갯길 6000리’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굴비길’은 전남과 전북의 경계에서 시작된다. 영광군 홍농읍과 고창군 상하면이 마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지역에서 잡히는 풍천장어로 유명하다. 갯벌 역시 서해안의 전형적인 갯벌의 형태를 띠고 있다. 영광원전의 환경관리센터 앞 바다는 썰물 때 드러나는 ‘풀등’이 장관이다. 서해안의 깎아진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더욱 장관이다.
해안도로를 타고 고갯길을 오르면 영광원전 건설 때 조성된 한마음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9만9000평의 넓은 부지에 야생화단지와 옛 정원, 체육시설이 갖춰진 이 곳은 영광군민들의 주요 휴식공간인데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최적지로 꼽힌다.
공원에서 원전 홍보관을 거쳐 후문을 통해 가마미 해수욕장에 닿는다. 하늘로 꼿꼿이 치솟은 해송 200여 그루가 그늘을 만들어 한 여름 뙤약볕에 지친 이방인을 맞는다.
해수욕장은 아직 피서철이 아닌 탓에 썰렁함이 가득하지만, 주민들은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이하기 위해 해변 천막과 민박집을 손질하는 등 ‘손님맞이’준비가 한창이다.
해수욕장을 지나 언덕을 넘어서면 계마항이다. 해안도로에서 내려다 보이는 계마항의 풍경은 작은 어촌마을과 어우러져 낙조가 아름다운 포구로 유명한 곳이다.
계마항은 칠산어장 및 흑산도 어장의 어업 전진기지이자 국가어항이기도 하다. 또한, 인근의 송이도와 안마도를 운항하는 여객선도 오고 간다.
계마항을 지나면 지루한 길이 이어진다. 홍능읍에서 법성면 경계를 지나면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최초로 발을 내디뎠다는 웅장한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가 눈에 들어온다.
바닷물이 법성면 내륙까지 이어지는 탓에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에서 법성포까지 이어지는 길은 검은 갯벌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한반도에서는 영광 ‘굴비길’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 아닌가 싶다. 갯벌에는 인기척에 놀란 칠게 들이 뻘을 파고 드느라 분주하다.
법성포에 들어서면 굴비 상가들이 즐비하다. 최고의 품질 영광굴비가 생산·판매되는 곳이다.
법성포에서 해안도로 이정표를 보고 접어들면 영광 ‘칠산 갯길’ 2구간인 ‘노을길’이 시작된다. 약간의 고갯길이지만, 법성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곳이 꽤 있다.
좁은 포구를 바삐 드나드는 어선들이 아슬아슬하게 서로 피해가고, 바닷가 한쪽으로는 홍조를 띤 불면초 군락지가 길게 늘어선 것이 한 폭의 그림이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와타천 배수갑문을 지나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 아름다운 길로 뽑힌 백수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백수읍 백암리에서 길용리까지 이어지는 16.8km의 백수 해안도로는 낙조가 아름다운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도로 변에 해당화 길(12km)이 조성돼 운치가 더해졌다. 해안도로를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반복해 한참을 걸으면 모래미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규모가 작고 해안선도 길지 않지만, 백사장의 모래가 고와 맨발로 백사장을 걸으며 여름 피서를 먼저 만끽해도 좋을 듯 싶다. 영광 컨트리클럽 앞 해안도로에서부터는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고개를 접어들면 칠산 앞바다다. 고갯길 정상에는 칠산정이라는 전망대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전망대에서 칠산 앞 바다에 떠 있는 상·하 낙월도와 함께 7개의 섬이 육안에 들어온다.
전망대 아래는 건강 365 계단이 있다. 해안도로에서 바닷가 갯바위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계단이다.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1년 356일 건강해야 한다는 영광군민의 소망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바닷가 주변으로는 2.3km에 이르는 데크가 설치돼 노을 전시관까지 이어져 있다.
바닷가 옆으로 이어지는 데크를 따라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힌다. 칠산정 앞에는 자신들의 소원을 적어 자물쇠를 채워두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젊은 연인들의 ‘변치 않는 사랑’에 대한 약속 사연이 대부분이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바닷가와 맞닿은 영화 ‘마파도’ 촬영지인 동백마을에 도착한다.
관광객이 없을 때는 적막함마저 감도는 곳이지만, 동화 속에서나 볼 법한 예쁜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관리가 되지 않아 마치 폐가를 방불케 하는 촬영장 세트와 대조적이다.
이 곳에는 예쁜 펜션들이 최근 잇따라 문을 열고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
아름다운 노을과 생명의 보고(寶庫)인 청정 갯벌을 끼고 걷는 영광 ‘칠산 갯길’은 때묻지 않은 서해안의 속살을 하나 하나 들춰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굴비길’ ‘노을 길’ ‘백합 길’ ‘천일염 길’로, 영광을 대표하는 네가지 테마 길로 조성된 ‘칠산 갯길’은 총 120km에 이른다. 이 중 ‘굴비길’은 칠산 갯길의 시작점이자, 영광에서 광양까지 이어지는 ‘남도 갯길 6000리’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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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 백수 해안도로 변에는 서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펜션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
해안도로를 타고 고갯길을 오르면 영광원전 건설 때 조성된 한마음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공원에서 원전 홍보관을 거쳐 후문을 통해 가마미 해수욕장에 닿는다. 하늘로 꼿꼿이 치솟은 해송 200여 그루가 그늘을 만들어 한 여름 뙤약볕에 지친 이방인을 맞는다.
해수욕장은 아직 피서철이 아닌 탓에 썰렁함이 가득하지만, 주민들은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이하기 위해 해변 천막과 민박집을 손질하는 등 ‘손님맞이’준비가 한창이다.
계마항은 칠산어장 및 흑산도 어장의 어업 전진기지이자 국가어항이기도 하다. 또한, 인근의 송이도와 안마도를 운항하는 여객선도 오고 간다.
계마항을 지나면 지루한 길이 이어진다. 홍능읍에서 법성면 경계를 지나면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하면서 최초로 발을 내디뎠다는 웅장한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가 눈에 들어온다.
바닷물이 법성면 내륙까지 이어지는 탓에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에서 법성포까지 이어지는 길은 검은 갯벌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한반도에서는 영광 ‘굴비길’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 아닌가 싶다. 갯벌에는 인기척에 놀란 칠게 들이 뻘을 파고 드느라 분주하다.
법성포에 들어서면 굴비 상가들이 즐비하다. 최고의 품질 영광굴비가 생산·판매되는 곳이다.
법성포에서 해안도로 이정표를 보고 접어들면 영광 ‘칠산 갯길’ 2구간인 ‘노을길’이 시작된다. 약간의 고갯길이지만, 법성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곳이 꽤 있다.
좁은 포구를 바삐 드나드는 어선들이 아슬아슬하게 서로 피해가고, 바닷가 한쪽으로는 홍조를 띤 불면초 군락지가 길게 늘어선 것이 한 폭의 그림이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와타천 배수갑문을 지나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9번째 아름다운 길로 뽑힌 백수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백수읍 백암리에서 길용리까지 이어지는 16.8km의 백수 해안도로는 낙조가 아름다운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도로 변에 해당화 길(12km)이 조성돼 운치가 더해졌다. 해안도로를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반복해 한참을 걸으면 모래미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규모가 작고 해안선도 길지 않지만, 백사장의 모래가 고와 맨발로 백사장을 걸으며 여름 피서를 먼저 만끽해도 좋을 듯 싶다. 영광 컨트리클럽 앞 해안도로에서부터는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고개를 접어들면 칠산 앞바다다. 고갯길 정상에는 칠산정이라는 전망대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전망대에서 칠산 앞 바다에 떠 있는 상·하 낙월도와 함께 7개의 섬이 육안에 들어온다.
전망대 아래는 건강 365 계단이 있다. 해안도로에서 바닷가 갯바위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계단이다. 이 곳을 다녀간 사람들이 1년 356일 건강해야 한다는 영광군민의 소망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바닷가 주변으로는 2.3km에 이르는 데크가 설치돼 노을 전시관까지 이어져 있다.
바닷가 옆으로 이어지는 데크를 따라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힌다. 칠산정 앞에는 자신들의 소원을 적어 자물쇠를 채워두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젊은 연인들의 ‘변치 않는 사랑’에 대한 약속 사연이 대부분이다.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바닷가와 맞닿은 영화 ‘마파도’ 촬영지인 동백마을에 도착한다.
관광객이 없을 때는 적막함마저 감도는 곳이지만, 동화 속에서나 볼 법한 예쁜 펜션이 자리하고 있다. 관리가 되지 않아 마치 폐가를 방불케 하는 촬영장 세트와 대조적이다.
이 곳에는 예쁜 펜션들이 최근 잇따라 문을 열고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