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노라 간다 내가 돌아간다/ 정든임 따라서 내가 돌아간다/눈바람 속에도 동백은 피는데/ 우리집 도령은 언제나 필까/ 임 떠난 방에는 사진판만 남고/ 연락선 떠난 데 물결만 남네/남의 집 서방님은 자전거를 타는데/ 우리집 낭군님은 논두럭만 탄다… 아리 아리랑 서리 서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진도의 신명과 한(恨)이 어려있는 ‘진도아리랑 타령’ 전체 가사집이 진도의 원로 향토사학가와 문화관광해설가의 노력으로 세상에 나왔다.

6일 진도군에 따르면 가사집은 발품을 팔아 옛 어른들의 소리를 차곡차곡 채록한 박병훈 전 진도문화원장의 자료를 이평기 진도군 문화관광해설가가 집대성한 것이다. 100쪽 분량의 가사집에는 진도 주민이 고된 농사일과 바닷일을 하면서 불렀던 진도 아리랑 777절 가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진도아리랑 타령은 서민적이고 가락이 특이하며 타 아리랑 후렴과 달리 색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노랫말 역시 진솔한 남녀의 사랑과 세태를 풍자하는 시대감각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진도 아리랑은 무수한 메김소리와 애절한 사연, 희로애락이 담겨 있지만, 입으로만 전해져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박 전 원장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28%로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진도지역의 문화를 담은 진도 아리랑을 기록해 하루빨리 남겨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수년 동안 각 마을 경로당을 찾아다니면서 마을 노인들이 부르는 아리랑을 채록해 정리했다.

민속학자 임동권 중앙대 명예교수는 연구논문을 통해 “진도아리랑은 가락이 구성지고 장엄해서 소리에 힘이 든다”며 “진도사람들은 노래를 좋아하고 밭매는 사람과 길가는 사람이 노래로 화답하는 일도 있다. 창자(唱者)의 즉흥에 의해서 불려지는 진도아리랑에는 무한한 사랑이 담겨져 있다”고 평한바 있다.

이평기 진도문화관광해설가는 “이번 가사집이 진도 아리랑을 고찰하고 연구하는 기초 자료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필요한 학술 기관이나 학교 등에서 필요로 하면 보내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병훈 전 원장은 “진도는 ‘남도 민속문화의 보고(寶庫)’로 역사적 의미가 깊은 다양한 유·무형 문화재가 많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번에 발간한 ‘진도 아리랑 타령’ 가사집이 진도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도 아리랑을 소개하는 유용한 자료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부취재본부=박현영기자 h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