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릿느릿 짙푸른 여름을 걷다
2010년 07월 29일(목) 00:00 가가
■ 제주로 떠난 여름휴가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시흥초교에서 고성리 광치기 해안까지 15.4㎞에 달하는 1코스는 올레길 중 가장 먼저 열린 코스로 제주 들판의 오묘한 색과 조형미, 그 뒤로 펼쳐진 성산일출봉과 우도 등 황홀한 풍경을 볼 수 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숨 쉬는 것과 더불어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행위는 바로 ‘걷기’다. 최근엔 ‘걷기’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걷기’ 열풍을 가장 먼저 불러일으킨 건 제주올레다. 제주방언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돌담길)’이란 뜻을 가진 제주올레는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도에는 제주자연절물휴양림 등 자연을 벗삼아 쉴 수 있는 곳이 많다. 이번 여름 휴가는 바가지 요금도, 요란함도 없는 평화롭고 눈부신 제주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한 번 걸어보자.
◇ ‘걷기’의 최고봉 제주올레=지난 2007년 제 1코스가 개발된 이래 최근까지 18개의 코스가 개발돼 있는 올레길은 총 길이가 300km에 달한다. 각 코스는 일반적으로 길이가 15km 이내이며, 평균 소요시간이 5∼6시간 정도다. 주로 제주의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 해안길, 오름 등을 연결하여 구성되며, 제주 주변의 작은 섬을 도는 코스도 있다.
직접 걸어본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시흥초교에서 고성리 광치기 해안까지 15.4㎞에 달하는 1코스는 올레길 중 가장 먼저 열린 코스다. 말미오름에서 펼쳐진 제주 들판의 오묘한 색과 조형미, 그 뒤로 펼쳐진 성산일출봉과 우도의 모습은 제주 동부를 대표하는 황홀한 풍경이다. 이곳을 보며 걷는 기분은 걸어본 자만이 알 수 있다. 한걸음 한걸음 여유롭게, 빠르지 않고 느긋이 걸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1코스를 알리는 푯말 앞에서 말미오름을 바라보며 첫 발을 떼면 돌담을 따라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돌담 아래에는 다양한 들꽃이 피어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올레꾼을 반기는 등 시작부터 편안하다. 이후 길은 오름으로 이어진다. 나무계단을 따라 말미오름 능선으로 올라간다. 말미오름 정상으로 가면 갑자기 시야가 열리면서 탄성이 터질 수밖에 없는 장관이 펼쳐진다. 넓은 밭고랑 뒤로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말미오름에서 내려와 알오름 등을 지나면 성산항에서 성산일출봉으로 이어지는 올레길이 나타난다. 일출봉의 웅장함은 바다의 넓은 품이라는 경외심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발 뒤꿈치부터 시작하는 한걸음은 가슴과 코를 지나 귀에서 끝이 난다. 나의 한걸음은 파도소리와 함께 자연이 된다. 땀이 흘러내려도 그때마다 불어오는 자연 에어컨인 바닷바람이 씻겨준다.
일부 코스지만 1코스를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전부 친구가 됐다. 남녀노소 고하를 막론하고 인사하면 지나갈 수 있었다. 걷다가 힘들면 쉬었다 가고 배가 고프면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된다. 일분일분 심심할 새가 없다. 이곳에서는 걷기의 즐거움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 삼림욕 즐기는 제주자연절물휴양림=제주시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휴양림은 청정자연의 맑고 깨끗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40여년 생의 삼나무 숲에서 은은한 숲 향기 ‘피톤치드’(phytoncide)가 전신을 감싸준다. 300ha의 크기에 천연림과 인공림 등이 300그루가 있는 휴양림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숲 속의 집·산림문화 휴양관·순수 흙길로 조성된 숲길 등 다양한 시설도 마련돼 있다.
삼나무 외에 소나무, 산뽕나무가 분포하고 있고, 까마귀와 노루도 서식한다. 휴양림 가운데 자리 잡은 절물오름은 해발 650m의 기생화산으로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말발굽형 분화구가 형성되어 있다. 분화구의 전망대에 오르면 제주시와 한라산이 보인다.
산책로는 비교적 경사도가 낮은데다 아늑해 노약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1시간 정도면 충분히 왕복할 수 있는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동쪽으로 성산일출봉과 오름군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휴양림 곳곳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 놀이시설 및 눈길이 머무는 곳에 발길도 잠시 멈출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많이 있어 오감이 즐거운 곳이다.
휴양림 입구에서부터 빽빽하게 자리한 삼나무숲 향기에서면 기분까지 맑아지는 은은한 숲향기에 피로가 저절로 풀린다. 하얗고 까만 자갈이 깔린 ‘건강산책길’을 맨발로 걸어보자. 마음뿐 아니라 몸도 건강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완만한 산책로를 걸어올라 끝에는 연꽃 가득한 연못이 있다.
연못가를 지나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접어들어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약수터로 가는 길과 절물오름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나온다. 이곳 약수는 신경통과 위장병에 특효라 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은 물병을 준비해 약수를 담아 오름에 올라도 좋고, 오름에 다녀온 후 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여도 좋다.
절물오름의 정상에 오르면 성산일출봉, 한라산, 제주시가지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강필상기자 kps@kwangju.co.kr
/사진=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직접 걸어본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시흥초교에서 고성리 광치기 해안까지 15.4㎞에 달하는 1코스는 올레길 중 가장 먼저 열린 코스다. 말미오름에서 펼쳐진 제주 들판의 오묘한 색과 조형미, 그 뒤로 펼쳐진 성산일출봉과 우도의 모습은 제주 동부를 대표하는 황홀한 풍경이다. 이곳을 보며 걷는 기분은 걸어본 자만이 알 수 있다. 한걸음 한걸음 여유롭게, 빠르지 않고 느긋이 걸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일부 코스지만 1코스를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전부 친구가 됐다. 남녀노소 고하를 막론하고 인사하면 지나갈 수 있었다. 걷다가 힘들면 쉬었다 가고 배가 고프면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된다. 일분일분 심심할 새가 없다. 이곳에서는 걷기의 즐거움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 삼림욕 즐기는 제주자연절물휴양림=제주시에서 20분 거리에 위치한 휴양림은 청정자연의 맑고 깨끗한 공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은 40여년 생의 삼나무 숲에서 은은한 숲 향기 ‘피톤치드’(phytoncide)가 전신을 감싸준다. 300ha의 크기에 천연림과 인공림 등이 300그루가 있는 휴양림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숲 속의 집·산림문화 휴양관·순수 흙길로 조성된 숲길 등 다양한 시설도 마련돼 있다.
삼나무 외에 소나무, 산뽕나무가 분포하고 있고, 까마귀와 노루도 서식한다. 휴양림 가운데 자리 잡은 절물오름은 해발 650m의 기생화산으로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말발굽형 분화구가 형성되어 있다. 분화구의 전망대에 오르면 제주시와 한라산이 보인다.
산책로는 비교적 경사도가 낮은데다 아늑해 노약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1시간 정도면 충분히 왕복할 수 있는 정상 전망대에 오르면 동쪽으로 성산일출봉과 오름군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휴양림 곳곳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 놀이시설 및 눈길이 머무는 곳에 발길도 잠시 멈출 수 있는 휴식공간이 많이 있어 오감이 즐거운 곳이다.
휴양림 입구에서부터 빽빽하게 자리한 삼나무숲 향기에서면 기분까지 맑아지는 은은한 숲향기에 피로가 저절로 풀린다. 하얗고 까만 자갈이 깔린 ‘건강산책길’을 맨발로 걸어보자. 마음뿐 아니라 몸도 건강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완만한 산책로를 걸어올라 끝에는 연꽃 가득한 연못이 있다.
연못가를 지나 갈림길에서 왼편으로 접어들어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약수터로 가는 길과 절물오름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나온다. 이곳 약수는 신경통과 위장병에 특효라 하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작은 물병을 준비해 약수를 담아 오름에 올라도 좋고, 오름에 다녀온 후 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여도 좋다.
절물오름의 정상에 오르면 성산일출봉, 한라산, 제주시가지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강필상기자 kps@kwangju.co.kr
/사진=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