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공개원칙 무시 밀실 심의 ‘시민은 없다’
2010년 07월 28일(수) 00:00 가가
<제5부> 민주도시 광주
③ 절차적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있는가
- 광주시 산하 위원회를 통해 본 실태
③ 절차적 민주주의는 지켜지고 있는가
- 광주시 산하 위원회를 통해 본 실태
민주도시의 시민들은 언제든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 자치구, 주민자치센터의 정책과 사업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그러한 적극적인 시민들이 의견을 제시하거나 참가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편의에 맞춘 다양한 제도 및 정책들을 발굴·시행하고, 그 반영 여부를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계획·집행·평가의 단계마다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 전문가나 공직자, 관련 업체의 의견수렴은 물론 그 정책과 사업의 수혜자인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함은 물론이다. 광주시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청회와 설명회, 공람 등의 제도를 구축하고 있으나, 실제 시민들이 이들 제도를 통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우선 위원회의 경우 대부분 법적으로 공개하도록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회의 일시 및 장소, 안건 등의 정보를 사전에 시민들이 알 수 없으며, 그 결과도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비공개 위원회라고 해도 그 결과를 충분히 알려야하지만 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이 났는 지는 해당 안건의 이해당사자를 제외하고는 전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위원회가 일부 전문가나 관련 공무원, 업체 등이 관련 법률에 의거해 상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소극적인 협의체로 전락했으며, 일부 위원회의 경우 업체 관계자가 과도하게 참여하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광주시 건축위원회는 전체 25명(당연직 공무원 4명 제외) 중 11명이 업체 관계자로 구성돼 있어 ‘공정한 심의’에 큰 장애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높다.
다른 위원회 역시 공개되지 않는 곳에서 ‘감시의 눈’이 거의 없는 상태로 개최되면서 위원들이 자의적 판단에 의해 심의하거나 행정기관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돕는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따라서 위원들이 전문성과 대표성을 갖고 심의에 임하는 지, 행정기관이나 업체의 안이 어떻게 수정·반영되는 지, 위원회의 판단은 정당했는 지 등을 공개평가하는 방안이 시급하다. 또 시민의 상시적인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공개 위원회는 10일 전 광주시홈페이지, 시보 등을 통해 각종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광주시가 운영중인 98개 위원회 중 수시로 개최하고 있는 위원회는 인사위원회, 조례규칙심의위원회,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등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필요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위원회는 1년에 1∼3차례 열리는 것이 고작이다. 그만큼 각계 전문가나 시민의 의견수렴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광주시의 정책 결정에 있어서 심의·의결 등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위원회들 역시 뚜렷한 기준 없이 위원들 스스로 회의 공개 여부를 결정하거나 사실상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법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발언이 공개되는 것을 일부 위원들이 회피하기 때문이다.
한 위원회 위원은 “무슨 말이 오가는 지에 대해서 되도록 숨기고 싶은 것이 위원들의 속마음”이라며 “이것은 마치 습관과도 같은 것으로 위원회의 운영 실적이 저조한 데는 이 같은 심의·의결과정의 비공개와도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민참여 기본조례’ ‘위원회 운영 조례’ 등을 제정해 공개 여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기존의 명망가 위주의 위원 선임을 일반시민에게 확대하거나 일정기간이 지난 뒤 회의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의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위원회의 수는 98개이며, 이 중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연간 1차례도 개최하지 않는 위원회는 12곳으로 전체의 12%에 달하고 있다. 또 당연직 공무원을 제외한 위촉직 위원 1377명 중 중복위원, 다시 말해 위원회 2곳 이상에 참가하고 있는 위원이 196명으로 14.2%를 차지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비공개 위원회는 행정심판위원회, 도시계획위원회 등 10개이며, 나머지 88개는 법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다.
운영실적을 살펴보면 물가대책위원회, 안전관리위원회 등은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1번도 안 열렸으며, 주택정책심의위원회, 경관관리위원회, 관광진흥협의회, 행정서비스헌장위원회, 지하수관리위원회, 교통안전정책심의위원회,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위원회 등은 고작 1번 열렸을 뿐이다. 이들 위원회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관련 실과는 이와 관련한 각종 사업과 정책을 정하는 과정에서 위원회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광주시의 ‘각종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 ‘제안제도 운영 조례’, ‘갈등 관리 및 조정에 관한 조례’, ‘시정 조정위원회 조례’, ‘공청회 운영규정’, ‘주민투표 조례’ 등의 대폭 수정을 통해 공모를 통한 위원회 내 시민참여 활성화, 위원회를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 기준과 원칙을 정해 일정 금액 이상 사업 및 정책에 대해 위원회 상정 의무화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사업이나 정책 결정을 앞두고 실시되는 공청회나 설명회, 공람 등 역시 해당 주민보다는 공무원이나 업체 관계자 등 이해당사자의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 공청회나 설명회 등이 주민들이 생업에 종사하는 평일 오전이나 오후 시간대 공공기관에서 개최되는 데다, 공람 역시 특정장소에서만 가능한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년간 수차례 계속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과 관련한 시민공청회도 주최 측과 시민단체 회원 몇몇이 자리를 지킨 경우가 많았으며, 각종 도시계획 변경 관련 공청회·설명회 등도 주민의견 수렴 절차가 형식에 그치고 있다. 시간과 장소가 주민 참여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고 공개 정보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민의견 수렴 후에도 집단민원이 발생해 사업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
계획·집행·평가의 단계마다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 전문가나 공직자, 관련 업체의 의견수렴은 물론 그 정책과 사업의 수혜자인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함은 물론이다. 광주시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청회와 설명회, 공람 등의 제도를 구축하고 있으나, 실제 시민들이 이들 제도를 통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광주시가 운영중인 98개 위원회 중 수시로 개최하고 있는 위원회는 인사위원회, 조례규칙심의위원회,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등으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필요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위원회는 1년에 1∼3차례 열리는 것이 고작이다. 그만큼 각계 전문가나 시민의 의견수렴이 부족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광주시의 정책 결정에 있어서 심의·의결 등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위원회들 역시 뚜렷한 기준 없이 위원들 스스로 회의 공개 여부를 결정하거나 사실상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법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발언이 공개되는 것을 일부 위원들이 회피하기 때문이다.
한 위원회 위원은 “무슨 말이 오가는 지에 대해서 되도록 숨기고 싶은 것이 위원들의 속마음”이라며 “이것은 마치 습관과도 같은 것으로 위원회의 운영 실적이 저조한 데는 이 같은 심의·의결과정의 비공개와도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민참여 기본조례’ ‘위원회 운영 조례’ 등을 제정해 공개 여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기존의 명망가 위주의 위원 선임을 일반시민에게 확대하거나 일정기간이 지난 뒤 회의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의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위원회의 수는 98개이며, 이 중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연간 1차례도 개최하지 않는 위원회는 12곳으로 전체의 12%에 달하고 있다. 또 당연직 공무원을 제외한 위촉직 위원 1377명 중 중복위원, 다시 말해 위원회 2곳 이상에 참가하고 있는 위원이 196명으로 14.2%를 차지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비공개 위원회는 행정심판위원회, 도시계획위원회 등 10개이며, 나머지 88개는 법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다.
운영실적을 살펴보면 물가대책위원회, 안전관리위원회 등은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1번도 안 열렸으며, 주택정책심의위원회, 경관관리위원회, 관광진흥협의회, 행정서비스헌장위원회, 지하수관리위원회, 교통안전정책심의위원회,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위원회 등은 고작 1번 열렸을 뿐이다. 이들 위원회는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관련 실과는 이와 관련한 각종 사업과 정책을 정하는 과정에서 위원회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광주시의 ‘각종위원회 구성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 ‘제안제도 운영 조례’, ‘갈등 관리 및 조정에 관한 조례’, ‘시정 조정위원회 조례’, ‘공청회 운영규정’, ‘주민투표 조례’ 등의 대폭 수정을 통해 공모를 통한 위원회 내 시민참여 활성화, 위원회를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 기준과 원칙을 정해 일정 금액 이상 사업 및 정책에 대해 위원회 상정 의무화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사업이나 정책 결정을 앞두고 실시되는 공청회나 설명회, 공람 등 역시 해당 주민보다는 공무원이나 업체 관계자 등 이해당사자의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 공청회나 설명회 등이 주민들이 생업에 종사하는 평일 오전이나 오후 시간대 공공기관에서 개최되는 데다, 공람 역시 특정장소에서만 가능한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년간 수차례 계속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과 관련한 시민공청회도 주최 측과 시민단체 회원 몇몇이 자리를 지킨 경우가 많았으며, 각종 도시계획 변경 관련 공청회·설명회 등도 주민의견 수렴 절차가 형식에 그치고 있다. 시간과 장소가 주민 참여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고 공개 정보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민의견 수렴 후에도 집단민원이 발생해 사업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