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서 제주까지 가는 뱃길이 빨라졌다. 장흥군 회진면 노력항에서 출발해 제주도 성산포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시간50분. 4시간 이상 걸리는 긴 항해로 배 멀미 등 고생했던 이들에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장흥 노력항에서 제주 성산포 항로에 지난 2일 취항한 카페리 오렌지호(장흥해운)를 타고 가 지난 2일 취항함에 따라 직접 경험해보기로 했다.

◇ 카페리 관광 새 지평 오렌지호=취재진은 지난 7일 승용차를 몰고 장흥 노력항으로 향했다. 매일 두 차례 제주도로 가는 일정 중 오전 배(8시40분 출발)를 타기 위해선 광주에서 새벽 5시30분에 출발해야 했다. 광주에서 장흥 노력항까지는 약 100㎞의 거리로 승용차로 2시간 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또 오렌지호에 승용차를 싣기 위해선 1시간 전에 도착해야 한다.

간단한 수속을 밟고 오렌지호에 탑승했다. 2000t급의 오렌지호는 길이 80m·넓이 19m의 쌍동쾌속선(두 척의 배를 이어 만든 쾌속선)으로 564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고, 67대의 승용차를 실을 수 있다. 내부는 쾌적하고 깔끔했다. 대형 LCD TV가 좌석 곳곳에 설치돼 있어 가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다. 매점도 갖춰져 있어 간식거리도 사 먹을 수 있다. 승무원도 수 명이 좌석을 자주 왕래하며 승객들의 불편함을 경청했다.

평균 40노트(시속 74㎞)의 속도로 운항하는 오렌지호는 제주 성산항까지 96.54㎞의 항로를 단 1시간50분 만에 주파하기 때문에 배 안에서도 파도를 가르는 속도감이 느껴질 정도다. 빠른 속도 때문에 갑판으로 나갈 수는 없다. 대신 대형 유리창을 통해 바깥 구경을 하면 된다.

◇ 야생화의 천국…노루와 함께 생태 체험도=제주도는 워낙 유명한 관광지인 탓에 하루에도 수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있다. 관광지도 꾸준히 생기고 있어 골라 다니는 재미도 크다. 조용한 관광을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할만한 곳은 바로 야생화와 분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는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생각하는 정원’이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우수관광지 심사평가 1위로 선정한 바 있는 이곳은 성범영 원장이 20여년간 직접 가꾼 곳으로 유명하다. 단순한 식물원이나 분재원이 아닌 곳곳에 ‘영혼의 정원’ ‘철학자의 정원’ ‘감귤 정원’ 등 7곳의 주제로 나뉘어 다양한 식물을 1시간 가량 둘러볼 수 있다.

야생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 관광객이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세계 야생화 박물관 방림원’. 전세계 야생화가 모여있는 이곳은 300여종이 계절에 따라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뿐더러 철쭉 언덕·무궁화 동산과, 음이온을 느낄 수 있는 방림굴도 구경할 수 있다.

생태공원에서 직접 노루를 만지고 관찰할 수 있는 체험장도 유명하다.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노루생태관찰원’은 52만㎡(15만7000평)에 200여마리의 노루가 자유로이 뛰놀고 있다. 관광객들은 관찰원 안으로 직접 들어가 노루를 만지고 음식도 주면서 함께할 수 있다.

장흥 노력항에서 제주 성산항까지 가는 배는 하루 두 차례 운항한다. 오전 8시40분·오후 3시10분 출발하는 오렌지호는 성인 요금 2만9500원(성수기 할증요금 3만2500원)이며 차량 선적은 4만8000원(국산 승용차 기준)이다. 제주 성산항에서 장흥으로 들어오는 배도 낮 12시·오후 6시30분 두 차례 운항한다. 문의 클럽모두(062-228-1990), 장흥해운(1577-5820)

/강필상기자 kp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