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이 한국의 숨겨진 관광지로 뜨고 있다.

서울과 부산, 제주에만 머무르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점차 전남지역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3박4일이나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이전 같으면 서울과 부산을 거쳐 제주로 향했지만 요즘에는 전남에서 하룻밤을 자면서 자연스럽게 도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있다.

■슬로시티 … ‘미지의 땅’의 마력

전남이 한국의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미지의 땅이라는 점과 세계적인 생태습지인 순천만을 비롯한 자연 환경과 슬로시티와 낙안읍성 등 독특한 민속문화, 남도음식이 색다른 경험으로 외국인들에게 어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도 전남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외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월드컵·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불리는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가 올해 10월 영암에서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2013년 순천정원박람회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아시아 대상 관광상품 대거 출시

현재 전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일본·중국·동남아 등 아시아지역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한해 전남지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0만2천여명 가운데 아시아계가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맞춤형 여행상품만도 중국 7종, 일본 6종, 동남아 3종이 판매중이다.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남도웰빙 여행상품’이다. 중국인이 주 대상인 이 상품은 무안공항으로 입국해 보성 대한다원에서 녹차체험을 하고 순천만과 낙안읍성을 둘러보는 코스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국가별로도 선호하는 여행 코스가 다르다. 중국인들은 증도-대한다원-낙안읍성-순천만 등 편하게 관람하는 코스를 자주 찾는 반면 베트남 등 동남아 외국인들은 곡성 기차마을-광양 매실마을-두륜산 케이블카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코스를 선호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아스카문화 창시자로 일본과 밀접한 왕인박사유적지와 진도 신비의 바닷길, 낙안읍성을 많이 찾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올해 진도 신비의 바닷길축제에도 1300여명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찾았다.

■국제 이벤트 연계 마케팅 극대화

전남이 새로운 외국인 관광지로 부상함에 따라 전남도는 올해부터 3년간을 ‘여유(旅遊)/유유(悠遊) 전남의 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세계 관광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관관객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여유/유유 전남의 해’는 ‘전남여행’을 뜻하는 중국어와 일본어식 표기로 정부에서 추진하는 2010∼2012년 한국방문의 해와 2010 F1국제자동차경주대회, 2012 여수세계박람회 등 대규모 국제 이벤트와 연계해 해외 관광객 유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한 중국의 경우 북경 및 내륙, 산동지역을 일본은 도쿄 및 오사카, 후쿠오카지역을 중점 타깃지역으로 정하고 각각 5종과 3종의 맞춤형 상품을 추가로 출시하기로 했다.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상품중에는 장성 학사농장과 청산녹수 막걸리공장을 방문하는 친환경생태농업 관광이 눈길을 끌고있다.

최동호 전남도 관광정책과장은 “슬로시티 등

전남이 비교우위를 갖는 자원을 적극 활용해 나라별로 맞춤형 관광상품을 대거 출시했다”며 “3년후면 전남이 한국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필수기자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