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 현 구마모토 시의 저소득층을 위한 시영 신치단지는 국내·외 건축가 및 도시계획 전문가 등이 일본을 찾으면 반드시 들리는 장소로 유명하다. 신치단지는 지난 1989년부터 1995년까지 6년 동안 조성된 5개의 단지를 총칭하는 것으로, 일본의 유명 건축가 5명이 디자인했다. 높이는 지상 3∼7층이며, 주민들 간의 소통과 교류를 중심으로 건물 중간에는 중앙정원을 배치하고, 외관을 색다르게 꾸몄다. 노후한 단독주택지역을 재개발한 곳으로, 민간개발방식만을 고집해 무조건 고층으로 개발되는 광주시와는 대조적이다.

남승진 동아인제대 교수는 “시영단지의 근간에는 저소득층이 사는 공간을 더 멋있게 디자인함으로써 거주주민들이 자존심을 갖도록 하려는 배려가 있다”며 “각 단지들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문제에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나섰다는 점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독특한 외관 디자인과 저층 구조, 다양한 공간 배치 등으로 인해 이 단지 내 입주 경쟁률도 엄청났다는 후문이다. 지난 1989년 말 공사에 착수해 1991년 5월 완공된 A단지는 미국 예일대 출신의 하야카와 쿠니히코씨가 디자인했으며, 지하 1층 지상 5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돼 있다, 전체 길이가 170m에 달하지만, 동일한 간격으로 2∼3층 높이의 통로가 있어 조망권을 확보했다. B단지는 1990년 2월 공사에 착수해 1992년 3월 완공됐으며, 일본대학 출신의 오가타 리이치로씨가 디자인했다. 광장을 중심에 배치하고 그 광장을 둘러싼 지상 5층의 2개 동이 마주보게 했다. 주택동은 관람석, 중간의 광장은 극장으로 하는 개념을 도입했다. C단지는 동경대 출신의 토미나가 유즈루씨가 디자인했으며, 1991년 2월 공사에 착수해 1993년 10월 완공됐다. 최고 층수는 7층으로, 구릉지인 지형을 이용해 필로티(건축물의 1층은 기둥만 서는 공간으로 하고 2층 이상에 방을 짓는 방식) 구조를 이용했다. D단지와 E단지는 1995년 6월 모두 완공됐으며, 각각 지상 3·4층, 3층의 구조를 띠고 있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