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도시 광주] 작년 구직 등록 10만명중 19%만 취업 성공
2010년 01월 27일(수) 00:00 가가
④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
광주시 북구 북동 광주고용지원센터에는 경기 침체로 고용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실직자들과 일자리를 찾아보려는 구직자들의 상담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25일 광주시 북구 북동 광주고용지원센터 3층 취업지원팀. 찾는 이가 거의 없어 썰렁할 정도인 상담 창구와 달리, 4명의 취업 상담사들은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며 수화기를 내려놓을 틈이 없었다. 극심한 취업 한파에 상담 전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굴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실업자들을 고려, 직접 찾아오지 않고 인터넷 취업포털사이트 워크넷(www.work.go.kr)으로 일자리를 요청하고, 전화로 상담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워크넷에 올라오는 일자리 요청건수만 하루 500건이 넘고 있다. 한 명의 상담사하루 60통의 상담 전화와 씨름하고 있는 것이다.
예년에 비해 상담전화가 부쩍 늘었고 문의 시기도 빨라졌다는 게 지원센터측 설명이다.
하지만 취업에 성공한 구직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광주고용지원센터를 통해 일자리를 찾아 나선 광주지역 구직 등록자는 11월까지 10만122명. 이 가운데 취업자는 19.4%인 1만9천486명이 전부다. 지난 2008년의 경우 광주 전체 구직 등록자는 7만5천800명으로, 이들 중 취업자는 1만6천863명. 취업률 22.2%를 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구직자는 늘고, 취업자는 줄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전남도 비슷하다. 지난해 11월까지 고용지원센터를 통해 일자리를 찾아 나선 구직자는 4만9천819명으로, 지난 2008년(4만4천184명)에 견줘 늘어난 반면, 취업에 성공한 경우는 2009년 1만2천758명(25.6%)으로 지난 2008년 취업률 28%(1만2천392명)에 비해 감소했다.
비슷한 시각 같은 건물 2층의 실업급여 상담·문의 창구 앞. 방문 접수로 이뤄지는 특성상 아침 일찍부터 실업 급여를 신청하려는 실직자들로 북적댔다. 10여 개의 상담창구마다 대기자들이 줄을 이었고 창구 앞에 마련된 50여 개 의자도 가득찼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깨는 축 처지고, 혹시라도 수급대상에서 제외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얼굴엔 초조한 빛이 확연한 실직자들도 상당수였다.
이들 구직자나 실직자들이 느끼는 지역 고용 시장의 체감 온도는 ‘최악’이다. 경기가 호전되는 조짐을 보이는데도 불구, 지역 고용 시장은 나아진 게 별로 없다고 하소연했다.
행정인턴이 종료된 뒤 재취업을 위해 일자리를 찾으러 온 주모(28)씨는 “대기업은 고사하고 괜찮은 중견 기업 구인 공고문 보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대기업도 적은데다, 마땅히 들어갈만한 중소기업 찾기도 힘들다는 불평도 여전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2년째 ‘백수’라는 김모(30)씨는 “중소기업이라도 다소 안정적이다 싶으면 대기업 수준의 높은 조건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단순 생산직 수준의 일자리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4년제 대학을 졸업했는데 마땅한 직장 찾기가 이렇게 힘드냐’,‘광주·전남엔 쓸만한 일자리가 이렇게 없느냐’며 하소연을 늘어놓는 구직자들도 많다.
양수인 광주고용지원센터 취업알선 상담사는 “광주·전남에서는 젊은층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안정적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취업에 필요한 요건을 갖춘 구직자들의 경우 눈높이에 맞는 직장이 없다보니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도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 부문 일자리가 축소되는데다, 올 2월이면 50만∼60만명에 달하는 고교·대학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중앙공무원 신규 채용 규모는 2천514명으로 지난해 3천200명보다 680명 정도 줄어든다. 평균 1만명 이상 대졸자를 소화했던 공공기관도 지난해 수준인 7천명 정도로 채용 인원을 잡아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2010 일자리 기상도’도 잔뜩 흐리다. 채용 계획을 확정한 256개사의 예정인원은 1만6천843명으로, 이들 기업의 지난해 채용 인원(1만7천851명)보다 5.6% 줄어들었다. 금융기관들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 인력 운용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면서도 일자리는 감소하고 이로 인해 취업자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역을 떠받들고 가야할 젊은층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광주·전남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고용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얼굴을 드러내기를 꺼리는 실업자들을 고려, 직접 찾아오지 않고 인터넷 취업포털사이트 워크넷(www.work.go.kr)으로 일자리를 요청하고, 전화로 상담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워크넷에 올라오는 일자리 요청건수만 하루 500건이 넘고 있다. 한 명의 상담사하루 60통의 상담 전화와 씨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취업에 성공한 구직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지난해 광주고용지원센터를 통해 일자리를 찾아 나선 광주지역 구직 등록자는 11월까지 10만122명. 이 가운데 취업자는 19.4%인 1만9천486명이 전부다. 지난 2008년의 경우 광주 전체 구직 등록자는 7만5천800명으로, 이들 중 취업자는 1만6천863명. 취업률 22.2%를 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구직자는 늘고, 취업자는 줄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비슷한 시각 같은 건물 2층의 실업급여 상담·문의 창구 앞. 방문 접수로 이뤄지는 특성상 아침 일찍부터 실업 급여를 신청하려는 실직자들로 북적댔다. 10여 개의 상담창구마다 대기자들이 줄을 이었고 창구 앞에 마련된 50여 개 의자도 가득찼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깨는 축 처지고, 혹시라도 수급대상에서 제외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얼굴엔 초조한 빛이 확연한 실직자들도 상당수였다.
행정인턴이 종료된 뒤 재취업을 위해 일자리를 찾으러 온 주모(28)씨는 “대기업은 고사하고 괜찮은 중견 기업 구인 공고문 보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 대기업도 적은데다, 마땅히 들어갈만한 중소기업 찾기도 힘들다는 불평도 여전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2년째 ‘백수’라는 김모(30)씨는 “중소기업이라도 다소 안정적이다 싶으면 대기업 수준의 높은 조건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단순 생산직 수준의 일자리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4년제 대학을 졸업했는데 마땅한 직장 찾기가 이렇게 힘드냐’,‘광주·전남엔 쓸만한 일자리가 이렇게 없느냐’며 하소연을 늘어놓는 구직자들도 많다.
양수인 광주고용지원센터 취업알선 상담사는 “광주·전남에서는 젊은층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안정적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취업에 필요한 요건을 갖춘 구직자들의 경우 눈높이에 맞는 직장이 없다보니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도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공공 부문 일자리가 축소되는데다, 올 2월이면 50만∼60만명에 달하는 고교·대학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중앙공무원 신규 채용 규모는 2천514명으로 지난해 3천200명보다 680명 정도 줄어든다. 평균 1만명 이상 대졸자를 소화했던 공공기관도 지난해 수준인 7천명 정도로 채용 인원을 잡아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2010 일자리 기상도’도 잔뜩 흐리다. 채용 계획을 확정한 256개사의 예정인원은 1만6천843명으로, 이들 기업의 지난해 채용 인원(1만7천851명)보다 5.6% 줄어들었다. 금융기관들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 인력 운용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역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면서도 일자리는 감소하고 이로 인해 취업자는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역을 떠받들고 가야할 젊은층은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면서 “광주·전남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고용 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