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광주마이스터고 입학 설명회에 300명이 넘는 학부모가 중학교 3학년생 자녀와 함께 참석하는 보기 드문 일이 있었다. 과학고, 외국어고 입시 설명회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지만 전문계고 입학 설명회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 작은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뒷받침 하듯 2010학년도 광주지역 전문계고 신입생 모집에서도 예년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합격자 성적도 크게 향상됐다. 특히, 마이스터고 합격생은 중학교 평균 성적이 상위 35%로 매우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했으며, 올해 2월 졸업 예정인 광주여상고 학생 2명이 20여년 만에 광주은행에 취업했고, 광주지역 전문계고 취업률이 38%로 전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 광주 전문계고에 대한 지역 사회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다.

하지만, 2009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2009년 전국 전문계고 졸업생의 73.5%가 대학에 진학했고, 16.7%만이 취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대학진학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밀려 전문계고가 그 기능을 상실했다는 반증으로, 지금부터라도 제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이스터고 육성, 전문계 특성화고 확대, 취업중점학교 지정 등 취업기능강화와 취업률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금처럼 전문계 고교에서 무턱대고 길러내고 회사에서 채용해 주기를 바라는 무모함은 사라져야 한다.

따라서, 전문계고교와 산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산학협력 맞춤식 취업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생이 취업할 산업체를 발굴하고, 산업체가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분별한 대학 진학을 지양하고 개인의 적성과 재능에 맞는 분야를 찾아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선 취업 후 진학의 평생학습 형태의 대학진학이 확산돼야 한다. 또한, 전문계고는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특성화고 운영으로 산업체가 원하는 우수 기능인력 양성과 학생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취업처를 발굴하고, 학생들의 직업기초능력 향상과 현장 맞춤식 실무 교육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산업체는 고졸자에 대한 임금 등 처우를 개선하고, 고졸 사원의 능력 개발을 위하여 계속 교육 지원과 우수 기능 인력 확보를 위한 전문계고교생의 현장실습 지원 등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전문계고 졸업자의 병역 특례 제도 도입, 전문계고 출신 재직자 특별전형 확대 등 선 취업 후 진학을 위한 제도 개선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이제는 일-학습-삶이 하나 되는 평생학습이 강조되고 있으며, 직업능력개발계좌제 등 자신의 이력 관리가 중요한 시대다. 무분별한 대학 진학보다는 개인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분야를 찾아 일찍부터 관심을 갖고 전문가로 커나갈 수 있도록 초·중학교에서부터 진로지도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광주시교육청 과학기술정보화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