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와 장흥군이 기업유치 차원에서 야심차게 추진해오고 있는 한국원종(原種)오리(GPS) 생산단지사업이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지역민들의 목소리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장흥군에 따르면 한국오리협회(회장 이창호)와 (유)한국원종오리는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안양면 당암리 일원 7만7천㎡(2만3천평) 부지에 원종 오리단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군은 전국 유일의 원종 오리단지가 조성되면 1만마리(마리당 10만원)를 부화시켜 전국에 유통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안양면 번영회 등 인근 지역민들이 ‘오리 사육에 따른 악취와 폐수 유출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며 군에 사업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원종오리 생산단지사업은 지난해 9월에 부지매입이 끝나고 2개월만인 11월 23일자로 건축허가 등 관련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며 전남도와 이들 대표 간에 MOU체결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등 통상적인 민원처리 보다 빠르게 추진됐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안양면 주민들이 항의하고 나서자 군은 부랴부랴 지난달 1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안양면사무소에서 사업대표자를 대동하고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군은 원종오리 시설관련 선진지 견학을 통해 환경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설득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주민과의 사전 협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기만행위이자 업자 이익만을 위한 행정’이라며 사업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더욱이 원종오리 사업단지 주변에 한우 축산농가들이 관련부지를 매입해 공동 축산단지를 조성하려는 과정에서 군이 개입해 오리단지를 조성한데 따른 반발로 주민들이 더욱 동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군당국은 “민원 처리 과정에 ‘환경성(영산강유역청) 저촉여부를 비롯한 관계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어 허가를 한 것”이라며 “다만 주민과의 협의나 동의는 편의상 사안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있을 뿐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위”라며 허가절차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사업자측 또한 “종오리나 육종오리는 짚을 사용하고 부화장의 폐기물 처리업체에 위탁하는 과정에 심한 냄새가 나지만, 원종오리는 왕겨를 투입해 수분 발생량을 최소화하고 사료에 직접 생균제를 혼합시켜 넣기 때문에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는 종오리를 영국(체리베리사)과 프랑스(그리므드사)에서 수입해 공급하고 있으나 외국 사육환경과 국내 환경이 달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장흥=김용기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