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가정으로 인해 문제학생들이 많아 지역사회로부터 외면받아온 한 실업고등학교가 지도교사들의 체계적이고 정열적인 학습지도에 힘입어 괄목한 만한 변신을 하고 있어 화제다.

9일 장흥실업고등학교(교장 문종식)에 따르면 지난 1970년 3월 개교해 올해로 40년 역사를 맞은 장흥실고는 10월 말 현재 전체 재학생 335명이 402개(학생 1인당 평균 1.2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과 1학년 31명은 입학한 지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무려 182개(학생 1인당 평균 5.9개)의 자격증을 획득하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장흥실고는 내년에 전교생 1인당 2.5개(250%)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1학년은 컴퓨터관련자격 취득지도, 2학년은 전공관련자격 취득지도, 3학년은 의무 검정관련자격 취득지도와 현장실습 지도인 다자격 취득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3년 후 학생 1인당 20개 이상의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삼고, 학생들에게 자격증을 취득할 경우 2만원의 수당까지 지급하며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현재 자동차학과 1학년 김도현(16)군이 가장 많은 21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김재영(16)군이 15개, 윤남기(16)군이 14개를 땄다. 10개 이상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만도 7명에 달한다. 또 MOS(마이크로소프트사 국제공인 자격증)나 ICDL(국제 컴퓨터운영 표준자격) 등 취득한 국제 자격증도 14개에 이른다.

장흥실고는 재학생의 26%가 편부·편모 가정인데다, 저소득층이 25%를 차지할 정도여서 제대로 된 교육성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3월부터 자동차과 윤정현 교사를 비롯 최옥수, 이기선 교사 등이 학생들에게 자격증 취득에 관한 당위성을 끈질기게 설명하고 체계적인 학습과정을 개설하면서 학습 분위기가 바뀌었다.

문종식 교장은 “처음 학교에 부임하자마자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문제학생들 가르치느라 수고가 많겠다’는 인사를 받기 일쑤였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사랑을 듬뿍 보내주고, 과분한 관심을 가져줘 모든 게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흥 실업고는 컴퓨터 응용전자과, 자동차과, 정보처리과 등 3개 학과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내년 학기부터 이미지 쇄신을 위해 교명 개명작업과 함께 학습체계를 일신, 새로운 명문학교로 거듭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장흥=김용기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