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겨우 3명뿐인 ‘초미니 법원’ 광주지법 장흥지원이 어린 학생들의 재판 릴레이로 들썩이고 있다.

광주지법 장흥지원은 개원(1909년 11월 1일)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4일부터 모의재판 경연대회를 열어 그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첫날에는 장흥여중과 장흥 대덕중 학생들이 처음으로 모의재판을 했는데, 학생들은 자신들의 순서보다 먼저 나와 방청을 하면서 경쟁학교의 전력을 분석(?)하는 열의를 보였다. 특히 장흥여중은 장흥교도소의 협조를 얻어 교도관 복장과 피고인 수형복까지 준비하는 열의를 보여 방청객의 호응을 얻었다.

이 대회에는 장흥과 강진 지역 46개 초·중학교 가운데 25개 학교 27개 대표팀이 참가해 다음달까지 재판진행 솜씨를 겨룬다. 참가팀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법원이 제공한 ‘도시락 절도사건’, ‘후배 용돈 갈취사건’, ‘슈퍼마켓 절도사건’ 가운데 하나의 시나리오를 골라 1시간가량 모의재판을 진행한다.

법관, 법원 직원, 군수나 교육장이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표현력, 소품 준비성, 창의성, 재판 결론, 진지함, 이해력, 팀워크 등 11개 항목의 주요 심사기준에 따라 깐깐하게 재판의 완성도를 평가한다.

장흥지원은 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아 최우수팀에 팀원 당 7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 최우수팀 소속학교에 150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 등 파격적인(?) 경품도 내걸었다.

최인규 장흥지원장은 “교장, 교감 선생님까지 직접 법정에 나와 응원할 만큼 열기가 뜨겁다”며 “이 대회가 아직 어린 초·중학생들이 사법부의 역할과 재판제도를 이해하고 준법의식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흥=김용기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