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가 많다 보니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줍니다. 가족들에게도 항상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자고 말합니다”

1960∼70년대나 볼 수 있었던 ‘한지붕 대가족’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장흥군 장동면 율리마을에서 대나무를 원자재로 ‘죽제업’을 하는 양남국(44)·남일(33)씨 형제 부부.

남국씨는 부인 정규덕(39)씨와 사이에 4남1녀 자녀를 두고 있으며, 동생 남일(33) 씨는 부인 이민영(31)씨와 사이에 3남 1녀 자녀를 두고 있다. 여기에 남국 씨의 장인 정인식(72)씨와 장모 최순애(69)씨까지 모두 15명의 대가족이 한집에 옹기종기 살고 있다. 양씨 형제의 노모 역시 오는 9월께 해남에서 이곳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대가족이다 보니 최근 다녀온 동해안 가족여행도 단체관광 형식으로 25인승 미니 버스를 대절해야 했다.

해남이 고향인 남국 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려서부터 경남 하동과 제주도 등지를 돌며 죽제업 종업원으로 일하다 지난 1997년 율리마을에 정착했다. 마을회관을 빌려 9년여 동안 힘들게 살아오던 남국씨 부부는 2005년 동생 부부가 이주하면서 165㎡(50평) 규모의 조립식 가옥을 지어 힘을 합쳤다.

형제 가족들이 만들어낸 죽제품은 바다고막·김·매생이 등 양식장과 화환재료, 소수의 공예품, 숯 등으로 쓰임새를 넓혀가는 중이다.

죽제품을 만드는 작업은 형제가 도맡아 하지만, 판촉과 유통은 남국씨 부인인 정씨가 챙겨 일을 거들고 있다. 정씨는 사업살림에서부터 가족들의 양육은 물론 친정 부모의 봉양에 이르기까지 ‘1인 3역’을 톡톡히 수행해내 보기 드문 맏며느리라는 칭찬을 받고 있다.

노령화가 한창 진행중인 시골마을에서 이들 부부의 어린 자녀들은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현재 남국씨 부부 사이에는 고교생(3학년 1명, 2학년 2명) 3명과 초등생 (1·2학년) 2명 등 5명의 학생이, 동생 남일씨 부부 사이에는 초등생(6학년, 3학년, 1학년)3명과 유치원생 1명 등 모두 9명이 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양남국씨는 “매월 한차례 이상 가족들의 생일파티가 열려 온 가족이 웃음꽃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며 “3만306㎡(1만평) 규모의 대밭에 맹종죽을 기르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지난 1년 동안 장흥군 10개 읍·면 가운데 유일하게 장동면만이 전출인구보다 전입인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흥=김용기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