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 해맞이, 희망을 만나다
2009년 01월 15일(목) 15:03 가가
120 m 물 뿜는 해상분수 볼거리, 호미곶엔 국내 유일 등대 박물관, 동해 겨울 담긴 과메기·물회 별미
◇ 문명과 자연이 조우한 북부해수욕장=면적 3만 7207㎡에 달하는 포항의 대표적인 해수욕장 북부해수욕장은 영일만과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제철소 포스코(POSCO)를 함께 품고 있다. 1천750m에 달하는 고운 백사장 위로 달려들어오는 푸르고 거친 파도는 동해의 흥취를 전한다. 통통한 갈매기들이 넘실거리는 파도를 넘나드는 광활하고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이다.
하지만 동해를 마주보고 서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우뚝 서있는 포스코 건물이 보인다. 가쁘게 연기를 뿜는 공장 굴뚝이 바다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 화려한 유흥가는 백사장을 빙 둘러 서있다. 문명과 자연이 다른 듯 함께 숨 쉬고 있다.
고요하던 바다가 용트림한다. 북부 해수욕장 내 해상 250m에 설치된 고사분수대가 움직인다. 최대 높이 120m까지 물을 뿜는 이 분수대는 웅장한 물줄기로 무지개를 부르기도 하고, 발광다이오드(LED)조명에 따라 6가지 색채를 띠며 포스코를 배경으로 특유의 야경을 만들기도 한다.
백사장 금빛 모래를 밟으며 포항과 첫 인사를 나눈 뒤 영일만 해안도로를 따라 호미곶 광장을 찾는다.
◇ 해가 가장 먼저 찾는 곳 호미곶=굽이치는 해안도로를 따라 40여 분간을 달려 한반도 최동단 ‘호랑이 꼬리’ 호미곶(虎尾串)으로 향한다.
격암 남사고는 ‘동해산수비록(東海山水秘錄)’에서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모양으로 백두산은 코, 이곳은 꼬리에 해당한다고 묘사했다. 육당 최남선이 조선 10경으로 꼽기도 한 호미곶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해 만든 해맞이 광장에는 거대한 손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해맞이 광장 한가운데서 하늘을 향하고 있는 왼손은 영원의 횃불을 호위하고, 오른손은 바다에 자리를 잡고 해를 받들며 서있다.
‘상생의 손’으로 불리는 이 조형물은 새천년을 앞둔 1999년 12월에 놓여졌다. 육지와 바다에서 서로 마주보고 서있는 두 손은 새 천년 상생의 길로 가는 대한민국을 그린다.
조형물 사이로 매일같이 뜨고 지는 해를 담기 위해 사진기를 둘러맨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모습은 이곳의 또 다른 풍경이다.
◇ 100년 역사의 호미곶 등대=한반도 꼬리에서 묵묵히 동해를 내려다보는 호미곶 등대는 1세기가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08년 12월 20일 점등한 호미곶 등대는 일본이 대륙진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벽돌로만 쌓아올려 그 모습을 갖추었다.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가 시공한 등대 내부는 6층, 높이는 26.4m, 광불거리는 16해리(30km)이며 각 층의 천장마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이 새겨져 있다.
1985년 개관한 우리나라 유일의 등대박물관도 자리하고 있다. 등대박물관에서는 각종 항로 표지 등과 항만청 초창기부터의 역사적인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영일만ㆍ울릉도ㆍ독도지형 및 항로표지와 선박모형이 전시된 수상전시관과 무인등대, 부표, 송신장비 등이 서 있는 야외 전시장은 아이들의 체험 학습공간으로도 좋다.
바닷바람으로 전기를 내는 풍력발전기도 등대박물관 너머에서 바삐 움직인다. 타워높이 40m, 길이 47m, 날개 3개를 갖춘 풍력발전기는 회전속도 분당 28.5회로 하루 130가구에 공급 가능한 660kW의 전기를 생산한다.
◇ 포항의 맛, 과메기와 물회=겨울 찬바람이 불면 입안에 감도는 그리움이 있다. 동장군의 기세에 꽁꽁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면서 안고 있던 수분을 내뱉고 구수함을 품는 과메기의 쫀득쫀득함.
매서운 해풍을 견디며 동해의 겨울을 고스란히 담은 포항 구룡포 과메기는 겨울 별미 중 별미다. 여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나기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한 점 집어먹기에도 최고의 안주다.
해미곶에서 20여 분 거리에 출출할 배를 달래줄 구룡포가 자리하고 있다. 눈발 흩날리는 겨울이면 구룡포에는 사람들의 손길, 발길이 분주하게 이어진다. 구룡포 해수욕장을 끼고 도는 해안도로를 따라 늘어선 과메기 덕장에는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하고, 겨울바다의 정취를 만끽하며 과메기를 맛보려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두툼한 미역과 다시마, 김, 깻잎, 상추 등에 돌돌 말아서 먹는 과메기, 제 고장에서 맛보는 과메기라 그런지 왠지 더 바다내음이 그윽한 것 같다.
물회도 과메기 고장 포항을 대표하는 음식. 하이얀 배의 사각거림 속에 입안에 감겨드는 물회의 시원함은 겨울과 잘 어울린다. 포항 여행의 마무리는 따뜻한 밥 한 공기에 매콤한 고추장을 쓱싹 비벼먹는 물회 비빔밥이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하지만 동해를 마주보고 서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우뚝 서있는 포스코 건물이 보인다. 가쁘게 연기를 뿜는 공장 굴뚝이 바다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고, 화려한 유흥가는 백사장을 빙 둘러 서있다. 문명과 자연이 다른 듯 함께 숨 쉬고 있다.
고요하던 바다가 용트림한다. 북부 해수욕장 내 해상 250m에 설치된 고사분수대가 움직인다. 최대 높이 120m까지 물을 뿜는 이 분수대는 웅장한 물줄기로 무지개를 부르기도 하고, 발광다이오드(LED)조명에 따라 6가지 색채를 띠며 포스코를 배경으로 특유의 야경을 만들기도 한다.
백사장 금빛 모래를 밟으며 포항과 첫 인사를 나눈 뒤 영일만 해안도로를 따라 호미곶 광장을 찾는다.
◇ 해가 가장 먼저 찾는 곳 호미곶=굽이치는 해안도로를 따라 40여 분간을 달려 한반도 최동단 ‘호랑이 꼬리’ 호미곶(虎尾串)으로 향한다.
격암 남사고는 ‘동해산수비록(東海山水秘錄)’에서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모양으로 백두산은 코, 이곳은 꼬리에 해당한다고 묘사했다. 육당 최남선이 조선 10경으로 꼽기도 한 호미곶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해 만든 해맞이 광장에는 거대한 손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해맞이 광장 한가운데서 하늘을 향하고 있는 왼손은 영원의 횃불을 호위하고, 오른손은 바다에 자리를 잡고 해를 받들며 서있다.
‘상생의 손’으로 불리는 이 조형물은 새천년을 앞둔 1999년 12월에 놓여졌다. 육지와 바다에서 서로 마주보고 서있는 두 손은 새 천년 상생의 길로 가는 대한민국을 그린다.
조형물 사이로 매일같이 뜨고 지는 해를 담기 위해 사진기를 둘러맨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모습은 이곳의 또 다른 풍경이다.
◇ 100년 역사의 호미곶 등대=한반도 꼬리에서 묵묵히 동해를 내려다보는 호미곶 등대는 1세기가 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08년 12월 20일 점등한 호미곶 등대는 일본이 대륙진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벽돌로만 쌓아올려 그 모습을 갖추었다. 프랑스인이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가 시공한 등대 내부는 6층, 높이는 26.4m, 광불거리는 16해리(30km)이며 각 층의 천장마다 대한제국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이 새겨져 있다.
1985년 개관한 우리나라 유일의 등대박물관도 자리하고 있다. 등대박물관에서는 각종 항로 표지 등과 항만청 초창기부터의 역사적인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영일만ㆍ울릉도ㆍ독도지형 및 항로표지와 선박모형이 전시된 수상전시관과 무인등대, 부표, 송신장비 등이 서 있는 야외 전시장은 아이들의 체험 학습공간으로도 좋다.
바닷바람으로 전기를 내는 풍력발전기도 등대박물관 너머에서 바삐 움직인다. 타워높이 40m, 길이 47m, 날개 3개를 갖춘 풍력발전기는 회전속도 분당 28.5회로 하루 130가구에 공급 가능한 660kW의 전기를 생산한다.
◇ 포항의 맛, 과메기와 물회=겨울 찬바람이 불면 입안에 감도는 그리움이 있다. 동장군의 기세에 꽁꽁 얼었다가 녹기를 반복하면서 안고 있던 수분을 내뱉고 구수함을 품는 과메기의 쫀득쫀득함.
매서운 해풍을 견디며 동해의 겨울을 고스란히 담은 포항 구룡포 과메기는 겨울 별미 중 별미다. 여느 때보다 힘겨운 겨울나기에 소주 한 잔 기울이며 한 점 집어먹기에도 최고의 안주다.
해미곶에서 20여 분 거리에 출출할 배를 달래줄 구룡포가 자리하고 있다. 눈발 흩날리는 겨울이면 구룡포에는 사람들의 손길, 발길이 분주하게 이어진다. 구룡포 해수욕장을 끼고 도는 해안도로를 따라 늘어선 과메기 덕장에는 아낙들의 손길이 분주하고, 겨울바다의 정취를 만끽하며 과메기를 맛보려는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두툼한 미역과 다시마, 김, 깻잎, 상추 등에 돌돌 말아서 먹는 과메기, 제 고장에서 맛보는 과메기라 그런지 왠지 더 바다내음이 그윽한 것 같다.
물회도 과메기 고장 포항을 대표하는 음식. 하이얀 배의 사각거림 속에 입안에 감겨드는 물회의 시원함은 겨울과 잘 어울린다. 포항 여행의 마무리는 따뜻한 밥 한 공기에 매콤한 고추장을 쓱싹 비벼먹는 물회 비빔밥이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