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노동자들을 보살펴왔던 ‘광주외국인노동자건강센터(소장 이용빈·이하 외노건강센터)’가 재정난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호남지역 유일의 외국인 무료 진료소로 지난 2005년 6월 광주 광산구 우산동에 문을 연 외노건강센터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해마다 진료인원이 2∼3배 이상 늘어왔다.
특히 방문 환자들이 늘면서 외노건강센터는 진료소 기능을 넘어서 외국인들의 만남의 장으로 활용돼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불황으로 후원의 손길이 점차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가장 큰 후원단체의 지원이 만료돼 내년 살림이 막막한 실정이다.
하루 평균 52명 진료 … ‘만남의 장’ 역할도
3일 외노건강센터에 따르면 올해 745만원을 지원해 전체 후원액수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했던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이 3년째가 되는 2008년 만료됨에 따라 대체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외노건강센터는 올해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광주시(600만원), 광산구청(320만원)으로부터 1천665만원을 지원받아 세 기관에 전체 후원액수(2천480만원)의 70%를 의존하고 있지만, 2009년 지원이 확정된 곳은 광주시 한 곳 뿐이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원 대상의 자립을 목표로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해주고 있고, 광산구는 올해 처음으로 지원을 했으나, 내년 예산 심의 전까지는 지원이 불투명한 상태다.
매주 일요일 오후(2∼6시) 무료 진료활동을 펼치고 있는 외노건강센터는 일일평균 11개국의 외국인 노동자 52명이 진료를 받아 2008년 현재 2천316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진료소를 찾았다.
지난 2005년 6월 개소해 1년간 872명이 치료를 받았던 것과 비교해보면 3년여 만에 진료인원이 3배 가까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진료인원은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후원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의학·한의학·치과분야에서 의사 50명과 간호사, 학생 등 의료봉사자의 도움으로 인건비가 나가지는 않지만, 올해 약품구입비만 1천100만원이 들어갔고, 건물 임대료 440만원, 공공요금과 사무실유지비 220만원 등을 합치면 살림이 빠듯한 상황이다.
여기에 기관의 지원금은 의료비에만 한정돼 있는 경우가 많아 임대료 등은 센터 가족들이 십시일반 모아 내고 있다.
장기적으로 외노건강센터의 경영 자립을 위해서는 개인 후원자가 많아야 하지만 올해 개인 및 단체 후원금은 815만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진료소장과 기독병원, 외국인노동자센터, 가정의학과의사회, 누가회, 건강한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등 센터와 관련된 기관에 집중돼 있다.
지원 줄어 운영 어려워 … ‘인터넷 후원’ 가능
외노건강센터도 재정난 해소를 위해 인터넷 개인 후원자(cafe.daum.net/gjcenter050626)를 모집하는 등 각종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후원의 손길은 더디기만 하다.
이승남 외노건강센터 총무는 “재정난이 심화되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던 약제를 처방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처럼 외국인 노동자들이 손쉽게 의료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외노건강센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진료 및 후원문의 062-954-2292

/안현주기자 a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