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들이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8일 오후 서울 조계사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제3회 이주노동자 영화제 개막식에서 만난 미누<사진> 집행위원장은 “유명한 감독도 유명한 배우도 없지만 감동과 열정 때문에 더욱 빛나는 영화제”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집회나 사건·사고로 접하는 이주노동자 이야기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만나는 이주노동자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했던 영화제가 올해로 3년째”라며 “예산이 부족해 개최 장소를 섭외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등 애로사항이 많지만 자원활동가들의 열정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제에 대해 그는 “지난 1, 2회 때 보다 많은 작품이 출품돼 상영작을 선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며 “작품성과 완성도가 높은 영화도 많아져 갈수록 작품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제 슬로건을 ‘넌 어느 별에서 왔니?’로 내걸었던 것도 국적과 피부색, 언어와 문화를 넘어 모두 같은 별, 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 동시대인이라는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이주노동자는 피부색과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격과 개성이 없는 ‘그림자 인간’으로 비유 될 때가 많았다”며 “이제는 이주노동자들도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주도적으로 활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영화제를 통해 많은 사람이 함께 영화를 보며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각별하게 관심을 가져줄 것도 당부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는 ‘그림자 인간’, ‘나비의 노래’, ‘이주의 시선’ 등 8개 섹션으로 나눠 모두 11개국 30여 편의 영화가 오는 9월 15일까지 서울, 포천, 부천, 안산 등에서 상영된다. 영화 관람은 모두 무료이며, 자세한 프로그램 및 일정은 이주노동자 영화제 홈페이지(www.mwff.or.kr)에 있다. 문의 02-6366-0621.
/이은미기자 em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