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본격적인 국제결혼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90년 통일교에서 주선한 국제결혼을 통해 619명의 외국인 여성이 입국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후 1995년부터는 중국 동포 여성들이 한국의 농촌총각과 결혼을 통해 물밀듯이 들어오면서 국제결혼 여성이 1만 명대를 넘어섰고, 2000년 이후에는 동남아 등지에서 여성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 이주여성들이 인권침해와 언어소통문제, 문화적 차이, 가정폭력, 빈곤 등으로 한국사회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다.
정부와 언론이 국제결혼 이주여성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부터다. 이주여성인권센터는 당시 국제결혼 이주여성을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열었고, 이를 통해 이주여성들의 인권문제와 어려운 생활상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해에 여성부는 로또기금을 활용, 가정폭력 이주여성을 위한 쉼터 2곳을 개설했으며 국무총리 조정실에서도 이주여성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시민단체와의 간담회를 시작했다.
국제결혼 이주여성을 위한 정부의 사업은 지난 2004년 당시 태평양화학이 이주여성을 위해 2억 원씩 5년 동안 10억 원의 기금을 여성부에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본격화됐다. 이 기금을 갖고 여성부는 2005년 한국이주여성센터에 용역을 주어 ‘국제결혼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육과 모성보호 지원사업’을 전국 6개 지역에서 실시했다. 이 사업을 계기로 국제결혼의 실태와 이주여성의 한국사회 적응문제가 언론을 타고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게 됐다. 2005년에는 보건복지부가 국제결혼 이주여성 실태조사를 했으며, 이를 근거로 여성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정부 정책이 본격화했다. 이후 참여정부는 2006년 4월26일 제 74회 국정과제회의를 개최, ‘여성결혼이민자 가족 및 혼혈인, 이주자의 사회통합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전남도에서는 지난 2002년 ‘전남도 내 외국인주부 한국문화 적응교육’을 필두로, 국제결혼 이주가정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후 국제결혼 가정 부부공동체 훈련, 이주여성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워크숍 등을 실시했으며, 지난 2005년 9월엔 전남도 내 22개 시·군의 모든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외국인 주부가정 가족 복지실태조사’를 통해 이주여성 복지정책의 근거를 마련했다.
/홍행기기자 redplan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