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한글교육 국가·지자체 나서야
2007년 05월 13일(일) 19:06 가가
이주여성가족 온누리안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광주에서는 뜻깊은 워크숍이 열렸다.
이날 오전 호남대학교 세미나실에서 ’다문화가정의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방안 모색’이란 주제로 열린 워크숍에서는 일본·필리핀·베트남 등지에서 시집온 이주 여성 36명과 (사)21C 여성발전위원회 등 관계단체 종사자들이 모여 이주여성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가장 시급한 대책이 무엇인지를 논의했다. 이주 여성들이 털어놓은 고민은 다양했지만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어 언어장벽으로 인한 갈등이 가장 크다고 토로했다. 워크숍은 산발적이고 비 체계적으로 진행되고있는 이주여성상대 한국어 교육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워크숍 발언내용을 간추린다.
▲유미꼬(일본)=한국에 와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산지 14년이 됐는데 한국어와 문화에 대한 기초 공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기회가 없었다. 다행히 애들은 시부모님이 계셔서 한국말을 잘하지만 대부분의 후배 이민자 가정들은 단일가정이라 아이들 언어 교육에 어려움이 있다. 서로 도와주고 각각의 언어를 가르쳐주는 등 인종 국적을 떠난 이민자 여성들의 협력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종남 로마노 신부=미국 같은 다문화 사회에서 이미 겪은 갈등과 문제들이 우리 사회에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이민자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로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국제 결혼 이혼건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비율에서 0.1∼0.2%밖에 되지 않는다. 언어와 문화·사고 방식의 차이 속에서 이민자 가정의 이혼이 있지만 부정적인 면이 부풀려서 부각되고 있는 면도 있다.
▲이매화(중국)=2년 전에 왔을 땐 한국말도 못하고 친구들도 없어서 외롭기도 하고 어려웠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오해를 사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작년부터 여성발전센터에 다니면서 한국어와 요리도 배우고 많은 걸 배웠다. 이민자 여성에 대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가지 가정 문제에서부터 공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칭찬을 해주어 힘을 얻게 되는 것 같다. 이민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커리큘럼 등이 많이 개발되야 한다.
▲하루미(일본)= 한국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다른 이주여성들이 느꼈을 외로움과 언어적 차이로 힘들었고, 고부간의 갈등을 겪기도 했다. 문화적 차이가 가장 힘들었는데, 일본의 문화에 익숙해 예의를 차린다고 했던 행동이 오히려 문제가 되고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하는 등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8년간의 한국생활을 하면서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지만, 일본과의 역사적인 마찰 때문에 곤란함을 겪을 때가 많고 괜히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이숙희 여성경제인협회 광주지회 부회장= 이주 여성 몇 명을 직원으로 두고 있는데 직장 내에서도 문화적·정서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점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 제기와 이슈화로 활발한 논의를 하는 게 중요하며 이주 여성에 대한 법률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안젤리타 발데스 (필리핀)= 한국에 온 지 8년이 됐지만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한국말이 여전히 서툴다.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하는 게 가장 망막하고 힘들다. 언제가 내가 한국말을 이해 못 하자 아이가 "엄마 그것도 몰라"라고 말했을 때 속상하고 눈물도 났다. 아이한테 그런 얘기 듣지 않도록 공부를 열심히 하자고 다짐을 하긴 했지만 언어를 배울 기회가 없어서 힘들었다. 아직까지는 아이가 내 선생님이다.
▲찰티김칸(베트남)= 1년 7개월 됐는데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서 집에서 시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지만 대화도 어렵고 시어머니도 답답해 하신다.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렵다.
▲김딘(베트남)=시어머니와 시동생을 모시고 사는데 시집오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가정형편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일을 해보려고도 했는데 한국말을 못해서 취직하기도 어렵다. 집에서 TV보는 게 내 하루 일과다.
▲조즐리드라도 드레라(필리핀)= 나와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서 기쁘다. 12년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과 같이 영어학원을 하면서 경제적인 활동도 하고 있지만 그만큼 한국말이 늘지 않아서 걱정이다. 아이와 영어회화로 대화를 하고 있지만 이주여성으로 살면서 아무래도 남편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것 같다.
▲김신희 광주 YWCA 국장= 이주 여성 관련한 사업을 하는 단체들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정책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게 가장 절실하다. 산발적인 한국어 교육을 체계화 하기위해 국가와 자치단체가 돈을 들여 개입해야 한다. 한국 남성들이 외국 신부를 맞이할 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다음 이주 여성을 맞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한다.
이주 여성들도 정확한 현실에 대한 언급과 교육으로 장밋빛 인생에 대한 착오와 실수가 없고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결혼 상담소의 지정 등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소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정리=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이날 오전 호남대학교 세미나실에서 ’다문화가정의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방안 모색’이란 주제로 열린 워크숍에서는 일본·필리핀·베트남 등지에서 시집온 이주 여성 36명과 (사)21C 여성발전위원회 등 관계단체 종사자들이 모여 이주여성들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가장 시급한 대책이 무엇인지를 논의했다. 이주 여성들이 털어놓은 고민은 다양했지만 한국어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어 언어장벽으로 인한 갈등이 가장 크다고 토로했다. 워크숍은 산발적이고 비 체계적으로 진행되고있는 이주여성상대 한국어 교육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워크숍 발언내용을 간추린다.
▲유미꼬(일본)=한국에 와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산지 14년이 됐는데 한국어와 문화에 대한 기초 공부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기회가 없었다. 다행히 애들은 시부모님이 계셔서 한국말을 잘하지만 대부분의 후배 이민자 가정들은 단일가정이라 아이들 언어 교육에 어려움이 있다. 서로 도와주고 각각의 언어를 가르쳐주는 등 인종 국적을 떠난 이민자 여성들의 협력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종남 로마노 신부=미국 같은 다문화 사회에서 이미 겪은 갈등과 문제들이 우리 사회에도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이민자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로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국제 결혼 이혼건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비율에서 0.1∼0.2%밖에 되지 않는다. 언어와 문화·사고 방식의 차이 속에서 이민자 가정의 이혼이 있지만 부정적인 면이 부풀려서 부각되고 있는 면도 있다.
▲이매화(중국)=2년 전에 왔을 땐 한국말도 못하고 친구들도 없어서 외롭기도 하고 어려웠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오해를 사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작년부터 여성발전센터에 다니면서 한국어와 요리도 배우고 많은 걸 배웠다. 이민자 여성에 대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가지 가정 문제에서부터 공부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주고 칭찬을 해주어 힘을 얻게 되는 것 같다. 이민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커리큘럼 등이 많이 개발되야 한다.
▲하루미(일본)= 한국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 다른 이주여성들이 느꼈을 외로움과 언어적 차이로 힘들었고, 고부간의 갈등을 겪기도 했다. 문화적 차이가 가장 힘들었는데, 일본의 문화에 익숙해 예의를 차린다고 했던 행동이 오히려 문제가 되고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하는 등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8년간의 한국생활을 하면서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지만, 일본과의 역사적인 마찰 때문에 곤란함을 겪을 때가 많고 괜히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이숙희 여성경제인협회 광주지회 부회장= 이주 여성 몇 명을 직원으로 두고 있는데 직장 내에서도 문화적·정서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점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 제기와 이슈화로 활발한 논의를 하는 게 중요하며 이주 여성에 대한 법률서비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안젤리타 발데스 (필리핀)= 한국에 온 지 8년이 됐지만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한국말이 여전히 서툴다.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하는 게 가장 망막하고 힘들다. 언제가 내가 한국말을 이해 못 하자 아이가 "엄마 그것도 몰라"라고 말했을 때 속상하고 눈물도 났다. 아이한테 그런 얘기 듣지 않도록 공부를 열심히 하자고 다짐을 하긴 했지만 언어를 배울 기회가 없어서 힘들었다. 아직까지는 아이가 내 선생님이다.
▲찰티김칸(베트남)= 1년 7개월 됐는데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서 집에서 시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지만 대화도 어렵고 시어머니도 답답해 하신다.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고 있지만 어렵다.
▲김딘(베트남)=시어머니와 시동생을 모시고 사는데 시집오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가정형편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일을 해보려고도 했는데 한국말을 못해서 취직하기도 어렵다. 집에서 TV보는 게 내 하루 일과다.
▲조즐리드라도 드레라(필리핀)= 나와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서 기쁘다. 12년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과 같이 영어학원을 하면서 경제적인 활동도 하고 있지만 그만큼 한국말이 늘지 않아서 걱정이다. 아이와 영어회화로 대화를 하고 있지만 이주여성으로 살면서 아무래도 남편의 도움이 가장 필요한 것 같다.
▲김신희 광주 YWCA 국장= 이주 여성 관련한 사업을 하는 단체들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해서 정책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게 가장 절실하다. 산발적인 한국어 교육을 체계화 하기위해 국가와 자치단체가 돈을 들여 개입해야 한다. 한국 남성들이 외국 신부를 맞이할 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일정한 교육을 이수한 다음 이주 여성을 맞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한다.
이주 여성들도 정확한 현실에 대한 언급과 교육으로 장밋빛 인생에 대한 착오와 실수가 없고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그리고 결혼 상담소의 지정 등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소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정리=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