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혼정보회사 거짓말 농사짓고 매일 힘들어요

-남편을 만나게 된 계기는.
▲베트남에서 아는 언니가.(소개했어요). (언니에게) 외국인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결혼정보)회사 통해서 (결혼)했어요.
-결혼 전 한국에 대한 정보가 있었나요.
▲한국 연속극 좋아요(좋아했어요). 날마다 동생이랑 한국 연속극 봤어요. 엄마, 아빠는 화냈어도 봤어요. 김남주는 눈이 예쁘고, 멋쟁이.
-연속극으로 볼 때랑 한국 직접 오니깐 느낌이.
▲이상해요. 한국이 TV보다 안좋은 것 있어요.(많아요).
-결혼회사에서는 신랑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했나요.
▲결혼 전에 (신랑이) 회사 다니고, 농사 안한다고.(안짓는다고). 잘 산다고 했어요. 근데 한국 와서(보니) 안 그래요. 농사짓고, 항상 힘들어요.
-회사에서 잘못된 정보를 준 건가요.
▲예. 거짓말.(이죠). (남편) 통역한 사람도 무조건 다 좋게만.(말했어요). 그 때는 한국말 몰랐으니까. 통역사람 미워요. 다시 만나면…. 근데 못만나니까.(웃음).
-결혼회사에 소속된 통역인가요.
▲예. 베트남 결혼회사 사람들. 좋게만 말해요. 한국 연속극에 나온 게 다 맞다. 멋쟁이 나라, 잘사는 나라….
-한국에서 가장 힘들 때는.
▲처음 한국 와서 진짜 무서웠어요. 한국말 못하고, 음식도 틀리고, 두 나라(가) 다 틀려요. 산 많고 무서워요. 친구들도 없고. 지금은 (남편이) 친구 못 만나게 하고, 잘 안해줄 때… 많이.(힘들어요).
-남편과 부부싸움이 잦은 편인가요.
▲맨날 싸워요. 말 안 통하니깐. 몇 번은 (신랑이) 때렸어요. 어떤 때는 (신랑이) 때리고, ‘너 나가라. 너 가라’고 말해요. 친구들도 (때리는 신랑이) 있어요.
-남편과 싸우고 나서는 어떻게 하나요.
▲그냥 많이 울어요. 집에서 울어요. 마음 아프니까 또 울고.(오래 흐느낌)
-남편이 무서운가요.
▲욕해요. ‘네 이 년’ 욕해요. 욕하면 무섭고 기분 나빠요. 결혼해서 (신랑이) 돈 안주고, 일 안주고, 맘대로 못하게 하고. 많이 힘들어요.
-돈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시부모님과 같이 사니깐 농사지으면 돈 나와요. 근데 부모님이 다 가져요.
-시부모님께 매일 용돈을 타서 쓰는 건가요.
▲돈 필요하면 ‘어머니 용돈 주세요, 돈 주세요’ 그랬어요. (아기)우유값 주고, 친구 만나면 이천원 줘요. 차비만. 신랑은 돈 없으니까 안줘요.
-혹시 이혼하고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있나요.
▲아니요. 그런 생각없어요. 힘들지만 애기 있으니깐 잘 살아야죠. 나중에 애기(가) 크면 ‘엄마 고마워요’(라고) 생각해요.(생각할 거예요)

#2
남편 술마시면 도망가요

-남편을 어떻게 만났지요?
▲(친구가) 결혼회사 소개했어요. 친구도 한국사람과 (국제결혼)했어요.
-남편과 결혼을 결심한 계기는.
▲한국사람, 멋있고 좋아요. (결혼정보)회사 사람들 거짓말로 ‘신랑 잘 산다’고 말해요. 다 좋다고.
-결혼회사에서 신랑에 대해 뭐라고 설명했나요.
▲잘살고, 200만원 넘게 나와요.(벌어요). 시내에서 살고, 농사 안짓고. 거짓말.(이죠).
-결혼회사 말이 거짓말이었어요?
▲예. 나쁜사람.
-어떤 말이 거짓말이었어요.
▲(신랑) 잘 못살고, 농사해요.(지어요.) 농사일 힘들어요.
-베트남에서 농사지을 때보다 힘들어요?
▲베트남에선 (농사)일 안했어요.
-한국에 와 보니까 (결혼회사 말이)거짓말 이었잖아요,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지금 힘들어요. (결혼)회사 사람들 거짓말에 (속아서) 한국 와서 힘들어요. 베트남 가고 싶어요.
-혹시 친구나 친척이 한국 사람이랑 결혼한다고 하면 뭐라고 할 거예요?
▲반대해요, 친구나 친척이면, 한국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 힘들다(고).
-국제결혼을 권유한 친구를 만나면 어떻게 할거에요?
▲어디 있는지 몰라요. 지금 만나면 친구 아니다.
-결혼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혼자 심심하니까, 집에. 또 형님 농사일 (돕는 게) 힘들어요.
-농사일 도와주면 형님이 돈을 주나요.
▲‘너 일 거들어라, 다 끝나면 줄께’. 근데 끝나면 돈 안줘요. 가끔 배만 좀 주고(웃음).
-남편은 돈을 잘 주나요. 돈이 필요할 땐 어떻게 하세요.
▲신랑은 돈 안줘요. 처음에 공부(하러) 갈 때만 4천원.(줬어요). 근데 동네 사람들이 가끔 (일자리를) 소개시켜(줘)요. 주로 사장님들 밭에서 배 따고.
-남편이 술 많이 마셔요? 혹시 술 주정도 하나요.
▲이틀에 한 번 (술) 먹어요. 욕 있어도 몰라요. 한국말이니까. 때리면 그냥 도망가요.
-신랑이 술 먹으면 도망가요?
▲예. 무서우니까. 농 속에 가만히.(있어요). 도망가면 안 때렸어요.
-결혼생활이 힘들 땐 누구랑 고민 상담해요?
▲혼자 많이 울었어요. 베트남 가고 싶어요.(싶었어요.)
-지금도 베트남으로 돌아가거나 이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나요.
▲(지금은) 그냥 살아요. 미래 생각 없어요. 지금 힘들어하고 베트남 가면 엄마, 아빠 마음이 아파요. 더 아파요. 안돼요. 그러니까 한국에(서) 참고 살아요. 엄마, 아빠 아파서 수술도 했고. 힘들어요…(울음)
/정리=최경호기자 choice@kwangju.co.kr

**베트남 출신 신부 1,137명 69%가 정보업체 통해 결혼

광주·전남지역은 국제결혼 과정에서 타 지역보다 결혼정보업체의 역할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업체를 통한 결혼 비중이 가장 높은 베트남 출신 여성들의 결혼 건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전남으로 시집온 외국인 신부는 모두 2천225명에 달한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1천1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793명) ▲필리핀(98명) ▲몽골(62명) ▲일본(41명) ▲태국 (21명) 등의 순이었다. 베트남 출신의 경우 1년 전인 2005년(542명)보다 두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정보업체를 통한 국제결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베트남 출신 여성들은 중개업소를 통한 국제 결혼이 69.2%에 달했다.
또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가운데 남편이나 한국에 대한 정보가 일치했다는 응답은 41%에 그쳐 전체 평균(70%)를 크게 밑돌았다. 상당수 정보업체들이 한국의 생활수준을 과대포장하거나 남편들에 대한 경제적 능력 등을 부풀리면서 ‘부실결혼’을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최경호기자 cho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