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타이츠를 입고 고글을 쓰고, 빙판위를 달리다 넘어질 듯 빙판을 스치며 코너를 도는 스피드 스케이팅. 한 겨울 저수지나 광주천 인근에서 비료포대를 이용하거나 나무로 다리를 만들고 굵은 철사를 덧대어 즐기던 얼음지치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지난 21일 광주 서구 풍암동 실내빙상장. 120m 트랙을 쏜살같이 돌며 스피드와 코너웍을 즐기는 이들의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하다. 바람처럼 얼음 위를 미끄러져 가는 이들도 있지만 걷다가 얼음 지치기를 반복하는 초보자, 아이들의 부축을 받으며 한발 한발 떼다 엉덩방아를 찧는 어머니, 기차놀이를 즐기는 초등학생, 연인의 손을 잡고 사랑을 속삭이는 커플의 웃음소리가 새하얀 빙판에 맑게 울려 퍼진다. 한켠에선 유치원생부터 초등생들이 왼발이나 오른발에 중심을 잡으며 스케이트를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허리를 더 숙이고, 한쪽 다리로 밀어야지.” 강사들의 호통소리에 아이들은 금새 주눅이 들지만 서 있기도 힘들었던 얼음위를 미끄러져 가는 자신의 모습이 대견스러운지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최근 스케이트가 남녀노소, 계절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레저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광주 실내 빙상장의 경우 지난 2003년부터 매년 스케이트 인구가 10%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스케이트는 스케이트 날과 얼음 사이의 마찰력을 최소화하면서 얼음 위를 지치는 운동이다.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 위를 지치면 마찰과 압력에 의해 발생한 열로 인해 얼음이 녹는데 이 때의 물이 윤할유 역할을 해 활주를 하게 된다. 스케이팅을 할 때 빠른 속력을 얻기 위해서는 상체를 앞으로 숙여 바람의 저항을 줄여야 하며, 신체의 중심을 앞쪽으로 실어 가속도를 높여야 한다. 스케이트는 비교적 간단한 장비로 개인의 체력과 운동 기능에 따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근래 들어 인공 실내 스케이트장이 활성화되어 계절에 관계 없이 많은 이들이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스피드 감각, 조정력, 평형성, 각근력 등을 길러주고 피겨 스케이팅은 미적 표현 능력 및 리듬 감각 등을 길러준다. 또한 추위를 이길 수 있는 내한력과 인내심을 키울 수 있고 호흡기 계통의 기능을 향상시키며 적극적인 건강생활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스케이트의 운동효과로 인해 최근 광주 실내빙상장에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의 강습이 늘고 있다. 중·고생들의 체험학습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조규주(41) 광주실내빙상장 관리장은 “스케이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다리의 힘을 길러주고 균형감각을 키워주기 때문에 최근 유치원생부터 초등생들의 수강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젊은 연인들이나 중·장년층 등 동호인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스케이트는 다른 운동과 달리 다리 힘을 키우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데다 무엇보다 배우기가 쉽고,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박용호(61·광주시 서구 화정동)씨는 “유치원 다니는 손주 강습을 지켜보다 스케이트를 배우게 됐는데 배우기를 잘했다”며 “다리 힘도 좋아지고, 삶에 새로운 활력이 된데다 손주와 함께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광주실내빙상장 개장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연중 무휴로 매월 둘째 주 목요일 하루만 휴관한다. 입장료 어린이 5천500원, 청소년 6천원, 어른 6천500원(대화료 포함)이다. 3명의 내부강사와 3명의 외부강사가 있으며 수강료는 격일(주중) 어린이 6만원, 청소년 6만5천원, 성인 7만원이며 주말 어린이 3만8천원, 청소년 4만3천원, 성인 4만9천원. (문의)062-600-6781.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 /사진=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