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호주전 ‘충격의 패배’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를 맞았다.

이강철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B조 1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3개의 피홈런과 황당한 태그아웃을 남기며 7-8 재연전패를 당했다.

‘3승 1패’ 전략으로 8강을 노렸던 한국은 초호화 멤버를 앞세운 일본(10일 오후 7시), 체코(12일 오후 12시), 중국(13일 오후 7시)과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 다음 무대로 향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에 몰렸다.

한국이 조 2위 안에 들지 못하면 2013년 제3회 대회와 2017년 제4회 대회 그리고 6년 만에 재개된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운명을 맞게 된다.

사이드암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운 한국은 4회 먼저 실점을 기록했다.

고영표가 사사구 2개를 더해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아웃카운트와 점수를 바꾼 고영표는 이후 로비 퍼킨스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대량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팀 케넬리에게 중월 솔로포를 허용하면서 0-2가 됐다. 하지만 한국에도 ‘한방’이 있었다.

5회말 김현수의 볼넷에 이어 박건우의 좌전안타가 나오면서 마침내 한국의 방망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1사 1·2루에서 최정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양의지가 승부를 뒤집는 역전 스리런을 날린 뒤 그라운드를 돌았다.

양의지는 1볼 1스트라이크에서 대니얼 맥그라스의 3구째 129㎞짜리 체인지업을 도쿄돔 좌측 펜스 밖으로 보냈다.

한국은 분위기를 살려 6회말 이정후의 좌전안타와 박병호의 2루타로 4-2를 만들었다.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7회초 고영표-원태인-정철원-소형준에 이어 1사 2·3루에서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랐다.

김원중이 삼진으로 2사를 만들었지만 로비 글렌디닝에게 역전 스리런을 허용했다. 8회초에는 양현종이 난타를 당했다. 1사에서 출격한 양현종이 내야 안타, 2루타에 이어 홈런까지 맞으면서 점수는 4-8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8회말 호주가 사사구 6개로 흔들린 사이 7-8까지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9회말 에드먼이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했지만 김하성과 이정후가 범타로 물러났다. 2사에서 도루를 시도한 에드먼이 2루에서 아웃되면서 한국은 1점 차 패배를 기록했다.

1점의 승부였던 만큼 7회말 나온 강백호의 아웃은 두고 두고 아쉬운 장면이 됐다.

7회말 1사에서 강백호가 대타로 나와 한화에서 활약한 워릭 소폴드를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만들었다. 벤치의 환호성은 이내 아쉬운 탄식으로 바뀌었다. 2루에서 세리머니를 하던 강백호의 발이 베이스에서 떨어졌고, 그 틈을 노려 상대가 태그를 하면서 아웃 판정이 내려진 것이다.

강백호의 아웃 뒤 후속타자 양의지의 좌전안타가 이어졌던 만큼 더 아쉬운 아웃이 됐다.

호주전 충격의 패배를 기록한 한국은 부담 많은 상황에서 B조 최강 일본을 만난다.

노련한 김광현이 한국 선발로 나서 ‘빅리그’에서 85승을 기록한 다루빗슈 유를 상대로 ‘운명의 한일전’을 펼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