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도시란 공동체가 살아있는 도시다] 소통위한 ‘공유 공간’ 채워져야
2022년 05월 11일(수) 01:00 가가
주민과 사회적 관계 활발할수록
‘살기 좋은 마을’ ‘좋은 도시’
골목길은 소통공간이자 놀이터
빠른 산업화로 주거형태 변화
아파트, 편리불구 공동체성 없어
광장·산책로 커뮤니티 공간 등
‘살기 좋은 마을’ ‘좋은 도시’
골목길은 소통공간이자 놀이터
빠른 산업화로 주거형태 변화
아파트, 편리불구 공동체성 없어
광장·산책로 커뮤니티 공간 등
사람이 혼자서 살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내 삶을 누릴 때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웃이나 주민들과의 사회적 관계가 활발하고, 그렇게 살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이 만들어진 도시를 우리는 “살기 좋은 마을” “좋은 도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도시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통해 역동적인 활동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이웃이나 주민들과 사회적 관계가 활발할수록 보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이며, 문화나 환경 면에서도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공동체라고 하면 마을을 떠올리게 된다. 틀린 말도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공동체는 물리적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회 또는 집단을 말하는 것이다. 마을을 먼저 떠올리는 것은 마을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발달했고 활성화되었으며, 그것은 걸어 다닐 수 있는 근린 범위에서 사람들 간의 관계가 더욱 빈번할 수밖에 없고, 공동체적 의식도 쉽게 공유되기 때문이다.
이웃들과 접한 골목길은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주민들의 소통 공간이었으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이러한 공간을 통해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과 문화가 형성되고, 공동체 의식 덕분에 내 삶과 내 마을이 더 안전하고 행복하다고 믿었다.
그런데 우리는 지난날 빠른 산업화로 사람과 자본이 도시로 모여들자 그 과정에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는 기회의 공간으로 도시를 인식하였고 개발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도시개발은 공동주택이라는 아파트를 탄생시켰고 , 아파트의 주거 형태는 개인의 사생활이 보호되고 범죄로부터 안전하며 더욱 편리한 우리 가족만의 보금자리로서 그리고 투자 상품으로서 안성맞춤이었다. 그래서 아파트단지는 공동체성이 없는 마을이 아닌 마을이 되었으며 도시공간의 주류가 되었다.
집과 직장을 오가는 도시민의 삶과 아파트의 주거환경은 기존의 마을에서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살았던 공동체를 약화시켰다. 이웃과 소통하고 지역사회와 사회적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여유보다는 개인이나 가족 중심으로 삶이 펼쳐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삶 속에서 공동체라는 의식은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 초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만 사는 집이 증가하고, 또한 혼자 사는 1인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지 않으면 점점 고독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다행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람들 간의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그 관계망의 공간도 보다 넓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웃과의 대면적 관계는 무시할 수 없다. 더군다나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여가까지 늘면서 이웃, 친구, 가족과 함께 동네를 걷는 등 가벼운 산책이나 교류 등이 일상적인 생활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동네의 많은 카페가 이웃과 주민이 만나고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이 되었다.
◇도시에서 마을공동체의 바람이 분다
이런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것인지 10여년 전부터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마을공동체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자발적인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작한 이후 공동체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통적인 마을의 형태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단지가 세워진 도시에서도 사람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삶은 모두가 꿈꾸는 더불어 사는 즐거움과 행복인 것 같다.
이웃과 마을주민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의 신뢰와 소통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의 이익과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존중하고 내가 사는 마을과 주민을 위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공동체적 덕성이 필요한 것이다. 즉, 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재능과 자원을 서로 나누고 공유하며, 연대하고 협력하는 삶이 더 좋은 마을과 도시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이웃과 소통 및 신뢰의 부재로 또는 생각과 문화의 차이로 다양한 갈등도 있다. 따라서 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토론과 합의를 끌어내는 민주적 시민의식과 협치와 자치 그리고 이웃의 차이를 존중하는 사회적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려는 많은 마을에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민조직과 주민들이 참여하는 주민협의체를 조직하고 있다. 이런 협의체를 통해 민주적 협치와 주민자치에 대한 학습과 다양한 노력을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들은 공동체의 필요성과 공동체 덕성을 인식하게 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심지어 공동체 활동가로 변신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공동체성 반영된 물리적 공간·환경 필요
그런데 이처럼 공동체문화가 생활 속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웃과 주민들 간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지만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마을과 도시공간의 형성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소통과 관계를 매개해주는 요소가 다양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마을에서 골목길, 광장, 마을회관이 그러했던 것처럼 도시의 아파트단지나 단독주택지역에 주민들이 만나고 소통하면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유 공간들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마을 현장에 가보면 이를 담아낼 수 있는 도시환경이나 커뮤니티시설들은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많은 도시와 마을에서 주민들은 함께 살아가는 공간과 환경을 가꾸어가는 공동체 활동들이 많다. 주민들이 모여서 우리 마을에 어떤 자원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그 자원들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 주민 스스로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함께 토론하고 결정하는 주민총회가 마을 축제와 함께 마을마다 열리고 있다.
주민들이 소통하고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골목길이나 마을 도로에 벽화나 가로 화단 그리고 산책로와 보행로, 주차 공간 등을 조성하여 걷고 싶은 거리로 가꾸기도 한다. 또한 마을공원과 마을의 역사 문화적 공간을 마을의 랜드마크로 꾸미기도 하고, 심지어 미래사회 중요한 의제인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행동까지도 실천하는 등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신규 아파트단지에는 이웃과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조성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주민들과 소통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카페를 비롯하여 다양한 커뮤니티시설과 과거 골목길처럼 단지 내에 광장과 산책로 등이 중요 시설로 도입되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에서도 공동체 활성화를 중요한 가치로 두고, 우리 동네 살리기와 같은 사업들을 주민들과 함께 펼쳐가고 있다. 기존의 도시재개발에서 벗어나 지역의 역사적 흔적과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살리면서 마을의 정체성과 매력을 발현하고, 주민들이 소통하면서 사는 살기 좋은 마을과 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이 보편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마을은 아이들의 배움터이며 놀이터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돌봄과 교육에서도 공동체성이 나타나고 있다. 옛말에 “온 마을이 나서 한 아이를 키운다는 말”이 있듯이 마을마다 아이들을 키우고 돌보는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입시교육이 중심인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은 온종일 학교와 학원에 머물러 있지만 아이를 키우고 교육한다는 것은 일상적인 삶 속에서, 도시와 마을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그 영향 또한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마을은 학교 안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의 배움터이자 놀이터다. 놀이를 통해서 소통을 배우고, 마을의 다양한 시설과 자원과 주민들의 재능이 우리 아이들의 경험과 진로와 창의적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다양한 또래와 이웃과 소통하면서 공감과 협력의 능력을 키운다. 이는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보다 나은 시민 또는 공동체 일원으로 성장케 할 것이다. 미래에 살아갈 아이들에게는 이런 능력은 더욱 중시되고 사회도 이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와 주민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가 협력하여 마을 안에서 즐겁고 건강하게 크고 자라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고민해야 한다. 학교는 여전히 생활공동체의 중심 공간이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보다 더 소통하고 개방하며 마을과 학교가 연계되어 아이들에게 즐겁고 다양한 배움터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공동체는 내 삶이 외롭지 않고 서로 기대며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문화적 토양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소통, 공유, 협력이라는 사회적 관계가 내가 사는 마을과 도시 안에서 활성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마을과 도시의 물리적 환경에서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규모의 도시건설도 중요하지만 삶과 직결되고 사람들 간의 소통과 교류를 생각하는 사람 중심의 도시와 마을 심지어 아파트단지가 되었으면 한다. 이제 사람들은 생활문화, 생활 자치, 생활경제 등 내 생활에 관심이 커지고 있고, 생활공동체로서 마을이라는 근린 생활공간과 도시를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은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이웃과 소통하고 동행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공유 공간들이 마을과 도시에 채워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웃, 주민, 사람들 간의 소통과 연대와 협력이 갈수록 중시되는 시대에 커뮤니티라는 공동체의 가치가 마을을 넘어 도시 전체로 확장되었으면 한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부터 공동체적 문화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개성과 특성을 지닌 마을과 마을이 연결되어 도시가 개성 있는 마을들의 모자이크로 보였으면 한다. 결국 이런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 매력 있는 도시, 사람 사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행정, 시민, 전문가 모두가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자.
김재철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아시아문화전당재단 이사
전 광주시 참여혁신단장
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
도시는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통해 역동적인 활동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이웃이나 주민들과 사회적 관계가 활발할수록 보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이며, 문화나 환경 면에서도 매력적인 도시가 될 것이다.
이웃들과 접한 골목길은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주민들의 소통 공간이었으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이러한 공간을 통해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과 문화가 형성되고, 공동체 의식 덕분에 내 삶과 내 마을이 더 안전하고 행복하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제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 초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만 사는 집이 증가하고, 또한 혼자 사는 1인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지 않으면 점점 고독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다행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람들 간의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그 관계망의 공간도 보다 넓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웃과의 대면적 관계는 무시할 수 없다. 더군다나 일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여가까지 늘면서 이웃, 친구, 가족과 함께 동네를 걷는 등 가벼운 산책이나 교류 등이 일상적인 생활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동네의 많은 카페가 이웃과 주민이 만나고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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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공감과 협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배움의 공동체다. |
이런 시대적 상황을 반영한 것인지 10여년 전부터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마을공동체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처음에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자발적인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작한 이후 공동체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전통적인 마을의 형태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단지가 세워진 도시에서도 사람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삶은 모두가 꿈꾸는 더불어 사는 즐거움과 행복인 것 같다.
이웃과 마을주민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의 신뢰와 소통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개인의 이익과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을 존중하고 내가 사는 마을과 주민을 위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공동체적 덕성이 필요한 것이다. 즉, 개인이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재능과 자원을 서로 나누고 공유하며, 연대하고 협력하는 삶이 더 좋은 마을과 도시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이웃과 소통 및 신뢰의 부재로 또는 생각과 문화의 차이로 다양한 갈등도 있다. 따라서 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토론과 합의를 끌어내는 민주적 시민의식과 협치와 자치 그리고 이웃의 차이를 존중하는 사회적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려는 많은 마을에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주민조직과 주민들이 참여하는 주민협의체를 조직하고 있다. 이런 협의체를 통해 민주적 협치와 주민자치에 대한 학습과 다양한 노력을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주민들은 공동체의 필요성과 공동체 덕성을 인식하게 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심지어 공동체 활동가로 변신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공동체성 반영된 물리적 공간·환경 필요
그런데 이처럼 공동체문화가 생활 속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이웃과 주민들 간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지만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내는 마을과 도시공간의 형성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주민들의 소통과 관계를 매개해주는 요소가 다양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마을에서 골목길, 광장, 마을회관이 그러했던 것처럼 도시의 아파트단지나 단독주택지역에 주민들이 만나고 소통하면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유 공간들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마을 현장에 가보면 이를 담아낼 수 있는 도시환경이나 커뮤니티시설들은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많은 도시와 마을에서 주민들은 함께 살아가는 공간과 환경을 가꾸어가는 공동체 활동들이 많다. 주민들이 모여서 우리 마을에 어떤 자원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그 자원들을 어떻게 가꿀 것인지 주민 스스로 마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함께 토론하고 결정하는 주민총회가 마을 축제와 함께 마을마다 열리고 있다.
주민들이 소통하고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골목길이나 마을 도로에 벽화나 가로 화단 그리고 산책로와 보행로, 주차 공간 등을 조성하여 걷고 싶은 거리로 가꾸기도 한다. 또한 마을공원과 마을의 역사 문화적 공간을 마을의 랜드마크로 꾸미기도 하고, 심지어 미래사회 중요한 의제인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행동까지도 실천하는 등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신규 아파트단지에는 이웃과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조성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주민들과 소통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카페를 비롯하여 다양한 커뮤니티시설과 과거 골목길처럼 단지 내에 광장과 산책로 등이 중요 시설로 도입되고 있다.
또한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에서도 공동체 활성화를 중요한 가치로 두고, 우리 동네 살리기와 같은 사업들을 주민들과 함께 펼쳐가고 있다. 기존의 도시재개발에서 벗어나 지역의 역사적 흔적과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살리면서 마을의 정체성과 매력을 발현하고, 주민들이 소통하면서 사는 살기 좋은 마을과 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이 보편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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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광장은 소통과 문화공간이다. 광주 발산마을 광장에 모인 사람들. |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돌봄과 교육에서도 공동체성이 나타나고 있다. 옛말에 “온 마을이 나서 한 아이를 키운다는 말”이 있듯이 마을마다 아이들을 키우고 돌보는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입시교육이 중심인 우리 사회에서 아이들은 온종일 학교와 학원에 머물러 있지만 아이를 키우고 교육한다는 것은 일상적인 삶 속에서, 도시와 마을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그 영향 또한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마을은 학교 안에서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의 배움터이자 놀이터다. 놀이를 통해서 소통을 배우고, 마을의 다양한 시설과 자원과 주민들의 재능이 우리 아이들의 경험과 진로와 창의적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하고, 다양한 또래와 이웃과 소통하면서 공감과 협력의 능력을 키운다. 이는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보다 나은 시민 또는 공동체 일원으로 성장케 할 것이다. 미래에 살아갈 아이들에게는 이런 능력은 더욱 중시되고 사회도 이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와 주민 그리고 교사와 학부모가 협력하여 마을 안에서 즐겁고 건강하게 크고 자라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고민해야 한다. 학교는 여전히 생활공동체의 중심 공간이다. 학교와 지역사회가 보다 더 소통하고 개방하며 마을과 학교가 연계되어 아이들에게 즐겁고 다양한 배움터가 되어야 한다.
이처럼 공동체는 내 삶이 외롭지 않고 서로 기대며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문화적 토양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소통, 공유, 협력이라는 사회적 관계가 내가 사는 마을과 도시 안에서 활성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마을과 도시의 물리적 환경에서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규모의 도시건설도 중요하지만 삶과 직결되고 사람들 간의 소통과 교류를 생각하는 사람 중심의 도시와 마을 심지어 아파트단지가 되었으면 한다. 이제 사람들은 생활문화, 생활 자치, 생활경제 등 내 생활에 관심이 커지고 있고, 생활공동체로서 마을이라는 근린 생활공간과 도시를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은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이웃과 소통하고 동행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공유 공간들이 마을과 도시에 채워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웃, 주민, 사람들 간의 소통과 연대와 협력이 갈수록 중시되는 시대에 커뮤니티라는 공동체의 가치가 마을을 넘어 도시 전체로 확장되었으면 한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부터 공동체적 문화가 활성화되고, 다양한 개성과 특성을 지닌 마을과 마을이 연결되어 도시가 개성 있는 마을들의 모자이크로 보였으면 한다. 결국 이런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 매력 있는 도시, 사람 사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행정, 시민, 전문가 모두가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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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광주전남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아시아문화전당재단 이사
전 광주시 참여혁신단장
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