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을 테마로 다양한 작업을 해온 김자이 작가는 최근 신작 제작을 위해 지인들에게 광주 호랑가시나무 언덕을 찍은 사진을 보내달라는 부탁을 했다. 수선화, 벚꽃 등 아름다운 꽃이 피는 3~5월 무렵 ‘봄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다. 김지현씨와 공동 진행하는 이번 작품은 호랑가시나무 언덕에서 마주치는 ‘봄의 찰나’를 통해 2030년 어느 날에도 우리가 봄꽃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기획이다. 기후위기의 상황 속에서 우리가 살아갈 날들은 어떻게 변화될까 상상해보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두 사람의 작품은 오는 28일부터 8월4일까지 호랑가시나무 글라스 폴리곤에서 열리는 ‘치유의 시간’전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전시는 강동아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환경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요즘이다. 조선대 시각문화큐레이터 전공 과정을 마치고 전남대 대학원에서 미술이론을 공부중인 강 씨 역시 예전과 달리 환경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고, 자신이 기획하는 첫번째 전시는 ‘환경’을 주제로 진행하고 싶었다. 마침 광주문화재단의 청년예술인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마음에 품었던 기획들을 펼칠 수 있었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라는 말이 익숙해질 정도로 요즘 환경문제가 심각하죠. 작가들과 작업을 통해 환경 문제를 다루되, 단순히 경각심을 주는 데서 벗어나 각자의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유연한 전시를 기획하고 싶었어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비추어보며 자연스럽게 삶을 사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강 씨는 이번 전시를 위해 강지수·오기리·김은경 작가 등 모두 5명(팀)을 초청했다.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하는 김은경 작가는 감정을 갖고 있는 무기물의 이야기를 다룬 ‘A and B’를 전시하며 강지수 작가는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공간인 어머니의 자궁을 소재로 한 회화 작품 ‘순환사회-우리들의 성소’를 준비중이다. 또 오기리 작가는 흙과 나무로 된 판넬, 친화경 접착제를 활용한 ‘땅의 에너지’를 선보인다.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언덕의 풍경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는 글라스폴리곤은 기획전 주제와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코로나 터널을 지나며, 또 전시를 기획하며 강 씨 역시 지금까지의 생활습관을 돌아보는 등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많은 사람들처럼 저 역시 환경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느끼지 않았어요. 최근에는 나부터 사소한 변화를 시도해보자는 생각을 해요. 전시장에서도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려 합니다. 또 텀블러 지참하기, 배달시 일회용품 줄이기, 일주일에 한번 비건(Vegan식단 활용하기 등 일상 속에서 작은 실천을 해보려합니다.”

강 씨는 자연 속에 자리한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환경문제에 대해 ‘작은 관심’을 갖게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