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행복’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본 것이다. 국가를 비롯해 지방 분권으로 권한을 위임받은 지방 정부는 국민 행복 증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헌법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성장 지상주의로 파생된 양극화, 불평등, 저출산, 기후 변화 등 수많은 사회적 문제들이 산적한 지금이 행복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시기다. 포기, 좌절, 우울, 절망, 빈곤, 분노 등 부정적 요소들이 일상에 팽배하기 때문이다.

자치 행정은 시민이 일상에서 행복을 성취할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 지속 가능한 성장, 인간 존엄성 보장, 내일에 대한 희망 등을 제공해야 한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 같은 보편적 토대 위에 공감 가능하고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정책을 펼치는 것이 행복 사회를 만드는 지방 정부의 역할이다.

필자는 ‘행복 광산’을 위한 주춧돌로 민선 7기 취임 직후부터 안전 광산 프로젝트, 기업 주치의 센터 설립, 영구 임대 아파트 ‘늘 행복’ 프로젝트, 부서간 협업 프로젝트 등을 추진했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2020년부터 본격적인 행복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행복 광산’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관념적 행복을 실제적 정책으로 구체화하기 위한 청사진을 공개하고, 광산구 1600여 공직자들이 구민의 행복과 안녕 증진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한 자리였다. 이를 위해 지난 1년간 조직, 예산, 법률 등을 마련하며 행복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조직 개편을 통해 전국 최초로 신설될 과 단위 행복 전담 부서는 새해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 행복 정책관은 부서간 협업을 토대로 광산구 행복 사업을 총괄하며, 42만 광산구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을 현실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행복 도시 1번지’ 광산을 만들기 위한 로드맵은 1단계 ‘행복 정책 제도 마련 및 분위기 조성’, 2단계 ‘시민 행복도 조사 및 행복 광산’, 3단계 ‘행복 정책 거버넌스 구축’, 4단계 ‘행복 정책 성과 모니터링’, 5단계 ‘대한민국 행복 도시 1번지 광산 브랜드 정착’ 순으로 추진된다.

추상적, 주관적인 ‘행복’을 계량화하여 측정하고, 정책의 심사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행복 지표를 개발 중이다. 사람, 공동체, 환경 분야 78개 항목에 달하는 지표를 통해 매년 시민 행복도를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지역과 계층 맞춤형 정책을 제시할 방침이다.

행복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역할과 한계가 모호하고, 지방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요구와 기대가 있을 수 있다. 매년 조사하는 시민 행복도 측정도 선출직 자치단체장 입장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하지만 행복한 개인이 모이면 공동체가 행복해지고 사회가 행복해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행복 정책에 매진해 볼 생각이다. 개인이 행복해지면 배려와 포용, 희망, 균형 등 긍정적 요소가 확산될 것이라고 믿는다.

행복은 바이러스처럼 전파된다. 행복 광산 비전 선포식에 강연자로 나선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22차례 방문한 덴마크의 행복 기반이 “내가 행복하려면 우리가 행복해야 한다”는 철학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내 삶이 행복한 광산구’를 만들기 위한 행복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돼 어제보다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