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광주시와 전남도가 계속 불협화음을 내며 삐걱대 왔다. 시장과 지사가 만났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전과 광주시도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다. 광주는 한전과 한전공대를 전남에 양보하거나 빼앗기고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팽배한 것 같다. 실제 광주의 인사들을 만나면 ‘한전이 광주를 위해 한 것이 뭔가?’하고 서운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광주는 혁신도시의 간접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전은 해마다 김대중센터에서 빅스포(BIXPO) 행사를 개최하고, 지역 인재 채용을 늘리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11월 6일 광주·전남이 전국 최초의 에너지산업 융복합 단지로 지정되고, 핵심 코어 지구에 남구의 도시첨단 국가산단과 에너지밸리 지방산단이 포함되어 앞으로 에너지 특화 기업의 유치가 용이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불균형 해소는 시대의 화두이기도 하다. ‘지역과 상생 발전’이라는 취지에 따라 광주의 불만도 해소해야 한다.

첫째, 현재 조성 중인 에너지밸리 산단에 한전 ‘종합교육 연수시설’의 신설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종합교육 연수시설 신설 시 투자비 1500억 원, 생산 효과 5000억 원, 8000명의 고용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각종 세미나, 워크숍, 교육 등에 매년 2만 명 이상이 참석해 연간 2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남구의 농산물을 위 시설에 납품할 수 있으므로, 농산물 시장도 활성화될 것이다. 한전 KPS도 본사 인근에 그럴싸한 교육원을 짓지 않았는가?

둘째,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1조 2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로서 미래를 좌우할 최첨단 기술 집합체다. 최소 10만 명 이상의 고용 효과, 5조 원 전후의 경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지방자치단체 간의 경쟁이 시작됐다. 광주·전남이 원팀이 되어 노력해야 한다. 한전공대와 연계하여 유치 전략을 펼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셋째, 한전공대를 비롯, 연구기관, 관련 기업 등이 집적 효과를 발휘하려면 장기적으로 ‘전력연구원’의 이전도 검토되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국가 균형 발전의 취지에도 부합할 것이다. 전력연구원이 이전해 온다면 투자비 3000억 원, 생산 효과 1조 3000억 원, 고용 2만 5000명의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넷째, ‘한전 배구단’의 문제다. 배구단 유치에 대한 광주 체육인들의 열망은 생각보다 강렬하다. 그런데 남자 배구단의 연고지 유치는 수원과의 경쟁, 수도권에 근거지를 둔 배구 선수들의 성향 등을 보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차라리 여자 배구단의 창단을 검토해볼 필요도 있다.

마지막으로 광주와 혁신도시를 잇는 ‘광역 철도망’을 연결해야 한다. 현재 건설 중인 지하철 2호선은 백운광장에서 효천역까지만 지선으로 계획되어 있다. 이를 광역 철도화하여 남구 대촌을 지나 혁신도시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이게 완공되면 혁신도시의 공공기관 임직원이나 주민들의 광주 접근성이 용이해져, 동구의 아시아 문화전당은 물론 남구 일대의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훨씬 늘어날 것이다.

나주나 전남도가 광역 철도 건설로 혁신도시의 경제력이 광주로 흡수당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단견일 수밖에 없다. 광주와 교통이 편리해지면 자연히 사람들은 혁신도시로 들어와 살게 된다. 마치 성남의 분당, 판교와 화성의 동탄이 그러듯이. 그러나 만약 지금처럼 교통이 불편하고 혁신도시에 갇혀 살아야 한다면 혁신도시 인구가 늘어날 리 없다.

결국 광역 철도망이 건설되면 광주와 혁신도시가 서로 상생 발전할 것이고, 이는 ‘소통의 도로’가 되어 혁신도시를 둘러싼 광주와 전남도의 갈등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이상 살펴본 사안들은 단 하나도 쉬운 것이 없다. 그러나 명분이 있다면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광주와 전남, 한전은 더 이상 근시안적 이기주의를 버리고 서로 상생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