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한 시대 학자 유향은 ‘수적성천(水積成川) 즉교룡생언(則蛟龍生焉), 토적성산(土積成山) 즉예장생언(則豫樟生焉)’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물이 모여 천을 이루어야 교룡이 살 수 있고, 흙이 쌓여 산이 이루어져야 좋은 재목이 자랄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 농사에 기반을 뒀던 빛고을 광주는 현재 호남권의 주도(主都)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산업화와 세계화의 과정 속에서 타 지역보다는 열악한 생태계를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행히 북구 오룡동 일원에는 지역민의 요구와 균형 발전의 취지에 맞게 1998년에 첨단과학 국가산업단지 1단계 공사가, 2012년에는 제2단계 공사가 마무리되었다. 그 결과 1000여 개 기업과 20여 개 지원 기관이 입주하여 1983년에 준공된 본촌 산업단지와 함께 광주의 경제 심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산업단지 조성 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입주 기업들이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 세계 경제 위기 등 많은 위험 요인 속에 처해 있다. 그런 와중에도 지역 경제를 위해 오롯이 버텨 주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거기에 근로자들의 땀방울로 맺어진 소금꽃 속에 성장해 온 산업단지는 점차 노후화되면서 도로가 패여 첨단 부품은 운송 과정에 불량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인도에는 잡초가 무성하며 근로자들의 휴식 공간도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우리 구는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생겨나고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민선 7기 구정 방침을 바탕으로 지난해 7월 24일 북구경제종합지원센터를 첨단 1지구와 본촌 산단의 가운데 위치한 첨단 2지구에 개소했다. 개소 1년이 지난 지금, 이 센터는 기업인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경청하고 근로자 정주 여건의 불편함을 직접 체험하며 다양한 성과를 하나씩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1년여 간 국·시비 50억 원을 확보하여, 첨단 산단 미세 먼지 차단숲 조성, 완충 녹지 활용 산책로 및 주차장 조성 등 산업단지 기반 시설 정비 사업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노후화된 본촌 산단은 지난 6월, 485억 원 규모의 지식산업센터 건립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산업통상자원부 환경개선펀드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한 신산업 업종 중소기업의 자체 기술력 향상을 위해 ‘4차 산업 융합 미니 클러스터’를 운영하는 한편 GIST, 광주 R&D특구, 광주테크노파크 등 15개 지원 기관과의 산학연관 교류협력 업무 협약을 맺어 북구만의 특성화된 다양한 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다.

처음 센터 개소 후 멀찍이 떨어져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칠 것으로 여기는 시선도 있었을 것이며, 기업들도 이제껏 그랬듯이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센터에서 500여 회가 넘는 기업체 방문과 300여 건의 민원을 현장에서 듣고 신속히 처리하면서 인식은 달라지고 있다. 기업체뿐만 아니라 산단에 입주한 지원 기관 또한 응원과 공동 협력 사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더하고 있다.

기업은 경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원 기관은 기업에게 R&D를 지원하며, 북구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삼박자가 이제 맞춰져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구는 토적성산의 뜻을 가슴에 담고 ‘기업 성장 지원단’ ‘작업 환경 개선 사업’ ‘해외 시장 개척단’ 등 새로운 흙을 묵묵히 쌓아 가고 있다. 앞으로 이 모든 노력들이 조금씩 쌓여 큰 산을 이루게 되고, 근로자들의 소금꽃과 함께 ‘더불어 잘사는 행복 북구’로 귀결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