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에 태어난 다운(1·가명)군은 광주시 광산구 한 모텔에서 부모와 살고 있다. 다운군의 아버지는 홀로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을 유지했다. 어린 시절부터 혼자 생활해온 다운군의 어머니도 아르바이트를 통해 근근이 살아갔지만 보증때문에 살던 집까지 잃게됐다.

다운군의 부모는 힘든 시기에 만나 서로 의지하게 됐고 일정한 주거지가 없던 이들은 매일 숙박비를 내고 모텔에서 신혼생활을 하던 중 다운군이 태어났다. 다운군은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던 부모의 바람과 달리 예상치 못한 발작증세로 병원에 가야 했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할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다행히 구청의 도움으로 긴급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에게 모텔은 유일한 생활터전이다. 다운군 부모의 소원은 아들과 함께 안전하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이 생기는 것이다.

주거빈곤아동과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을 돕기위해 광주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전남지역본부가 손을 잡았다.

21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올해 연말까지 광주·전남 저소득 주거빈곤 아동지원 캠페인 ‘집다운 집으로’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등은 캠페인을 통해 아동 주거권 증진을 위한 개도개선 촉구 서명 운동과 아동들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 마련을 위한 주거보증금 및 개보수비 지원 모금활동을 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2015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 10명 중 1명은 주거빈곤 아동이며, 100명 중 1명은 주택이 아닌 곳에서 살고 있다”면서 “주거빈곤 상태에 놓인 아동이 94만 4000여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위한 정책들은 추상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진다. 대부분 주거빈곤 아이들은 살 곳이 없어 원룸과 고시텔 쪽방 등을 전전하고 등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역별 상황과 주거빈곤 유형에 따라 아이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저 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1인당 사용 면적이 낮거나 부엌·화장실 등이 없는 집)등 도시형 빈곤이 많은 광주지역에는 개보수 보다는 임대료와 보증금을 지원한다.

노후된 주택과 컨테이너와 비닐하우스 등 비주택에서 거주하는 아이들이 많은 전남지역에는 아동이 불편해하는 공간을 일부 개보수해주거나 모금활동을 통해 주거신축비용을 마련할 계획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전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주거 빈곤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집을 고치거나 월세와 보증금 등 주거비를 지원하는 것이다”며 “농촌 주거 빈곤은 지자체가 나서 빈집을 사 리모델링해 지원하는 등 대안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영 기자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