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두고 큰 상을 받아 기쁩니다. 농촌 주민이 행복한 보금자리를 만드는 건축가가 되고 싶습니다.”

조선대학교 건축학과 안진선(여·25)씨가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한국농촌건축학회에서 공동 주최한 2019 제14회 한국농촌건축대전에서 대상(농식품부 장관상)을 차지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안씨는 고흥군 도덕면 가야리 마을 주민들의 일상 커뮤니티(공동체 ·지역사회)를 유도한 작품을 출품해 상을 받았다.

수상작 ‘가야에 가야하는 곳’은 주택 현관의 입구를 2개로 배치해 서로 주방을 공유하는 등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한 게 특징이다. ‘가야’는 청년보금자리 조성대상지인 고흥군 가야지구다. 그는 이 작품에서 농촌 특성을 감안해 1층에는 텃밭을, 2층에는 테라스 등을 계획해 다채로운 주거 공간도 마련했다. 지리적 여건을 고려해 도로 주변에 커뮤니티 센터를 세우고 도서관과 공동창고 등 소통공간을 만들었다.

여기에 주민이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경제활동을 할수 있도록 고려했다. 이 밸리는 오는 2022년까지 고흥군에 들어서게 될 세계적 첨단농업 융복합단지다.

안씨는 “하면 할수록 건축이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했다”며 “이번 수상으로 내가 그동안 헛 공부를 하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며 수상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컴퓨터 운용에 서툴러 건축 모형 패널을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며 “다행히 작품 의도가 잘 전달 된 덕분에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건축학도인 그는 도심 건축보다 농촌 주거단지 조성에 관심이 많았다. 때마침 이번 대전의 주제가 ‘청년 농촌보금자리 주거단지 조성사업’이어서 출품을 결심했다고 한다. 청년 농촌보금자리 조성사업은 귀농·귀촌 청년들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공공임대 주택단지를 조성해 안정적인 농촌정착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건축학과(5년제) 졸업을 앞두고 있는 그는 이번 대전을 준비하면서 졸업 작품도 연계해 준비했다.

안씨는 청년 농촌보금자리 조성사업의 대상지역인 상주 엄암지구, 괴산 선비지구, 서천비인지구, 고흥 가야지구 등 4곳 중 우리지역인 고흥군 가야지구를 선택했다. 이후 방학까지 반납하면서 발품을 팔고 해외 조사에도 땀을 흘렸다. 결국, 현장공부가 수상의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아무래도 주거를 인위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해외사례를 통해 커뮤니티 장·단점을 찾아봤고, 특히 국내에서는 강릉 오죽헌 등 한옥마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안씨는 “앞으로도 농촌의 주거 환경조성에 관심을 갖겠다”며 “농촌 사람들을 위해 고민하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건축 및 계획에 대한 학생 등의 참신한 아이디어 개발과 함께 농촌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농촌건축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