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남 진 첫 토크쇼] “어릴적 엘비스 따라했더니 부모님 ‘병원 가봐라’ 금수저라도 주어진길만 가선 안돼”
2019년 09월 26일(목) 04:50 가가
[인생 스토리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서 최초로 풀어 놓다]
학자 되길 바랐던 부모님 반대 꺾고 1964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
‘님과 함께’ 듣자마자 “이거다” 감 와...‘그대여 변치 마오’ ‘둥지’ 등 메가 히트
1960~70년대 각종 가수상 휩쓸어...급변하는 가요계, 매사 도전하는 마음
장윤정·송가인 등 있어 트로트 미래 든든...은퇴 후 고향 목포 내려와 살고 싶어
학자 되길 바랐던 부모님 반대 꺾고 1964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
‘님과 함께’ 듣자마자 “이거다” 감 와...‘그대여 변치 마오’ ‘둥지’ 등 메가 히트
1960~70년대 각종 가수상 휩쓸어...급변하는 가요계, 매사 도전하는 마음
장윤정·송가인 등 있어 트로트 미래 든든...은퇴 후 고향 목포 내려와 살고 싶어
‘제7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가 열린 지난 24일 오후 광주시 서구 옥과한우촌 3층 플로르 카페에서 ‘토크 콘서트’에 나선 가수 남진과 김여송 광주일보 사장, 원우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셀 수 없는 무대에 섰지만 제가 살아온 인생을 나누는 토크 콘서트 자리는 처음이네요. 리더스아카데미 구성원 여러분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기에 허심탄회한 얘기들을 나눠보려 합니다.”
지난 24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옥과한우촌 3층 플로르 카페에서 열린 ‘제7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가수 남진(75)은 강단에 선 이유로 서두를 뗐다. 7기 수강생이기도 한 그는 이날 칠십여 인생 처음으로 ‘토크 콘서트’에 나선다며 다소 흥분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밤에도 전북 행사 일정을 소화해야 했지만 차분한 어조로 수강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목포에서 나고 자란 남진은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뒤 1964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하고 이듬해 ‘울려고 내가 왔나’로 대중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영원한 오빠’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 등 애칭이 붙은 그는 ‘님과 함께’ ‘그대여 변치 마오’ ‘둥지’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살아있는 전설’에 대한 관심은 이날 질문으로 쏟아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7기 수강생 민채은(33·연기자)씨는 미리 질문을 받아 강연 때 전달했다.
최근 남진은 자신이 출연한 삼성자산운용 광고가 유튜브 누적 조회수 539만건을 돌파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남진은 ‘어떻게 가수를 하게 됐느냐’라는 질문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가정사를 꺼냈다.
“어릴 적 엘비스 프레슬리 따라하는 저를 보고 아버지가 ‘병원에 가보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음악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가정교사를 두 명 둘 정도로 부모님의 학구열은 높았지만 제 음악에 대한 열정은 접지 못하셨어요. ‘금수저’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수저라도 주어진 길만 가서는 안됩니다.”
남진은 1970년대 소풍 오락시간 단골이었던 ‘개다리춤’을 유행시킨 ‘님과 함께’의 탄생 배경도 소개했다.
“방송과 공연 그리고 연애로 한창 바빴던 20대 때 받았던 곡이 ‘님과 함께’입니다. 당시 작곡가인 박태준씨가 몇 달 동안 찾아와 곡을 건네도 신경을 쓸 수가 없었죠. 우연한 기회로 노래를 들으니 ‘딱 이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곡을 만나지 못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1960~1970년대 가수상을 휩쓸었던 남진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남진은 1966년 인기 작곡가 고(故) 박춘석을 만나 그의 999번째 곡인 ‘가슴 아프게’를 부른 뒤 승승장구했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는 1968년 베트남전에 참전해 3년의 공백을 가졌다.
“둥지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곡입니다. 느린 박자 일색이었던 당시 가요계에서 빠른 노래인 ‘둥지’는 지금의 힙합이나 EDM과 같이 충격적인 작품이었어요. ‘고통이 있어야 성공도 있는 법’이라고 도전 정신이 없었더라면 ‘둥지’는 세상과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서는 두 명의 가요계 스타 이름도 오르내렸다. ‘영원한 라이벌’ 나훈아와 ‘트로트 신성’ 송가인이다.
1970년대 가요계를 장악했던 남진과 나훈아는 서로 번갈아가며 가수왕상을 타곤 했다. 남진이 3년 연속 가수왕상을 받은 첫해인 1971년부터 나훈아와의 숙명은 시작됐다.
“당시 나훈아는 1년 동안 착실히 활동을 하며 가수왕상 입지를 다져가고 있었어요. 그에 비해 제 활동기간은 절반에도 못 미쳐서 대다수가 나훈아의 수상을 점치고 있었죠.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죠. 데뷔 초기부터 동고동락하며 지낸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저는 그해 가수왕을 거머쥘 수 있었어요.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는 ‘제 사람’들을 챙기며 은혜에 보답하고 있습니다.”
남진은 빠르게 변하는 가요계를 설명하면서 진도 출신 후배 송가인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남진과 송가인은 지난 달 함께 광주 무대에 오르는 등 남다른 선후배간의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송가인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히트곡 한 곡 없지만 송가인의 파급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트로트 가요계가 불황일 때 혜성처럼 등장한 장윤정과 송가인 등 후배가 있어 오늘도 든든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죠.”
데뷔 55주년을 맞은 남진은 “일흔 넘어 다리 떨며 노래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놓았다.
“제가 살아온 삶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순간을 포함해 하루하루가 보물 같습니다. 한동안은 ‘새빠지게’ 노래하고 춤추며 가요계의 명맥을 잇고 싶어요. 훗날에는 고향에 내려와 고흥에 짓고있는 기념관을 오가며 살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다음 달 1일 열리는 5주차 ‘리더스아카데미’는 롯데시네마 광주하남점에서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시네마 데이’로 진행된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지난 24일 오후 광주시 서구 치평동 옥과한우촌 3층 플로르 카페에서 열린 ‘제7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강사로 나선 가수 남진(75)은 강단에 선 이유로 서두를 뗐다. 7기 수강생이기도 한 그는 이날 칠십여 인생 처음으로 ‘토크 콘서트’에 나선다며 다소 흥분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밤에도 전북 행사 일정을 소화해야 했지만 차분한 어조로 수강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살아있는 전설’에 대한 관심은 이날 질문으로 쏟아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7기 수강생 민채은(33·연기자)씨는 미리 질문을 받아 강연 때 전달했다.
남진은 ‘어떻게 가수를 하게 됐느냐’라는 질문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가정사를 꺼냈다.
“어릴 적 엘비스 프레슬리 따라하는 저를 보고 아버지가 ‘병원에 가보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음악에 심취해 있었습니다. 학창시절 가정교사를 두 명 둘 정도로 부모님의 학구열은 높았지만 제 음악에 대한 열정은 접지 못하셨어요. ‘금수저’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수저라도 주어진 길만 가서는 안됩니다.”
“방송과 공연 그리고 연애로 한창 바빴던 20대 때 받았던 곡이 ‘님과 함께’입니다. 당시 작곡가인 박태준씨가 몇 달 동안 찾아와 곡을 건네도 신경을 쓸 수가 없었죠. 우연한 기회로 노래를 들으니 ‘딱 이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곡을 만나지 못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1960~1970년대 가수상을 휩쓸었던 남진에게도 ‘슬럼프’는 있었다.
남진은 1966년 인기 작곡가 고(故) 박춘석을 만나 그의 999번째 곡인 ‘가슴 아프게’를 부른 뒤 승승장구했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는 1968년 베트남전에 참전해 3년의 공백을 가졌다.
“둥지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곡입니다. 느린 박자 일색이었던 당시 가요계에서 빠른 노래인 ‘둥지’는 지금의 힙합이나 EDM과 같이 충격적인 작품이었어요. ‘고통이 있어야 성공도 있는 법’이라고 도전 정신이 없었더라면 ‘둥지’는 세상과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서는 두 명의 가요계 스타 이름도 오르내렸다. ‘영원한 라이벌’ 나훈아와 ‘트로트 신성’ 송가인이다.
1970년대 가요계를 장악했던 남진과 나훈아는 서로 번갈아가며 가수왕상을 타곤 했다. 남진이 3년 연속 가수왕상을 받은 첫해인 1971년부터 나훈아와의 숙명은 시작됐다.
“당시 나훈아는 1년 동안 착실히 활동을 하며 가수왕상 입지를 다져가고 있었어요. 그에 비해 제 활동기간은 절반에도 못 미쳐서 대다수가 나훈아의 수상을 점치고 있었죠. 하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죠. 데뷔 초기부터 동고동락하며 지낸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저는 그해 가수왕을 거머쥘 수 있었어요.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는 ‘제 사람’들을 챙기며 은혜에 보답하고 있습니다.”
남진은 빠르게 변하는 가요계를 설명하면서 진도 출신 후배 송가인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남진과 송가인은 지난 달 함께 광주 무대에 오르는 등 남다른 선후배간의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송가인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히트곡 한 곡 없지만 송가인의 파급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트로트 가요계가 불황일 때 혜성처럼 등장한 장윤정과 송가인 등 후배가 있어 오늘도 든든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죠.”
데뷔 55주년을 맞은 남진은 “일흔 넘어 다리 떨며 노래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놓았다.
“제가 살아온 삶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순간을 포함해 하루하루가 보물 같습니다. 한동안은 ‘새빠지게’ 노래하고 춤추며 가요계의 명맥을 잇고 싶어요. 훗날에는 고향에 내려와 고흥에 짓고있는 기념관을 오가며 살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다음 달 1일 열리는 5주차 ‘리더스아카데미’는 롯데시네마 광주하남점에서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시네마 데이’로 진행된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