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가 학사·행정 조직 규모 30% 감축 등을 중심으로 한 구조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2018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1단계 평가에서 우수대학(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해 2단계 평가를 받게된 상황에서 나온 긴급처방이다.

지역에서는 강도높은 구조개혁을 효율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개혁이 번번이 구호에 그쳐 조선대가 설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강동완 조선대 총장은 11일 대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개혁의 대원칙’과 대학 기본역량 2단계 평가서류 제출 상황 등을 설명했다. 교육부 등은 이를 토대로 이달말 현장 실사 등을 거쳐 오는 8월말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2단계 평가에서 최하위에 해당하는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분류되면 대학 정원 감축과 함께 재정지원이 전면 제한된다. 사실상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히게 된다.

조선대가 교수총회와 교무위원회회의를 거쳐 확정한 5개 구조개혁 대원칙은 ▲학문 및 행정단위 구조조정 ▲모집단위의 계열화 및 광역화 ▲기초학문단위 보호 ▲단과대 및 계열별 책임경영제 시행 ▲병원·치과병원 임상 교원 인건비 80% 부담(재정적자 해소 방안) 등이다.

조선대는 이를 토대로 조직규모를 30%를 줄이는 구조조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날 제출한 교육부 등에 제출한 대학 기본역량 2단계 평가서류에도 이런 대원칙이 포함됐다.

조선대 구성원들이 합의한 대원칙은 대학자치운영협의회, 교수평의회, 총학생회, 직원노조, 총동창회 등 핵심 단체들이 모두 합의한 것이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선대는 그동안 대학 구성원들의 내부 반발에 발목을 잡혀 개혁을 추진하지 못했다.

교육계에서는 조선대의 이번 개혁안에 구체적 실천 방안이 담기지는 않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교원 정년에 따른 자연감소를 제외하고는 구조조정의 핵심인 인력감축 계획은 없다. 기존 17개 학과 단과대학 85개 학과를 유사 전공별로 통합하면서도 교직원 등 인력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도 있다.

문제는 대학 기본역량 2단계 평가에서는 대학 운영의 건전성, 전공 및 교양 교육과정, 지역사회 협력·기여 등 3가지 항목을 평가한다는 데 있다. 이 가운데 핵심 사안은 재정운영의 건전성인데 조선대는 현행 인력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런 한계를 감안해 조선대 내부에서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2단계 평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최종 의결기구인 교무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조선대가 이번 ‘골든타임’까지 놓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조선대 적폐청산위원회는 “조선대 셀프개혁은 한계에 달했다”는 뼈아픈 진단을 하고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자율 개혁에 실패해 결국 외부적 충격에 의해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며 “뼈를 깎는 자성과 희생 없이 공동체의 운명을 기약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단순히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단계를 넘어 조선대의 미래 100년을 기약하는 성장동력을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동완 조선대 총장은 “대한민국 최초 민립대학으로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설립 이래 최대 규모 구조개혁을 추진해 조직을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