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1950년대에 비해 빗물 유출이 두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도심 속에 빗물 등을 흡수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하면 평균 기온을 낮추고 광주천 유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광주시는 “지난달 28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 시민포럼’을 통해 도출된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해 물순환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광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관해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민, 환경단체,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이형 공주대 교수는 ‘시민이 함께하는 물순환도시 구현’ 주제발표를 통해 전국 불투수 면적률을 공개했다. 불투수 면적률은 전체 도시 면적에서 지면이 콘크리트 포장 등으로 덮여 있어 빗물이 스며들 수 없는 지역의 비율이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광주의 불투수 면적률(27.02%)은 서울(54.37%)·부산(30.34%)에 이어 세번째로 높았다. 김 교수는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불투수 면적이 증가해 녹지 공간이 축소돼고 자연적인 물순환이 이뤄지지 않아 도시 열섬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빗물이 지하수로 흘러들어갈 수 있는 잔디블록, 자갈 등의 면적을 늘리고 옥상 정원, 인공습지을 갖춰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혁 한국환경공단 과장은 ‘저영향개발 국내 사례’를 통해 옥상녹화, 식물재배화분, 나무화분 여과상자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또한 지난해 7월부터 용역 중인 ‘광주광역시 물순환 관리 기본계획’ 발표(김상덕 ㈜이산 상무)에서는 광주 물순환 현황을 설명했다. 1950년대 광주에 내린 빗물은 대기 중으로 없어지는 ‘증발’이 34.8%, 지면에 흡수되는 ‘침투’가 38.5%, 하천 등으로 흘러들어가는 ‘유출’이 26.7%였다. 2018년 현재는 증발 23.7%, 침투 23.6%, 유출 52.7% 비율을 보이고 있다. 광주시는 장기적으로 각각 35%, 38%, 27%로 만든다는 목표다. 현재 광주 시가지의 불투수 면적률은 56.3%로, 환경부에 따르면 하천 수질은 ‘보통∼불량’, 생태 다양성은 ‘불량’ 판정이다. 시는 25%까지 낮출 계획이다.

시는 오는 5월 2차 시민포럼을 열고 이후에도 시민 참여유도를 위해 시범사업(상무지구)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 개최, 물순환 로고 공모전 등도 열 예정이다.

김석준 광주시 생태수질과장은 “가정에서는 빗물을 모아 쓸 수 있는 빗물저금통을 설치하거나 빗물을 머금었다가 주변 온도를 낮춰주는 옥상녹화조성 등을 해볼 수 있다”며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은 지속적 유지관리가 중요한 만큼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을 총 3단계로 나눠 추진한다. 지난해부터 ‘물순환 기본 조례’ 제정, 물순환위원회 구성, 관련 기관·부서와 협업팀 구성, 기본계획 수립 등 준비단계를 거쳐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는 2단계인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이후에는 시 전역에 물순환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쓴다는 계획이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