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를 비롯한 대한민국 전체가 구제역 방역에 구멍이 뚫렸다. 경기 김포에서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가 ‘O형’이 아닌 ‘A형’으로 밝혀지면서 백신을 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27일 경기 김포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육지부 유일의 청정지역 유지를 위해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어미돼지 10만1000마리에 대해 지난 30일까지 일제 접종을 마쳤고, 소·염소 58만2000마리에 대해서는 오는 7일 백신 접종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어미돼지를 제외한 100만마리의 돼지다. 백신이 없어 4월 중순께에야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돼지의 경우 그동안 구제역 바이러스가 O형만 검출됐다. 전남도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는 O형 백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O형이 아닌 A형으로 밝혀지면서 보유하고 있던 A형 백신 모두를 어미돼지에 접종했다. 나머지 돼지 100만마리에 접종할 A형 백신이 동이 난 셈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긴급하게 백신 수입에 나섰지만 4월 중순께에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확실한 구제역 예방법인 백신 접종이 늦어짐에 따라 소독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도는 2일까지였던 ‘소, 돼지, 염소 등 우제류 가축의 농장 간 이동금지’ 기간을 9일까지로 7일간 연장했다.

이번 조치는 구제역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14일,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1∼2주 소요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전남도는 설명했다.

다만, 전남지역 내 이동은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가축 이동을 바라는 농장주는 농장 소재 시군 가축방역관에게 이동승인신청서를 제출해 임상검사를 받아야 한다.

임상검사는 이동 예정 하루 전에 실시한 경우에만 인정된다. 이상이 없는 경우 이동승인서를 발급받고 제한적으로 이동이 허용된다.

4일에는 축산농가, 도축장 등 축산 관련 시설, 축산차량 등을 일제소독할 예정이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