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군부, 육해공 3軍 동원 광주 초토화 작전 펼쳤다”
2018년 02월 08일(목) 00:00 가가
공대지 미사일 장착 전투기 대기… 해군은 목포항만 봉쇄
진압작전 계획 작성때 ‘10만 명까지 피해’ 의견도 나와
자료 부족·군 관계자 비협조로 폭격설 등 최종결론 못내
진압작전 계획 작성때 ‘10만 명까지 피해’ 의견도 나와
자료 부족·군 관계자 비협조로 폭격설 등 최종결론 못내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진압작전은 육·해·공군이 동시에 참여한 3군 합동군사 작전이었다.
공수여단은 헬기를 동원해 광주 시민을 탄압했으며, 공군은 전투기에 폭탄을 장착했다. 해군은 해병대 1개 대대 병력을 투입 대기시켰으며, 목포에서는 해군 편대가 출동해 목포항을 봉쇄했다.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이건리·이하 특조위)는 7일 기자회견에서 “계엄사령부는 5·18 민주화운동 진압을 위해 육군·공군·해군(해병대) 등 3군 합동작전으로 펼쳤다는 사실을 사상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5·18 당시 공군은 수원 제10전투비행단 F-5 전투기들과 사천 제3훈련비행단 A-37 공격기들에 각각 MK82 폭탄을 ‘이례적’으로 장착한 채 대기시켰다. 다만, 전투기·공격기 폭탄장착 대기 목적이 광주를 폭격하려는 계획에 따른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공군 관계자의 비협조와 미국 자료 불충분으로 최종 결론을 유보했다.
이 위원장은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수원 제10전투비행단은 북한 전투기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통상 훈련이나 실제 상황에서 공대공(空對空) 미사일을 주로 쓴다”며 “공대지(空對地) 폭탄 장착은 북한 지상에 폭탄을 투하한다는 의미인데 전쟁이 임박한 상황이 아닌 이상 공대지를 장착했다는 것이 이례적이다”고 설명했다.
진압작전 계획이 작성될 때 ‘수백 명에서 10만 명까지 피해가 발생할 수 있겠다’는 의견이 제시된 사실과 광주에 거주하는 미국인 등 23명의 소개(疏開) 등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뤄 대규모 인명살상을 전제로 한 진압작전 계획이 검토된 것으로 보인다.
5·18 당시 존재했던 광주 폭격설의 진원은 당시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주둔했던 미 공군 관계자들로 확인됐지만 구체적 신원과 근거는 밝혀내지 못했다.
당시 윤자중 공군참모총장은 계엄군에 적극 동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소요사태 상황 전파’자료에는 윤 총장이 1980년 5월17일 계엄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 참석해 “광주 상황이 월남과 흡사해 우려된다”는 발언을 했다.
공군은 공수부대와 군수품을 광주로 수송했고 광주지역 항공사진을 촬영해 현지부대에 전달했다. 윤 총장은 작전임무수행 시 강조사항으로 5·18 기간에는 기존과 달리 광주기지에 입·출항하는 항공기는 광주시내 상공을 통과하도록 지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해군과 해병대의 5·18 당시 활동도 드러났다.
해병1사단은 1980년 5월18일 3연대 33대대 병력 448명에게 출동대기 명령을 내린 후 계엄군의 진압작전 변경으로 해병대 추가 투입 실효성이 떨어지자 4일 후인 5월22일 출동 해제했다.
또 특조위는 해군이 시위대의 해상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해군함정 309편대를 출동시켜 목포항만에서 해경과 합동으로 해상 봉쇄작전을 전개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계엄사령부가 작성한 ‘광주사태에 따른 사후조치사항’ 문건에는 ‘주모자 및 폭도 도주로 추적 정보 입수, 즉각 소탕태세 유지(공중기동타격)’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2군 계엄사령부 ‘계엄상황일지’에는 ‘1980년 5월22일 ‘소수의 폭도가 선박을 이용해 목포항을 경유한다는 정보에 따라 해군 309편대가 긴급출항, 항만에 경비 중’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기무사가 작성한 ‘사태수습 시 고려사항’의 ‘광주사태 폭도들의 탈주방지대책 긴요’ 문건에는 “탈출구를 찾는 폭도들이 해상으로 탈출, 북괴에 잠입동조하거나 서울지역 등지에서 잠입했던 불순분자나 주동분자들이 서울 등 타 도시로 개별 탈출·재집결해 제2의 광주사태를 야기할 것이 우려된다는 상황판단 하에 해군과 해경 합동 해상봉쇄작전으로 해상탈주를 방지하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위원장은 “과거에는 육군을 중심으로 조사했던 반면 이번 특조위는 3군 ‘합동작전’이 행해졌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다만, 자료 부족과 군 관계자 비협조로 중간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향후 만들어질 특별기구의 조사를 통해 광주 폭격설 등이 명확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설립된 특조위는 62만쪽의 자료를 수집·분석했고 광주에 출동했던 190개 대대급 이상 군부대 및 기관을 방문조사하는 한편 당시 군 관계자들과 목격자 등 총 120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공식 보고서는 3월말 발표할 예정이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
공수여단은 헬기를 동원해 광주 시민을 탄압했으며, 공군은 전투기에 폭탄을 장착했다. 해군은 해병대 1개 대대 병력을 투입 대기시켰으며, 목포에서는 해군 편대가 출동해 목포항을 봉쇄했다.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이건리·이하 특조위)는 7일 기자회견에서 “계엄사령부는 5·18 민주화운동 진압을 위해 육군·공군·해군(해병대) 등 3군 합동작전으로 펼쳤다는 사실을 사상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수원 제10전투비행단은 북한 전투기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통상 훈련이나 실제 상황에서 공대공(空對空) 미사일을 주로 쓴다”며 “공대지(空對地) 폭탄 장착은 북한 지상에 폭탄을 투하한다는 의미인데 전쟁이 임박한 상황이 아닌 이상 공대지를 장착했다는 것이 이례적이다”고 설명했다.
당시 윤자중 공군참모총장은 계엄군에 적극 동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소요사태 상황 전파’자료에는 윤 총장이 1980년 5월17일 계엄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한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 참석해 “광주 상황이 월남과 흡사해 우려된다”는 발언을 했다.
공군은 공수부대와 군수품을 광주로 수송했고 광주지역 항공사진을 촬영해 현지부대에 전달했다. 윤 총장은 작전임무수행 시 강조사항으로 5·18 기간에는 기존과 달리 광주기지에 입·출항하는 항공기는 광주시내 상공을 통과하도록 지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해군과 해병대의 5·18 당시 활동도 드러났다.
해병1사단은 1980년 5월18일 3연대 33대대 병력 448명에게 출동대기 명령을 내린 후 계엄군의 진압작전 변경으로 해병대 추가 투입 실효성이 떨어지자 4일 후인 5월22일 출동 해제했다.
또 특조위는 해군이 시위대의 해상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해군함정 309편대를 출동시켜 목포항만에서 해경과 합동으로 해상 봉쇄작전을 전개했던 사실을 확인했다.
계엄사령부가 작성한 ‘광주사태에 따른 사후조치사항’ 문건에는 ‘주모자 및 폭도 도주로 추적 정보 입수, 즉각 소탕태세 유지(공중기동타격)’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2군 계엄사령부 ‘계엄상황일지’에는 ‘1980년 5월22일 ‘소수의 폭도가 선박을 이용해 목포항을 경유한다는 정보에 따라 해군 309편대가 긴급출항, 항만에 경비 중’이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기무사가 작성한 ‘사태수습 시 고려사항’의 ‘광주사태 폭도들의 탈주방지대책 긴요’ 문건에는 “탈출구를 찾는 폭도들이 해상으로 탈출, 북괴에 잠입동조하거나 서울지역 등지에서 잠입했던 불순분자나 주동분자들이 서울 등 타 도시로 개별 탈출·재집결해 제2의 광주사태를 야기할 것이 우려된다는 상황판단 하에 해군과 해경 합동 해상봉쇄작전으로 해상탈주를 방지하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 위원장은 “과거에는 육군을 중심으로 조사했던 반면 이번 특조위는 3군 ‘합동작전’이 행해졌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며 “다만, 자료 부족과 군 관계자 비협조로 중간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향후 만들어질 특별기구의 조사를 통해 광주 폭격설 등이 명확하게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설립된 특조위는 62만쪽의 자료를 수집·분석했고 광주에 출동했던 190개 대대급 이상 군부대 및 기관을 방문조사하는 한편 당시 군 관계자들과 목격자 등 총 120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공식 보고서는 3월말 발표할 예정이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