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함께 음악을 하고 싶어 같은 학교, 같은 과에 진학한 청년들이 있다. 광주의 펑크악동, 인디밴드 투파이브를 소개한다.

투파이브는 권선제(베이스), 김은총(드럼), 박성수(기타)로 구성된 삼인조 인디밴드이다. 이들은 십년지기 친구로, 고등학교 때 만나 지금까지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3년도 군입대 전까지 다섯 명의 친구들이 모여 ‘매치포인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두 명이 탈퇴하고 지금은 세 명이 활동한다. 제대 후 다시 모였을 때, 이들의 나이는 스물다섯이었다. 투파이브라는 이름은 스물다섯의 패기를 잃지 말자는 뜻과, 함께 활동했던 두 명의 몫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는 기타 전공으로 음대에 진학할 생각이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간자율학습을 빼고, 실용음악학원에서 입시를 준비했죠. 그런데 1차 수시에 낙방하고, 바로 친구들이 말한 대학에 원서를 냈어요.”(박성수)

같은 학교에 진학하자고 제안한 것은 권선제 씨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 크라잉 넛의 기사를 읽었다. 함께 오래도록 활동하고 싶어서 멤버들이 동반입대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친구들에게 같은 대학에 가자고 설득했다. 결국 다섯 명의 친구들은 2011년 송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동반 입학했다. 입학 후에는 공부보다 밴드활동에 더 집중했다.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운암동에 세 명, 두 명씩 나누어 합숙했다. 남는 시간을 모두 연습에 쏟기 위해서였다.

그해 광주에서 2011청소년음악페스티벌이 열렸다. 큰 규모의 전국대회로 참가자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했다. 멤버들은 권씨가 열아홉 살에 만든 자작곡 ‘No!’를 가지고 창작곡 경연에 나갔다. 이들의 첫 번째 EP앨범 I Do Not Want To Listen Exactly 의 타이틀곡이었다. 처음에는 입상보다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그 진심이 통했을까. 2차, 3차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올라 그해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No!’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저의 심정을 표현한 곡이에요.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계속 음악을 하겠다고 했더니, 부모님과 친구들 모두 정신차리라고 하더군요. 음악은 취미로 하라면서요.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겠다는 의지를 담았어요.”(권선제)

이후, 각종 공연 및 락 페스티벌에서 섭외 연락이 왔다. 연주의 완성도를 높여가며 두 장의 EP앨범도 발표해 팬층을 넓혀갔다. 그러나 2013년 군입대 통지서가 날아오며 활동이 잠정 중단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군입대를 하고 다시 모일 날을 기다리던 중, 두 친구가 갑작스런 탈퇴를 결정한다. 직업군인이 되기로 한 것이다. 남은 친구들은 함께 계속 음악을 할 수 없음에 아쉬움이 컸다. 2015년 세 명의 친구는 팀 이름을 투파이브로 바꾸어 활동을 시작했다. 2016년에 EP앨범 ‘좋았다, 그날’을 발표했다. 앨범에는 총 다섯 곡이 수록되었다. 이 시대 청년들의 솔직한 감성을 담고 있다.

“타이틀 곡 ‘좋았다, 그 날’은 정해진 답 없이 세상을 살아가던 시절, 친구들과 함께여서 즐거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김은총)

세 사람은 팀 내에서 독보적 역할을 가지고 있다. 권선제씨는 투파이브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 믹싱한다. 독학으로 레코딩, 편집까지 공부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녹음실에 찾아가 직접 전문가에게 물어보며 실력을 키웠다. 박성수씨는 입시를 준비한 만큼 기본기가 탄탄하다. 밴드에서 기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인데, 박씨의 실력이 중심을 잡아준다. 김은총씨는 기타를 연주했지만, 드러머가 부재한 사정으로 드럼 연주를 시작했다. 음악적 센스를 가지고 있어 배우지 않아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드럼 연주를 선보인다.

투파이브 세 친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나 지금까지 약 십년의 세월을 지켜봐왔다. 그간 유치한 일로 자주 다투기도 했지만 지금은 가족처럼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사이가 되었다. 올해는 새로운 작업실을 꾸려 활동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그들은 평생 음악을 하며 살기로 약속했다. 나이가 들고, 가정을 꾸려도 팀을 깨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음악에서만큼은 평생 철이 들지 않는 악동으로 광주의 인디밴드에 새로운 역사를 쓰길 바라본다.



/글·사진=송재영 청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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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보관소 프로젝트 운영

-작가·필명 ‘타라재이’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