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발명가 김경희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자신을 발명가라고 소개하는 사람은.

내가 생각했을 때의 떠오르는 발명가는 장영실, 에디슨밖에 없는데 도대체 어떤 발명을 하길래 자신을 저렇게 당당하게 발명가라고 소개할 수 있을까?

김경희 숯진주 연구소 대표는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뛰어났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호기심이 많았다. 과학을 좋아했지만 다른 교과목에는 별다른 흥미가 없었다.

“고등학교 내신 성적은 6등급이었어요. 그런데도 아버지와 어머니는 저에게 공부하라며 다그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저의 장점을 눈여겨보셨죠.”

발명가가 되기까지는 부모님이 도움이 많았다. 부모는 딸의 장점을 보고 발명일지를 써보라고 권했다. 김경희 대표는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흘려보내지 않고 매일 아이디어 5개를 간추려 발명일지에 적었다. 지금까지 작성한 발명일지가 약 100권에 달한다.

그결과 특허받은 발명품은 숯진주, 오존 살균 신발장, 오존 살균 수족관 등 10개에 달하고 특허청에 등록한 특허는 28건(실용신안 포함)에 이른다고 한다. 모양을 바꾼 숯에 플라스틱을 섞은 플라스틱 숯 병마개로 전국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도 받았다. 발명가라고 말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현재는 많은 발명품 가운데 숯진주를 활용한 제품을 주력으로 삼고 숯진주연구소를 창업해 운영중이다. 숯진주는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내뿜고 항균과 해독작용을 하는 장점을 고스란히 지녔다.

“숯진주는 숯으로 만든 진주에요. 숯가루가 나오거나 부서지는 단점을 보완했죠. 손에 까맣게 묻지 않고, 숯가루도 떨어지지 않아요.”

현재 숯진주 연구소는 자가브랜드 ‘블리브’까지 만들었다. 블리브는 숯진주를 이용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브랜드다. 숯진주를 이용한 ‘블랙베리’, 1000번을 두드려야 하고 단 한 개도 똑같은 모양이 나올 수 없는 납작한 숯진주를 이용한 ‘블랙 올리브’를 판매중이다. 건강에도 좋고, 일단 너무 예쁘다. 또 모든 옷에 잘 어울려서 SNS에서 예쁜 인증사진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허에서 자가 브랜드까지, 성공하기 어렵다는 창업을 성공시키고 있는 김 대표의 비결은 다름 아닌 ‘발품팔이‘라고 한다.

“내가 뛰는 만큼 오는 것 같아요.”

모르는 게 있으면, 알고 싶은 게 있으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숯진주를 발명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가루가 떨어지지 않는 숯을 개발하기 위해선 숯 전문가가 돼야 했다. 그래서 숯 관련 전문서적을 탐독했더니, 고온의 가마에서 숯을 오래 구우면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길로 가마업체로 달려갔다. 30일 동안 1300℃에 이르는 고온의 가마에서 숯을 구웠다. 그랬더니 가루가 날리지 않는 숯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발품팔이를 통해 배운 것도, 얻은 것도 많은 김경희 대표는 오늘도 발품 팔이를 하러 간다.

청소년들이 체험하고, 발명품을 보고, 발명에 대한 꿈을 가지고, 발명일지도 써볼 수 있는 ‘숯진주 연구소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감기 걸린 몸을 이끌고 ‘자연사 박물관’으로 달려간다.

뒷모습을 보며 발품팔이 하다가 병을 얻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박물관을 만드는 게 꿈이었다며 미소가 가득 찬 얼굴로 말하던 모습을 떠올리니 안심이 됐다.

그리고 오늘부로 내 기억 속의 발명가는 세 명이 됐다. 장영실, 에디슨, 그리고 김경희.



/한정민 청년기자

6_30am@naver.com



-목포 청년문화공간 ‘꿈방’ 대표

-청년단체 ‘꿈틀’ 공동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