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석, 금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진도 가사도는 개발 열풍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통상부 남부광산보안사무소의 광업권 허가를 받은 채굴업체가 최근 금광 개발에 나선데다 전남도가 2016년까지 추진중인 생태섬 사업까지 진행중이다. 인근 납석광산까지 섬 곳곳이 파헤쳐지고 포크레인, 트럭 등 중장비가 시끄럽게 오가고 있다. 일부 주민, 출향인사의 반발에도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천혜의 자연자원이 풍부한 신안 도초도는 아편바위, 문바위 등 해변의 장관이 멋지지만, 외지인은 물론 주민도 접근할 수 없다. 이곳으로 향하는 도로가 정비되지 못한 탓이다. 이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에 포함돼 있는 전남 도서들도 마찬가지다. 규제가 심해 주민·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만이 아니라 기반시설도 제대로 설치하기 어렵다.



* 진도 가사도 전체가 공사장



전남의 대표자원이자 잠재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전남 섬에 대한 개발 정책과 사업이 일관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개발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섬이 있는가하면 규제와 예산의 한계로 인해 기본적인 편의시설조차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섬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또 관광객 유치 위주의 정책과 사업보다는 고령화되고 갈수록 그 수가 줄고 있는 섬 주민의 거주지속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해부터 2016년까지 30억원을 투입해 생태섬사업을 추진중인 진도 가사도는 최근 민간업체의 금광 개발까지 겹치면서 면적 약 6.4㎢의 조그만 섬 전체가 거대한 공사장이 됐다. 지난 2008년 채굴허가를 받은 한 업체가 진도군으로부터 올 초 4950㎡의 개발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채굴에 나서 일부 주민과 마찰도 빚고 있다. 지하자원이 풍부한 가사도는 금광 인근에 기존 납석광산까지 있어 섬 곳곳은 포크레인과 대형 트럭이 오가고 있으며, 여기에 생태섬 사업인 생태탐방로 개설, 해안생태숲 조성, 야생화 암석원 및 방문자센터 건립 등까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일 3차례 가학항에서 출발하는 도선의 운항이 갑자기 중단되면서 섬 주민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가학항 주변 양식장 업주의 피해 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대한 진도군, 전남도의 대책은 전무해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진도군 관계자는 “가사도 금광의 경우 사업성이 높은 편”이라며 “산자부에서 이미 채굴허가를 받아 개발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 신안 도초도 편의시설 부족



개발이 중복되는 섬이 있는가하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 상당수 섬에서는 지나친 규제로 인해 기반시설조차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신안 도초도, 여수 금오도 등이 대표적으로, 주민들은 외지인을 위한 시설 설치는 관대하면서도 정작 거주민 편의를 위한 시설은 인색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도로 정비, 상하수도 개선 등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이들 섬 주민들은 기본적인 공공서비스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불편은 젊은층의 이주로 이어져 섬 고령화는 이미 심각한 상태다. 여수 낭도의 경우 299명의 주민 가운데 198명(66.1%)이 60세 이상으로, 30대까지의 인구가 고작 36명(12.0%)에 불과하다. 고흥 연홍도 주민 102명 가운데 68명(66.7%), 가우도 31명 가운데 25명(80.6%), 관매도 240명 가운데 140명(58.3%)이 60세 이상이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