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매설된 송전선에서 노출되는 전자파의 세기가 인체에 안전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6∼9월 서울 지역 어린이집 6697곳을 대상으로 지중송전선 주변의 전자파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일상생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과학원에 따르면 어린이집 주변에서 노출된 전자파의 세기는 평균 1.3mG였다. 우리나라에서 지하철 탑승 또는 가전제품 이용 등 일상적인 생활(하루 24시간) 동안 노출되는 전자파의 평균값(4mG가량)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mG(미리가우스)는 전자파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다. 우리나라 인체보호기준(미래창조과학부 고시)은 833mG다. 이 기준을 넘으면 인체에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체 조사 지점에서 전자파의 세기는 0.1∼9.2mG의 분포를 보였다.

조사 대상 중 5곳은 4.1∼9.2mG로 일상생활 중 노출되는 전자파 수준보다 다소 높은 지역도 있었다. 이들 시설은 송전선이나 변전소와 5∼30m 이내의 가까운 곳에 있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는 낮은 수준 전자파(3∼4mG)의 장기노출로 인한 건강 영향은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국립환경과학원도 같은 입장”이라며 “5곳의 전자파 수치도 유의미하게 높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중송전선 주변 민감시설(어린이집) 전자파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송전선 지중화율이 86.7%로 높은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