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앞 바다에 잠 들어 있던 보물이 1500년 만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진도 오류리 해저 유물 발굴이 시작된 지난 5월 이후 조선·고려 시대 뿐 아니라 1500년 전인 삼국시대 유물까지 발굴되고 있어서다.

지난 1976년 국내에서 수중 발굴 조사가 시작된 뒤 삼국시대 유물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옛 남해안 일대의 해상교역 활동까지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고학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진도 오류리 해저유물에 대한 2차 수중 발굴 조사를 개시한 이후 현재까지 모두 370여점의 유물이 발굴됐다는 것이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4월 28일부터 10월 말까지 2차 수중 발굴 조사를 진행중으로, 지난해 11월까지 이뤄진 1차 조사 때 발굴한 92점을 제외하면 2차 조사 때 무려 280여점에 이르는 보물이 쏟아졌다는 얘기다.

특히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명량대첩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이 발굴됐던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2차 발굴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삼국시대 유물이 드러나면서 발굴단을 흥분시키고 있다.

청자·도자기 등 고려시대(12∼13세기) 유물이 80%에 달하지만 수중 발굴 조사가 이뤄진 뒤 처음 햇빛을 본 조선시대 유물이 15%에 이르고 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삼국시대 유물(5%)도 쏟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를 위해 설정한 진도군 오류리 일대 450x200m 해역의 15% 발굴 조사를 거쳐 얻어낸 것이라는 점에서 대상 해역에 대한 전체 발굴이 이뤄지면 ‘보물 창고’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고려 뿐 아니라 수중 발굴 조사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조선·삼국 시대 유물 발굴이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물살이 빠른 울돌목 인근 해역이라는 점에서 과거 침몰한 선박을 발견할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박정렬기자 halo@kwangju.co.kr